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 전기차도 불타"K배터리 수혜냐 '전기차 포비아' 확산이냐 '기로'...전문가 시각은?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08.07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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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기아EV6 전기차 화재 발생...SK온 배터리 탑재
-아직 배터리 결함인지는 확인안됐지만 우려는 확산
-전문가"전기차 화재 오히려 적다"...美 관련 통계도
-업계 "韓, 中보다 품질 관리 우수...안전과 직결"
6일 오전 5시께 충남 금산군 금산읍의 한 주차타워 1층에 주차 중이던 전기차 밑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해당 차량에는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됐다/사진 = 연합뉴스
6일 오전 5시께 충남 금산군 금산읍의 한 주차타워 1층에 주차 중이던 기아EV6  전기차 밑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해당 차량에는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사진 =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지난 6일 충남 금산에서 SK온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EV6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아직 배터리가 원인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천 벤츠 전기차 사건으로 중국산 배터리 우려가 커지던 와중에 한국산 제품도 이러한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잇따른 화재사고에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까지 거론될 정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포비아현상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전기차 화재 발생 가능성이 내연기관 보다도 적다는 통계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K-베터리의 중국산 대비 안정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확연한 기술적 차이는 없지만 품질관리가 사건발생과 직결되는 배터리 특성상 이 부분에서 한국이 앞서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 SK온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기아EV6에 탑재된 배터리는 정확한 모델명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자사의 하이니켈 배터리가 맞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인천 청라 메르세데스 벤츠 화재사건, 6일 충남 금산 기아EV6 화재사건 등 전기차 화재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이 확산되는 추세다.

금산 화재 사건 전 만해도 K-배터리 업계의 반사적인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같은 불안감은 국내 업계에도 그대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국 배터리 업계도 일련의 전기차 화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두 사건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인천 청라 사건의 경우 차주가 지난달 29일 주차한 이후 사흘 가량 운전하지 않았고 충전 중에 있지도 않았다. 반면 이번 충남 금산 사건은 충전 중 발생한 사고라 배터리의 결함 보다 과충전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는 사회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전기차 케즘(CHASM, 일시적 침체기)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도 전기차 우려가 더이상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2월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를 도입키로 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제조사들은 제작, 판매 전 국토부장관의 배터리 안전 기준 통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 또 차량 등록시 자동차 배터리 식별번호를 별도 등록하고, 운행·폐차 이력도 관리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포비아가 지나친 우려라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통계상 전기차 화재 발생가능성이 내연기관·하이브리드 보다 오히려 크게 낮다는 것이 그 근거다.

소방청과 한국자동차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화재는 72건이 발생했다. 2020년(11건) 4년 전에 비해 약 6배이상 증가했지만, 늘어난 전기차 대수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지난 2020년 13만4962대에서 지난해 54만7455대로 늘었다. 등록대수 대비 화재 건수는 2020년 0.008%, 2023년 0.013%다.

해외의 경우도 전기차 화재율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교통 위원회(NTSB)와 미국 교통 통계국(BTS)이 올해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 등 화재 통계에서도 전기차의 화재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통계는 각 차종별로 10만대 당 화재 수를 집계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3475.4대 가솔린 차량이 1529.9대를 기록한 반면, 전기차는 25.1대를 기록했다.

화재 발생률은 다른 차종 대비 오히려 낮지만 전기차 화재가 열폭주 현상으로 순식간에 800℃까지 치솟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진화 작업이 어렵다는 점이 대중들에게 공포감을 불러일으킨 요인인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의 화재발생률은 내연차보다 적다”면서도 “ 덴드라이트 현상이라고 해서 조금씩 침전물이 생기면서 그 것이 분리막을 손상시키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덴드라이트 현상은 급속충전기 보다 완속충전기 사용, 80~90% 수준까지만 충전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중국산 배터리에 비해 국산 배터리가 더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기술적 차이보다는 생산공정의 정밀도와 품질관리에 그 비결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화재의 주원인인 양극재와 음극재 간 접촉을 방지하기 위해 분리막을 사이에 넣는 라미네이션(점착) 공정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서 국내 기업의 정밀도와 품질관리가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 이를 나누는 분리막 등으로 매우 단순한 구조”라면서 “회사별로 설계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중국 업체와 차별화 된 기술적 차이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해도 생산공정과 품질관리에서는 한국이 앞선다"고 역설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국내 배터리 3사는 Z스태킹 제조방식을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Z스태킹은 분리막을 자르지 않고 Z자 형태로 만든 뒤 그 사이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끼워넣는 방식이다. 발화성 물질인 전해질이 주입되어도 양극재와 음극재가 접촉할 가능성을 낮춰준다는 얘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AZS(어드밴스드 Z스태킹) 셀 개발태스크를 신설하고 기술 고도화에 나선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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