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한국 정‧재계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났다. 아울러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도 회동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들과 만나 "(트럼프 주니어 등 측근이) 한국 상황에 관심을 보여, 대한민국은 저력 있는 나라이니 믿고 기다려달라, 빨리 정상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지난 16일부터 트럼프의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5박6일 간 체류하다 22일 오후 귀국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도 만났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10분에서 15분 정도 대화를 나눴고 식사를 함께 하며 여러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일론 머스크와도 따로 만났다. 그는 "일론 머스크를 만났고, 짧은 인사 정도만 나눴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한국 상황에 관심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관심이 없었다"고 답했다.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에 내정된 머스크는 트럼프 2기 경제 정책은 물론이고 행정부 운용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는 최측근으로 꼽힌다.
아울러 정 회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민간 가교 역할론'과 관련한 질문에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고, 사업하는 입장에서 제가 맡은 위치에서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마러라고를 방문했을 뿐, 정부 당국자도 아니고 한국을 대표해 말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내년 1월 20일 워싱턴DC의 미국 연방의회에서 열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제47대 대통령 취임식에 공식 초청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취임식 이야기는 특별히 연락받은 바 없고 정부 사절단이 꾸려지는 대로 저한테 참여 요청이 오면 기꺼이 응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한편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평소 서로를 ‘형제’라고 부를 만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에선 가족이나 신앙 등 개인적인 관심사를 넘어 향후 사업과 투자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인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도왔던 트럼프 주니어는 차기 행정부 인선 등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