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의 파생 손실은 환율 전망에 대한 예측 실패의 결과라고 봐도 무방"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전선업계 1위 기업인 LS전선의 환율 관리 역량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
LS전선은 지난달 잠정실적 발표 당시 환율 금등으로 인한 환 파생손실로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인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경쟁업체인 대한전선에 당기순이익면에서 추월을 허용하고 말았다.
문제는 추가로 환파생 손실이 반영되면서 최근 발표된 확정 당기순이익이 잠정실적 발표 당시의 63%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이다. 수출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취약해 환 헤지를 통해 대비하고 있는데, 이번 사례를 감안할때 LS전선의 환율 관리 역량을 둘러싸고 '역부족'이 아니냐는 등 우려섞인 시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이 18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상 발표한 지난해 LS전선의 당기순이익은 447억3200만원이다. 지난달 4일 LS전선이 잠정 발표한 당기순이익 700억7200만원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실제 당기순이익이 잠정 당기순이익의 63.8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괴리의 원인은 환율 급등으로 인해 환 파생손실이 발생한 영향 탓인 것으로 풀이된다.
LS전선의 모회사 ㈜LS는 확정 실적 발표를 앞둔 지난 12일 LS전선이 환율 급등과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 이미 신고한 부분을 제외한 신규 손실 817억원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주주들에게 미리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회계감사 전 이뤄지는 잠정실적과, 감사 이후 실적이 차이가 나는 것은 통상 있는 일”이라며 “수출 기업들의 경우 환율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환율 이슈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잠정실적 후 회계감사에서 자회사 등 연결대상 회사들의 실적까지 반영하다보니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정실적과 확정실적이 변동되는 것이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처럼 큰 괴리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제기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더나아가 수출기업으로서 환율 변동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취약하기 때문에 통화선도계약을 통해 환 헤지(hedge, 위험회피)에 나서기 마련이다. 환 헤지는 환율 변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환리스크)을 회피하기 위해 현재 시점에서 미래 환율을 미리 고정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실제보다 과대 집계된 것으로 드러난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에도 이미 환 파생 손실이 반영되면서 전년(1054억원)대비 33.5% 가량 줄어든 수치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LS전선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대한전선에 순이익 면에서 역전당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LS전선 측은 잠정실적 발표 당시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파생 손익 등 영업외비용 증가로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회계 관련 전문가는 이에 대해 "환헤징에 대한 전략 및 정책은 회사마다 상이할 수 있으나, 이러한 대규모의 파생 손실은 환율 전망에 대한 예측 실패의 결과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