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의존도 60% 넘어… “국내 자원 안보·정부 경제 외교에 기여”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방위 산업 핵심 소재인 안티모니를 생산하고 있는 고려아연이 처음으로 미국 수출을 시작했다.
고려아연은 부산항에 입항 중인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행 화물선에 안티모니 20t을 선적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내 유일 생산처인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만들어진 이 물량은 내달 중 미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이 안티모니를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출은 단기 계약(스팟 거래) 형태로 전문 수입업체 A사를 통해 미국 10여개 주요 방산기업들에 공급된다. 고려아연은 미국 내 다른 주요 기업들과 스팟 거래 및 가격 협상을 이어가면서 내년도부터 장기 계약을 체결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 대미 수출 물량은 총 100t 수준이며, 내년에는 월 20t 규모, 연간 240t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물량을 확대한다.
안티모니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서 정한 핵심광물 30여개 중 하나로 납축전지와 케이블 피복, 반도체, 적외선 장치, 방산품, 난연제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특히 무기 제조 원료로 사용돼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에서도 중요하게 관리하는 전략광물자원이다. 구체적으로 △철갑 저격탄 제조용 합금 △반도체·군사 전자 장비 △항공우주 분야 솔더 합금 △잠수함용 밸러스트 제조용 합금 등 특수 용도로 쓰인다.
세계 최대 안티모니 생산국인 중국은 지난해 9월 안티모니와 관련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서서면서 글로벌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안티모니 수입 물량의 60% 이상을 중국에서 들여왔다.
고려아연은 지난 1월 공급망 차원에서 중요성이 큰 전략광물 안티모니의 미국 수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약 5개월여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이번 대미 수출을 통해 미국의 탈중국 자원 공급망 구축에 힘을 싣는 한편, 이를 통해 새 정부의 경제 외교에도 일조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한편 지난해 3500t의 안티모니를 생산한 고려아연은 올해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생산량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판매량은 971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올해 1분기 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실적인 125억원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