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이제종 부회장"영풍·MBK의 인수 시도, 韓 핵심기술과 안보의 중대문제"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09.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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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종 CTO 부회장, 24일 기자회견 개회...고려아연 핵심 기술진도 동석
"영풍·MBK에 넘어가면 국가를 위해서 이 자리에 있는 모두 그만두겠다"
이제종 고려아연 CTO 부회장과 핵심 기술진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영풍·MBK 시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 = 홍윤기 기자
이제종 고려아연 CTO 부회장과 핵심 기술진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영풍·MBK 시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 홍윤기 기자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이제종 고려아연 CTO(최고 기술 책임자) 부회장은 “고려아연은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회사로, 그 역할은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간 사업”이라면서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영풍·MBK의 경영권 탈취시도는 국가 핵심기술과 미래안보에 대한 중대한 문제”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타워에서 기자회견를 갖고 영풍·MBK 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에 대해 이같이 경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제종 고려아연 부회장을 비롯해, 고려아연 핵심 기술 인력 2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제종 부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 분노와 실망을 안고 이자리에 섰다”면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에 세계 최고 비철금속 제련회사를 세운 것은 지난 50년간 눈물 어린 노력의 결실”이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이제종 부회장은 영풍과 MBK 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가 국가와 주주를 배신하는 행위라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MBK 파트너스 투기자본은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 삼키려 하고 있다"면서 "MBK 파트너스는 국가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돈돈돈’ 뿐이므로 우리는 이런 약탈적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회장은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98분기 연속 흑자 배경과 영풍의 경영권 인수 후 전망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영풍은 절대 고려아연을 경영할 수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이 98분기 연속 흑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크게 경영관리 능력과 기술력 덕택"이었다며 "장형진 영풍 고문은 그런 경영 능력도 없으면서 직원을 머슴보듯 한다”고 날 선 어조로 불만을 토로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영풍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432억 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고려아연은 12.8%에 달하는 반면 영풍은 1%에 불과하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과 영풍의 사이가 틀어진 배경으로 장형진 고문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과 영풍은 한때는 동료 관계였고,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구속기소된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이사, 배상윤 제련소장 등도 한때 나의 동료였다”면서 “장 고문이 석포 제련소내 70만~80만톤 분량의 폐기물을 고려아연으로 떠넘기려 하면서부터 두 기업의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인수될 경우 기술 유출 우려와 그 여파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고려아연은 세계 제 1의 비철금속 제련소로, 공정마다 수천억원 가치의 기술이 들어가 있다”며 “투기자본인 MBK 파트너스가 수천억원짜리 기술들을 팔지 않고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기술 유출이 불가피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특히 “아연 생산량의 절반이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중국에서 고려아연의 기술력을 사들인다면 국가적인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도 "고려아연이 영풍과 MBK에 넘어간다면 차라리 국가를 위해서라도 고려아연을 그만두겠다”며 이 부회장과 뜻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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