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나선 젤렌스키, “트럼프 재회할 것… 안보 보장 선행돼야”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정상회담 공개 석상에서 충돌한 가운데, 트럼프 측 인사들이 사실상 우크라이나 ’정권교체‘까지 거론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압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후폭풍 수습에 나서면서도 “안보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젤렌스키의 사임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미국)는 우리와 협상하고, 결국 러시아와 협상해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왈츠 보좌관은 이어 “만약 젤렌스키 대통령의 개인적 동기나 정치적 동기가 전쟁을 끝내는 것과 다른 것이 명백해진다면, 우리 손에 해결할 진짜 문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은연중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문제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모스크바와 키이우 사이의 항구적 평화”라며 “여기에는 유럽이 주도하는 안보 보장의 대가로 영토 양보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ABC 방송의 ‘디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여기 있는 누구도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노벨 평화상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면서 러시아와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긴급 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에 대해 “관계 회복 측면에서 나는 우리의 관계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일의 형식(공개 회담)이 파트너로서 우리에게 긍정적이거나 추가적인 것을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한 논의가 완전히 열려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문명 세계의 지도자로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돕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광물 협정) 서명에 동의했고, 서명할 준비가 돼 있었다”며 “미국도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향후 휴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에 대해 더욱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것이 무엇이든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모두가 이해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안전 보장이 러시아에게 또 다른 침략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을 100% 불가능하게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미국과의 광물협정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JD 밴스 부통령이 시작한 거친 설전을 트럼프 대통령과 벌인 뒤 백악관을 쫓겨나듯 떠나며 광물협정 체결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