[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위기는 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새삼 흔하게 자주 듣고 또 읽었던 말이지만 좀 다르게 다가왔다. 씨크(SICK)코리아 문성식 대표에게서다.
2019년 1월 취임한 문성식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코로나 팬데믹, 공급망 재편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시기 속에 회사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씨크코리아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취임 전과 비교해 2024년 현재 기준 매출액 약 2.5배 성장했고, 조직 구성원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문성식 대표는 “비단 코로나뿐만이 아니라 기업은 항상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급변하는 내외부 환경 속에서 적극적인 고객 경험 관리, 수평적 전략 수립 등에 따른 위닝 조직 문화 형성 등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표는 “특히 코로나 기간에는 고객 관점에서 누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씨크코리아는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마켓셰어(Market Share)를 늘리며 성장에 더욱 탄력을 받았다.
문성식 대표는 회사의 외형적 성장과 함께 사실상 단품 위주의 영업지사였던 씨크코리아를 종합 솔루션 회사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의 중심에 있던 영업조직 외에도 인사·총무·회계·마케팅 등 조직의 성장에 힘썼다. 조직문화 자체를 바꿔 나간 것.
문성식 대표는 “각각의 팀 조직이 밸런스 있게 자리를 잡아야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면서, “영업지사이지만 영업조직외에도 회사 구성원들이 각 파트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달라진 조직 문화는 매년 전직원이 함께하는 전략 워크숍으로 구체화했다. 문 대표는 “매년 전직원 전략 수립 워크숍을 통해 조직과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면서, “탑다운 형식의 전략 지시가 아닌 직접 참여해 전략을 짜고, 실행해 나가는 문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1946년 독일에서 설립된 씨크(SICK)는 보유한 센서류만 4만여종에 이르며, 소프트웨어 솔루션까지 전 산업군을 아우른다. 어느 기업보다 시장에서의 전략적 움직임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씨크코리아는 전조직이 전략 수립·실행을 위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조직 구성을 완료한 모양새다.
탄탄해진 조직 구성을 완료한 씨크코리아는 올해 본격적으로 동탄에 ‘이노베이션센터’를 오픈했다. 문성식 대표는 ‘비지니스 방식의 변화’를 강조했다.
문 대표는 “기존 쇼룸 형태가 단순히 디스플레이 위주였다고 한다면, 우리는 고객이 직접 체험하면서 동시에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바로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면서, “고객 맞춤형 투어, 세미나 등 기능을 추가했으며 현재 트레이닝 프로그램까지 연계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운영 초반이지만 이미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기회 창출로의 연결은 물론, 우리의 성장뿐 아니라 고객도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객 지향적인 움직임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실제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이노베이션센터에서는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안전 솔루션’에 대한 세미나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문성식 대표는 “단순히 센서 제품만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이제 컨설팅 등을 통해 고객의 문제점을 같이 해결할 수 있는 파트너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환경이 가장 급변하는 시기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고객 경험 관리 부분이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최대한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했고, 때로는 독일 본사, 씨크코리아, 고객사 3자 간 대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동시에 오히려 공격적으로 CF(Customer Fulfillment)나 물류팀 확충 등 주요 요직의 인원 확충을 통해 능동적인 고객 대응을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환경에 위축되지 않고 회사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나섰다. 항상 위기는 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 기간에는 고객의 관점에서 누가 더 적극적으로 대응을 했느냐가 향후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 코로나 기간 동안 경쟁사로부터 많은 마켓셰어(Market Share)를 가져올 수 있었다. 배경에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었던 직원들의 저력 그리고 밑바탕에 있는 전략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의 대표적인 성과를 꼽는다면?
2002년에 설립해 올해로 23년차다. 그동안 가장 큰 성과는 국내 자동화 업계 산업용 센서 시장에서 씨크의 브랜드 입지를 상당히 높였다는 것을 꼽고 싶다. 회사 자체도 영업 위주의 작은 오퍼상에서 출발해 지금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동시에 국내 시장에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다양한 IoT 솔루션을 확충하고 확대해 왔다. 고객 관점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 국내 산업의 발전에 일조해 왔다는 것도 중요한 성과 가운데 하나다.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 현주소를 평가한다면?
사실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변환이라는 것에 대해 모든 기업이 인식은 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문제는 단순하게 어떤 제품만 사서 구축을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회사 전반에 걸친 전체적인 프로세스가 바뀌어야 한다. 조직 문화까지 바꿔야 하는 큰 체인지 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차원에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있어서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은 자본과 인력을 가지고 있어 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조직 문화까지 바뀌어야 하는 상황에서 큰 조직일수록 더 어려울 수 있다. 실제 최신 제품 및 기술을 공정에 구축해도 전체적인 조직 문화가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진정한 디지털 전환을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구체적으로 조언한다면?
결국 기업 사이즈와 상관없이 디지털 전환, 변환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파트너와 일을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씨크처럼 디지털 전환 관련 다양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고, 관련한 능동적인 제품들을 계속 출시하고 있는 기업들과 같이 협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씨크는 보유한 센서류만 4만여종에 이르며, 소프트웨어 솔루션까지 전 산업군을 아우른다. 다양한 제품군을 활용해 고객의 디지털 변환 여정에 충분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사람도, 조직도 급격한 변화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실제 실행하기도 어렵다. 마일스톤(Milestone)을 가지고 중장기적인 계획에 따라서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룬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실제 조직구성원들에게도 변화를 수용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계획을 중장기적으로 운영할 파트너 또는 리더의 역할도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변경하고 추진할 수 있는 별도 TFT팀을 구성하는 것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솔루션 베이스의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맞다. 물론 씨크의 근본은 센서가 맞다. 하지만 이제는 센서를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미션이고 목표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센서 제품만 본다면 가격 경쟁력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솔루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되면 단순 가격보다는 고객에게 어떠한 이익을 줄 수 있냐는 것이 더 중요하다.
쉽게 말해 100원의 비용을 투자해서 이득이 1,000원이 된다면, 100원의 가치는 단순히 가격으로만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이렇듯 선도적인 센서, 센싱 기술을 사용해 고객에게 최대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바로 우리 씨크다.
대표적인 솔루션을 소개한다면?
최근 고객들에게 크게 호응을 받고 있는 솔루션은 UWB(초광대역) 실시간 위치 결정 솔루션이다. 오차범위가 30cm에 불과하다. 오차범위가 5m~10m 가까이 나는 기존 GPS, 와이파이 방식 등과는 비교할 수 없다. 축구장 만한 공장에서 내가 찾고 있는 툴이나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30cm 범위 안에서 추적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실내나 실외 환경에서 물체의 위치를 정확하게 추적해 인프라나 장비, 작업자 등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올해 EcoVadis 지속가능성 순위에서 플래티넘 메달을 수상했다. 소개한다면?
플래티넘 메달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 13만개 회사 중에 상위 1% 만이 획득이 가능하다. 그만큼 ESG 환경, 사회 거버넌스 영역에서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는 뜻이다. 단순히 자체적인 제품 개발 영역을 넘어,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도 오염 배출 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SG 전략을 실질적으로 이행했다는 증거다.
발맞춰 씨크코리아도 동탄오피스 같은 경우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모든 직원이 머그컵을 이용해서 음료를 마시고 있다. 아직은 소소한 부분부터 실천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새로운 ESG 관련 캠페인을 론칭할 계획이다.
올해 성과와 향후 중장기적 목표는?
현재 자동화 업계가 전체적으로 상당히 고통을 받고 있다. 내년도 환경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항상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집중하면서 성공률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이다.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통해 2030년 매출 1,3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목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독일에 본사가 있지만, 씨크코리아는 한국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최대한 한국 사회에 기여를 하고 싶다. 훌륭한 인재를 채용하고 성장시키는 과정도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씨크코리아는 올해 GPTW(Great Place to Work)에서 일하기 좋은 회사로 인증받았다. 우리 모든 직원이 자부심을 가지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 싶은 게 목표이자 꿈이다.
센서를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미션이고 목표다
48시간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바로 혼자 경북 안동으로 가겠다. 먼저 도산서원을 한번 둘러보고, 점심으로 된장국에 안동 간고등어를 먹을 것이다. 오후에는 농암종택에서 낙동강과 청량산을 바라볼 수 있는 마루에 앉아 일엽편주를 마시고 싶다.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다 밤에 별구경을 하면서 편하게 잠을 자고, 다음날 차 한잔을 하고 편안하게 올라오면 좋을 것 같다.
평소 직원들과 소통은?
정기적인 것은 반기에 한 번씩 타운홀 미팅을 한다. 미리 익명으로 질문을 받아서 직접 답변을 한다. 비정기적으로는 일대일 점심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예전에는 직급별 간담회를 하기도 했다.
하루 일과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은?
운동하는 시간이 중요한 시간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운동 후에 샤워를 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른다.
건강관리는?
여의도 사무실에는 회사 바로 옆에 헬스장이 있어서 여의도로 출근할 때는 새벽에 헬스장에서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운동을 하는 편이다. 또 평소에 먹는 것도 좋은 것을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평소 직원들에게 하는 조언이 있다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라, 그리고 또 하나는 경쟁자는 남이 아니고,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감명있게 본 책이나 영화가 있다면?
작년에 읽은 책 중에 ‘무례함의 비용’이라는 책이 있었다. 존중이라는게 조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한 책이었다. 생각하는 경영철학과 상당히 유사한 면이 있어서 과장급 이상 신규 입사자들은 필독서로 선정했다. ‘無로부터의 우주’라는 책도 기억에 난다. 나는 누구고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