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작년 성장률 1% 내외로 정체…합산 영업익 ‘4조’ 미달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2.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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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 중 SKT만 영업익 4.0% 성장
KT·LGU+ 역성장…“일회성 비용 반영 영향”
올해도 'AI 퍼스트' 기조…‘탈통신’ 가속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2023년 2024년 영업이익 비교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모두 매출이 1% 내외의 소폭 증가에 그치며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전체적인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경우 SK텔레콤만 증가했고 일회성 인건비 지출이 컸던 KT와 LG유플러스는 뒷걸음질 치면서 3사 합산 영업이익이 2023년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각사 실적 공시에 따르면 이통 3사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합산 매출은 총 58조9970억원으로 전년(58조3574억원) 보다 1.1% 증가했다.

지난해 각사별 매출을 보면 KT 26조4312억원, SK텔레콤 17조9406억원, LG유플러스 14조6252원으로 각각 0.2%, 1.9%, 1.8% 증가하며 소폭이나마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사 합산액이 총 3조4960억원으로 전년(4조4010억원) 대비 20.6% 큰 폭으로 줄었다.

이통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4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이통사들은 5G 가입자수 증가로 2021년 첫 4조원을 돌파한 후 2023년까지 3년 연속 4조원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에는 3조원 중반대를 기록하는 것에 그쳤다.

지난해 영업이익을 각 회사별로 보면 SK텔레콤이 1조8234억원으로 3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4.0%↑)를 기록, 2조원에 육박하는 수익성을 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운영비용 절감 등 강도 높은 운영개선을 단행한 가운데 AI 사업 수익화가 본격 시작되면서 3사 중 나홀로 외형 성장과 내실을 다졌다.

반면 KT는 8095억원으로 1년 전(1조6498억원)에 비해 영업이익이 반토막(50.9%↓) 났다.

이는 KT가 지난해 10월 단행한 대규모 인력감축 영향이 컸다. 당시 1700명의 직원이 자회사(KT 넷코어·KT P&M)로 전출됐고 2800명이 희망퇴직을 했다. 회사 측은 “일회성 인건비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이 1조8118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4분기 신규 통합전산 시스템 구축으로 인한 무형자산 상각비용 및 통상임금 범위 확대 판결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631억원으로 전년(9980억원) 대비 13.5% 쪼그라들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2023년 2024년 매출 비교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이통 3사, 작년 AI 비롯 ‘비통신 사업’ 비중 늘리는 데 주력

‘AI 퍼스트’ 기조를 내세우는 이통 3사의 지난해 유무선통신 사업의 성장률은 1~2%에 머무르며 이통사들의 ‘탈통신’ 현상은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별 무선사업 매출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은 10조6700억원, KT는 6조9599억원, LG유플러스는 6조1171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1.1%, 1.3%, 2.2% 성장한 수치다.

이처럼 포화된 유무선통신 사업 대신 이통 3사는 지난해 AI를 비롯해 비통신 사업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비통신 사업 매출을 보면, KT의 경우 기업서비스 사업 매출로 분류되는 기업회선과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스마트모빌리티 AX(인공지능전환)플랫폼 등 서비스형 사업에서 고성장을 이어나갔다. 지난해 KT는 이 사업에서 전년 대비 2.9% 늘어난 3조5606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통신과 AI를 두 축으로 하는 7대 사업부로 조직을 재편한 가운데, 지난해 AI 관련 사업부 매출은 59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성장했다.

AIX 사업 매출은 AI클라우드 사업 확대 및 AICC, AI 비전 등 핵심 AI B2B(기업간거래) 상품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32%의 높은 성장율을 기록했다. AI DC 매출은 가산 DC 등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 등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전년 대비 13.1% 상승했다.

LG유플러스는 비통신사업 가운데 기업 인프라 사업이 매출을 견인했다. 기업 인프라부문 수익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1조7055억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2023년 2024년 영업이익 실적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올해 가장 큰 변수 ‘공정위 과징금’ 리스크…5.5조 부과 예고

이통 3사는 올해 AI 분야에서 본격 승부수를 걸 태세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오픈AI, 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자체 에이닷을 발전시켜 해외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통해 대기업 공공·금융권 등에 AI·클라우드를 제공하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개인비서 익시오를 서비스 전반으로 확대하고, B2B 사업 전반에도 AI를 적용하며 평촌 메가클러스터 등 데이터센터사업도 활발히 전개할 방침이다.

이에 증권가는 올해 이통 3사의 매출이 6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같은 수치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원금 담합 의혹 건과 관련해 조단위 과징금을 예고한 바 있고, LTE 재할당에 따른 비용 지출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단통법이 폐지되는 시점에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는 경우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공정위 과징금 리스크는 이통 3사의 올 한 해 경영실적을 뒤흔들 정도로 규모가 크다.

공정위는 판매장려금 담합 의혹을 이유로 최대 5조5000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이통 3사에 예고한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이통 3사의 연간 영업이익 보다 약 2조원 많은 액수다.

오는 19일과 26일 열리는 공정위 전원회의를 통해 이르면 3월쯤 공정위의 과징금 제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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