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2000년대 초반 3D 프린터라는 개념조차 아직 생소하던 시기부터 캐리마(대표 이병극)는 3D 프린터 개발을 끈질기게 이어나가 국내 3D 프린터 제조업체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캐리마는 국내 디지털 광원 처리(DLP, Digital Light Processing) 기술을 이용, 1986년부터 즉석 자동칼라사진현상기를 보급해 당시 국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할 정도로 고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3D 프린터 개발을 시작해 본격적인 미래 먹거리 산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광조형 방식의 3D 프린터 개발에 성공해 국내외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머무르지 않고 캐리마는 소재의 중요성을 미리 인지하고 다양한 광중합 레진도 동시에 개발했다. 최근에는 피부접촉 무해 테스트(PII 0.2)규격의 무독성 소재도 개발했으며, 세계 최초로 듀얼 엔진 적용 대면적 DLP 3D 프린터 ‘DM400A’를 출시해 외연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최고’로 인정받는 기술력
캐리마의 강점은 광중합 방식(Photopolymerization)을 자체 연구,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DLP 3D 프린터는 디지털 광학 엔진을 이용해 3D 프린터 프로그램에 의해 여러 개의 레이어로 단면화된 모델링 데이터를 고해상도의 프로젝트 광원으로 빛을 조사해 각 해당 부분(레이어) 만큼 수지를 굳혀 적층함으로써 원하는 삼차원 형상의 출력물을 만들어낸다. 이 방식은 레이저를 이용해 점→선→면 단위로 채워나가 광경화하는 SLA(Stereolithography Apparatus) 프린터와 달리, 면 단위로 한 번에 출력할 수 있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며, 레이저의 포인트 크기와 같은 물리적 한계가 없어 고해상도의 정밀도로 출력이 가능하다.
선도적인 광중합 기술력,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도 활약
2014년 일본의 덴탈 전문 소재 회사로부터 인정받은 캐리마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덴탈에 특화된 고정밀, 우수한 반복 재현성의 3D 프린터가 본격 개발됐으며 지금은 덴탈 전문 3D 프린터가 캐리마의 연 매출 중 30% 이상을 차지한다. 그에 머무르지 않고 품질을 가장 까다롭게 검토하는 일본 시장을 석권했을 뿐 아니라 미국 내 세라믹 소재 전문 기업과 100만 불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캐리마 이병극 대표는 “일본의 기업들과 거래를 하면서 우수한 기술력(고정밀, 고속출력, 반복 재현성 등)과 뛰어난 품질관리 능력이 극대화됐으며, 이는 2015년 디지털 덴티스트리(Digital Dentistry, 디지털과 치과의료 산업의 융합)가 도입되던 덴탈 시장에서 일찌감치 명성을 알리는 초석이 됐다”며, “그 결과 2017년 국내의 유명 임플란트 회사인 디오임플란트와 500대 계약을 체결, 현재까지 국내에서 단기간 내 덴탈 3D 프린터를 제일 많이 판매한 회사가 됐다”고 밝혔다.
최적화 및 오픈 매터리얼로 다양한 분야서 활용도 늘려
3D 프린터 시장에서 소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캐리마 역시 각 산업 분야 응용처에 최적화된 신소재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캐리마가 개발한 소재는 기능이나 공정, 재료, 물성 등의 차이에 따라 크게 22종에 이른다. 특히 광중합(Photopolymer) 라인 가운데 CMYK 무독성 소재는 피부자극 시험에서 PII0.2의 결과가 나왔으며 RoHS2 인증(유해물질 안전인증)도 받았다. 캐리마의 무독성 세정제인 RD-229와 같이 사용하면 물세척이 가능해 광중합 3D 프린팅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된 인체 유독성 IPA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본 소재는 제조업 외에 메디칼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강점을 지녔다. 이런 소재 개발을 통해 캐리마는 덴탈, 산업군의 정밀부품과 시제품 제작에 큰 효과를 내고 있다.
아울러 피규어나 교육군은 물론 쥬얼리 제품 출력에서도 최적화돼 있는 다양한 소재와 3D 프린터를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여러 국가로도 공급하고 있으며, 메디컬 분야에서는 의안, 보청기, 서지컬 가이드 등을 제작했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진에 필요한 비강 면봉(Nasal Swab)과 안면 보호대를 생산할 수 있다. 안면 보호대는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국내 중대형 병원 4곳에 기증한 사례가 있다.
고속·대형화 출력으로 스마트공장의 대량생산 라인 돕는다
앞으로 캐리마가 넘어야 할 과제는 고속 및 대형 출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이런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은 한국 산업에도 새로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캐리마는 국방부 및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단종 및 예비 부품에 대한 주조용 3D 프린팅 솔루션도 사업화 했다. 특히 노후 철도차량의 부품 가운데 형상이 복잡하고 제조 비용이 비싼 부품을 출력하고 몰드를 제작했다. 그 결과 부품 조달 기간이 1/3 축소되고 가격도 기존보다 40% 절감돼, 복잡한 형상도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는 효율성을 거뒀다.
현재 캐리마는 SLA와 DLP, 메탈 프린터 등을 구비했을 뿐 아니라 일선 현장에서 도입돼 실질적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3D 프린팅을 도입한 스마트팩토리 공정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캐리마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3D 프린팅 기술은 C-CAT(연속적층기술)의 고속화 기술이다. 이와 관련해 캐리마는 이미 시간당 600mm 사이즈의 출력 속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C-CAT 기술이 상용화 할 수 있도록 개발 마무리에 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나온 3D 프린팅 기술 중 빠른 생산에 최적화된 기술이 DLP 엔진을 이용한 광중합 3D 프린팅 기술이다”라며, “캐리마는 이미 2014년 C-CAT 기술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 정밀도와 반복 생산의 가능성을 검증했다. 내년까지는 C-CAT 기술이 적용된 3D 프린터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캐리마는 그동안 DLP 엔진 적용 기술 특성상 대형화가 어려웠던 부분도 다중 엔진과 그에 대한 제어 기술을 통해 그 한계를 뛰어넘고 제품을 대형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대표는 “DLP를 대형화할 경우 고가의 높은 해상도를 지닌 엔진을 사용하거나 멀티 엔진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광 중첩 제어기술과 중첩처리 제어기술에 대한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에 캐리마는 다중 엔진과 그에 대한 제어기술을 지난해에 개발했고 대형제품에 적용해 안정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오는 8월부터 3D 프린팅의 본고장인 북미의 여러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해 본격적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