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선에 인공지능(AI) 시장과 기술 이해도가 높은 실무형 기업인 인사들이 발탁되고 있다. 최근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배경훈 LG AI연구원장까지 민간 출신 AI 전문가 대거 중용으로 정부와 산업계를 잇는 ‘정책 가교’ 역할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대통령실은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을 임명했다. 하 수석은 네이버의 AI 선행 기술을 총괄한 딥러닝(Deep Learning) 전문가로 불린다. 새롭게 신설된 AI미래기획수석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AI 공약을 실현시킬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같은 네이버 출신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임명됐다. 한 후보자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던 시기에 네이버를 모바일에 특화했으며 글로벌 서비스도 확장해 정보기술(IT) 분야 여성 리더 중 대표 주자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이재명 정부는 지난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을 지명했다. 그는 LG경제연구원 AI 자문 연구위원, LG전자 AI 추진단장,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등을 지낸 AI 전문가다.

배 후보자는 LG의 초거대 언어모델인 ‘엑사원’ 개발도 주도했다. 하 수석도 네이버가 한국어에 특화한 초거대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이는데 기여했다. 특히 배 후보자는 누구보다 기술과 윤리를 함께 강조해왔던 만큼 향후 AI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배 후보자는 24일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처음 출근하면서 “한국이 세계3대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보다 폭넓게 협력하고 현장과 부단히 소통하며 발로 뛰는 장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민간 인사를 중용하게 된 배경으로는 최근 AI 정책 한계에 대한 내부 성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는 AI와 관련된 데이터 구축, 인프라 확충,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으나 정작 산업계와의 체감도는 낮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이재명 정부는 관료 출신보다 실무 기반 민간 전문가를 중용하면서 기술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산업계와의 소통 효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AI 모델 개발을 주도했던 전문가들이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을 이끌며 세계적인 AI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인선이 이재명 정부의 ‘원팀’ 협치 기조와 어떻게 연결될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AI 정책은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경쟁력을 겨냥한 접근이 필수적으로, 이를 위해 발탁된 인사의 개인 전문성 외에도 국회와의 협력 등 다각적인 거버넌스 구조가 갖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인사가 정부 AI 전문가로 발탁된 만큼 현장에서도 AI 정책의 현실적인 집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정부의 AI 전문가 중용과 함께 민간 기술 리더십이 정책 영역으로 본격 진입하면서 AI 분야 100조원 투자 등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기대감과 달리 정부와 업계와의 원활한 소통과 함께 현장의 고충이 반영된 정책이 추진되길 바라는 입장도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실무형 기업인 중용에 대해 “현장에서 부딪히는 한계점과 고충을 잘 알고 있는 부분에서 정부 정책을 어떻게 펼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중요한 직책이라 부담감이 크겠지만 정책을 위해서는 정부와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잘 이끄는 역할도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AI 전문가 중용이 단순한 인재 영입을 넘어 이들이 가진 실무 역량과 비전을 정부 시스템 안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구현해내고 어떠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희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