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서비스용을 시작해 제조현장까지, 인공지능 로봇 파고들어
[Industry News 전시현 기자] 최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경쟁력으로 대두되면서 관련 스타트업 유입 및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전문가 역할이 컸던 의료 및 금융 등의 분야에서도 특정 이미지, 숫자 등과 같이 정형화된 데이터 기반의 업무를 중심으로 AI 융합 비즈니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면 현재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로봇은 현재 어느 분야까지 활용이 가능할까?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인공지능, 센서 기술 등의 발달로 로봇의 활용 분야가 크게 넓어지는 가운데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상황 판단 등을 통해 스스로 행동하는 인공지능형 로봇이 등장했다. 이는 공항, 전시장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생활 속에 들어온 인공지능 로봇
현재 미국 산호세공항, 일본 하네다공항, 인천국제공항 등 2014년부터 로봇을 시중에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도시 정보 및 다국적 언어 제공 등 활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인간 감정을 인식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가 국내에 상륙해 화제가 됐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로봇 전문 기업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페퍼는 키 120cm, 몸무게 29kg으로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를 분석한 대화가 가능하다. 현재 소매점, 대리점, 전시장 산업현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로봇 페퍼를 활용한 사례도 많다. 닛산 자동차 호사는 페퍼를 도입하기 전에는 자동차 대리점 방문을 망설이는 일부 고객에게는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본사에서 지원이 있었지만 페퍼를 도입한 후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우선 '키즈 앤드 페퍼 맘' 라운지에 페퍼를 배치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스위스 식품회사 네슬레도 페퍼를 도입하기 전에 직원이 직접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했으나 페퍼를 도입한 후에는 페퍼가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한다. 즉 사람이 하는 일을 인공지능 로봇인 페퍼가 대신해 준다. 제조업 현장에서도 용접, 물건이송 등 단순 활용 단계를 넘어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는 ‘코로봇(CoBot, Collaboration Robot)’ 활용도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 모든 분야, 인공지능에 맞는 로봇 증가
2017년 국제가전전시회(CES)에 전시된 로봇 제품 수는 346개로 2016년 117개에 비해 196% 증가했다. 중국이 가장 많은 124개(36%)의 제품을 출시했으며, 미국 72개(21%), 한국 40개(12%), 일본이 29개(8%) 로봇 제품을 전시했다. 가사용 로봇 제품은 79개가 전시되었으며, 2016년 25개에 비해 215% 증가했다. 한편 미국 로봇산업 협회는 2016년 미국에서 판매된 로봇의 수가 4년 전보다 4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형 로봇은 증가할 것이라고 국제로봇 연맹은 전한다. 2017~2019년 전 세계 제조업용 로봇 공급량은 연평균 13% 성장하고, 같은 기간 중국은 연평균 20%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현장에 사용되는 로봇은 2015년 163만2000대에서 2019년 258만 9,000될 것이며, 중국은 2015년 6만 9,000대에서 2019년에는 16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 서비스 로봇 판매량은 2015년 4만1,000대에서 2016~2019년 사이에는 33만 3,000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집 안 청소, 헬스케어 등 개인 서비스용 로봇은 2015년 5만4000대에서 2016~2019년에는 41만8,000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으로 따지면 224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 IT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는 2016년에 발표한 보고서 ‘하이퍼 사이클 출현 신기술 2016(Hype Cycle for Emerging Technologies 2016)에서 스마트 로봇 기술 촉발에서 기대의 정점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로봇에 인한 법적지위, 일자리 문제 등 생겨
하지만 인공지능 로봇의 확산은 법적 지위, 일자리 문제, 사생활 침해, 안전성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소셜로봇은 사용자 연락처, 대화 내용, 집안 모습 등 개인 정보에 대한 접근 및 저장이 필요한 서비스로서, 비서인 동시에 감시자가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이 사람의 일자리를 잠식하고, 이익 독점 및 소득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며, 그림, 글, 음악 등 인공지능 창작품이나 법, 규제 위반 시 처벌 등 법적 지위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의 방편으로 미국은 지난해 10월 '인공지능 미래에 대한 준비를 발표하면서 로봇에게 전자 인간이란 자격을 부여하고 로봇 고용주에게 로봇세 부과를 제안했다. 또 일본 행정기관인 총무성 관계자에 따르면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개발 지침’을 마련하고, 2018년 이후 법 개정 작업을 거쳐 안전성과 보안 등을 평가하는 공증인증 제도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는 지난 국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인공지능은 인간을 돕기 위한 기술이다. 겁먹지 말고 무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간과 로봇의 조화, 서로 인정하는 사회되어야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 로봇의 활용은 결국 인간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행사장, 전시장 등 다양한 고객이 있는 장소에서, 음성인식이 가능한 원통형 소셜로봇은 회의, 세미나 등 일정관리, 자료 검색 등 업무보조에 활용이 가능하다. 또 지능형 산업로봇은 위험 작업 공간, 야간작업 등 안전사고 가능성이 높은 업무에는 단독 또는 사람과 협업하는 형태로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상 인간과 로봇이 조화를 이룰 때, 모든 분야에서 최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양한 협업 경험과 노하우 축적을 통한 미래의 차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조 현장, 사무공간 등 인간과 로봇의 조화로운 환경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