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거래 및 공유 위해 V2X 기술 더욱 주목받을 것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자율주행차가 몰고 올 변화는 어마어마하다. 스마트폰이 휴대용 전화기를 넘어 문화가 된 것과 같이 자동차도 이동수단의 기능을 뛰어넘는 생활공간이자 문화가 될 것이다. 이에 전 세계 각국은 앞 다퉈 자율주행차 기술 선점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들뿐만 아니라 구글, 애플, 인텔, 엔비디아 등 굵직한 ICT 기업들도 이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개발이 변화를 가져올 분야 중 하나는 에너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가 이뤄질 자율주행차는 전기차를 베이스로 해 휘발유, 경유 등 화석연료의 수요를 급격히 떨어트릴 것이다. 더불어 발전단가가 하락하고 있는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충전시스템이 동반 확대되며 에너지 산업 전체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자율주행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애플은 흥미로운 시스템을 선보이며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그 내용은 전력을 공유하고 높이기 위한 자율주행차의 고효율 시스템인 펠로톤(Peloton)이다. 미국 특허청에 특허를 출원한 이 기술은 여러 대의 자율주행차가 배터리 용량을 공유하고 위치를 동적으로 조정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장거리 육상이나 사이클 경주 등의 스포츠에서 사용하는 전략과 비슷하다. 공기역학적 원리에 기반을 둔 이 전략은 단독으로 달리는 것과 비교해 에너지 손실을 크게 아낄 수 있다. 애플 측에 따르면, 에너지 소비율을 꾸준하게 유지하면서 충천소 방문을 줄여 이동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서로 다른 차량이 우선순위를 가리고 지시를 내려 더 많은 에너지를 소유한 차량이 공기 저항을 더 받는 앞쪽으로, 에너지가 적은 차량은 공기 저항을 덜 받도록 순서를 바꿀 수 있다. 이렇게 배터리량 등 에너지 데이터를 서로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에너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애플 외에도 현재 미국 테슬라와 중국 투썬웨이라이는 2019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며, 두 거점지역 간의 고속도로를 V2X 기술을 이용해 2대 이상의 트럭들이 줄지어 주행하는 군집주행(Platooning)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법적·사회적 여건만 마련된다면 상용화는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LG이노텍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C-V2X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커넥트카와 자율주행차 등에 장착 가능한 모듈 단계까지 기술 완성도를 높인 제품이다.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해 차량과 차량·보행자·인프라 간에 교통 및 도로 상황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의 핵심 부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차는 미래 에너지 시대에 하나의 전력공급장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기술 수준은 아직 미비한 상황으로, 우선 근간이 되는 전기차 보급을 늘리고, 동시에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표준화 및 R&D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고 있는 에너지 시장에서 정부는 서비스 중심의 경쟁형 시장을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과 새로운 에너지 거래 및 공유 등의 실증연구 추진이 필요하다”며, “기업은 IoT와 에너지 융합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되 핵심기술 기반으로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국가별 제도를 수익모델로 만들 수 있는 역량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