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새노조 “‘검찰 낙하산’ 방치한 사외이사 4인 재선임…입장 물을 것”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3.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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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31일 주총서 사외이사 김용현·곽우영·김성철·이승훈 재선임
새노조 측 “현대차그룹 관련해 이사회 투명성 확보해야 할 것”
김영섭 KT 대표./사진=연합뉴스
김영섭 KT 대표./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KT가 오는 31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4명에 대한 재선임을 공시한 가운데, 이 회사 노조가 이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11일 KT새노조는 ‘KT 사외이사 재선임에 대한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지난해 KT 이사회를 ‘실패한 이사회’로 규정하며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 확보를 촉구했다.

KT새노조는 입장문에서 “지난해 KT는 이사회 전원 사임으로 초유의 경영 공백을 겪었고, 새 이사회와 김영섭 사장 선임에 많은 기대를 했지만 지난 1년간 이사회의 행보는 실망 그 자체였다”고 직격했다.

새노조 측은 이어 “김영섭 사장 취임 이후 임명된 정치권·검찰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해 이사회가 이를 견제하지 않았다”며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 최영범 사장, MB계 임현규 부사장, 검찰 출신 등 KT에 자리잡은 낙하산들이 그대로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새노조는 KT가 지난해 단행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KT는 지난해 말 6000여명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무리하게 단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새노조는 “KT 사상 최악의 구조조정을 이사회가 승인했다”며 “무리한 구조조정의 후과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심지어 자살하는 직원까지 발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노조는 “지난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강압은 없다고 발언한 김영섭 사장을 국회에서 위증죄 고발을 검토하기도 했다”며 “강압적 구조조정의 후유증은 구조조정 거부자 2500명에 대한 TF 발령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노조 측은 KT의 부동산 매각 추진도 문제 삼았다.

새노조는 “김영섭 사장이 임기 1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KT 부동산 자산, 특히 수익성 높은 호텔을 전부 매각하려 하는데도 이사회는 견제하지 않고 있다”며 “매각으로 인한 단기 수익 추구는 김영섭 사장 연임을 위한 실적용이라는 비판이 많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새노조는 사외이사 중 일부가 현대자동차그룹과 연관성이 있다며 현대차와 관련해 이사회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T 사외이사 중 곽우영 전 현대차 차량IT개발센터장(부사장)과 조승아 서울대학교 교수 등 2명은 현대차그룹 추천 인사로 이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조승아 교수는 임기가 남아 있고, 곽우영 전 센터장은 사외이사로 재선임 추천된 상황이다.

새노조는 “KT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에서 현대차로 변경될 당시 현대차 측은 심사에서 ‘경영 참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하지만 현 KT 최대주주 현대차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재선임됐으니 KT 이사회는 현대차와의 경영 분리에 대한 입장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새노조는 재선임된 사외이사들이 통신 전문가도 아니고, ESG 관점에서 노동과 소비자 관련 전문가도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새노조 측은 회사 경영을 바로잡아야 할 사외이사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했던 이유로 ‘잘못된 인적 구성’을 꼽으며 재선임되는 사외이사들에게 4가지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새노조 측이 요구한 4가지는 ▲호텔·부동산 등 전략 자산 매각에 대한 입장 ▲대규모 구조조정 실패와 김영섭 사장 연임에 대한 입장 ▲그룹 내 낙하산 인사에 대한 정리 약속 ▲현대차와의 경영 분리 방안과 독립적 의사결정 보장 방안 등이다.

그러면서 새노조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후보들에게 이 사안들에 대해 반드시 입장을 물을 것”이라며 “KT가 정상화되기 위해 전문성 있고 독립성 있는 이사회가 구성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사회 4인의 임기가 이번 정기 주총에서 만료되는 것을 고려해 지난해 12월부터 신규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밟은 바 있다.

KT 이사회는 사외이사 8명과 사내이사 2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영섭 대표와 서창석 부사장 등 사내이사와 최양희·윤종수·안영균·조승아 사외이사의 임기는 내년 주주총회까지다.

KT는 31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김용현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곽우영 전 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이승훈 KCGI 전 글로벌부문 대표 등 사외이사 4인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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