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이재명 정부에서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비상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한 데 대해 "저 스스로 무력감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장관은 지난해 12월 17일 서울중앙지검에 임의 출석해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경위를 설명했다고 한다.
송 장관은 "저는 대통령의 계엄에 대해 동의하지도 않고 동조한 적도 없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저 스스로 무력감, 무능감, 분노감도 있다"고 말했다.
또 "머릿수를 채워주기 위해 동원돼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복합적인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송 장관은 계엄 당일 오후 울산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김장 행사에 참석했다. 이후 밤 9시 20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해 10분 뒤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으로부터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고 대통령실로 이동해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김장 행사 이후에는 중앙지방정책협의회에 참석했는데 이 전 장관이 회의 도중 떠났고, 예정됐던 저녁 식사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상경하는 KTX 열차 안에서 "용산으로 들어오라"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송 장관은 "저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이 전 장관이) 회의장에서 먼저 나갔다"고 진술했다.

뒤늦게 대통령실에 도착한 송 장관은 이 전 장관에게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 전 장관은 "계엄"이라는 딱 두 마디를 했다고도 한다.
송 장관은 "그 말을 듣고 너무 놀라서 '어떻게 말도 안 돼요. 막아야 해요'라고 이야기했다"며 "맞은 편에 앉아있던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집무실 안으로 들어갔다가 1∼2분 정도 후 다시 나오는 것을 봤다"고 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이 집무실과 연결된 대접견실로 나와 자리에 앉았고, "누구랑 의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밝혔다고 전했다.
송 장관은 "계엄이란 말을 듣고 가슴이 콩닥거리고 머릿속이 하얗게 됐다"며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긴 했는데 정말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할 당시 반대 의견을 이야기하거나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국무위원은 없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국무회의 시작을 알리지 않았고 회의의 안건을 알리지도 않았고 회의의 끝도 없었다"며 "그 상황이 국무회의인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한편, 송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 지난해 5월 한 차례 독대했다면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