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에너지연구원 제공] 영농형 태양광발전은 농지에서의 농작물 수확량 감소 및 영농 활동의 장애를 최소화하며, 농지 상부의 공간을 활용해 태양광발전을 동시에 수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모든 작물은 일정량의 일조량을 넘어서면 더 이상 광합성량이 증가하지 않는 광포화점이 있는데 이 광포화점 이상의 빛을 태양광 발전과 공유하는 것이다. 이러한 영농형 태양광의 구조물 경간은 4m 이상, 높이는 3m 이상으로 하고 사용하는 태양광 모듈은 폭이 좁은 소형 모듈로 차광률 30% 정도로만 설치해 농지에 도달하는 일사량을 확보한다. 또한, 설치된 구조물에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해 노지 전용 스마트팜 플랫폼으로 활용하면 농업의 4차 산업화를 통해 농업 생산성 및 품질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다.
2016년 12월을 시작으로 녹색에너지연구원은 협력기관과 함께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산자원부의 100억원 규모 지원을 받아 영농형 태양광발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1개 사이트에서 벼, 녹차, 배추, 마늘, 양파, 배, 포도 등 8개 작목을 대상으로 농가 보급을 위한 영농형 태양광발전 표준 시스템 개발 및 작물별 표준재배기술 확보를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상부 구조물로 인한 농지의 농업 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생산량 및 품질의 저하가 일어나는데 동일시기에 수확한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벼는 최대 -20%, 배추, 감자, 마늘, 양파 등은 -10% 내외, 과수의 당도는 1brix 정도의 저하가 관찰됐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품종 개발과 재배기법의 연구가 필요하다. 녹차의 경우는 영농형 태양광의 차광효과로 인해 생산량도 10% 이상 증대되고 품질도 개선돼 추가적인 연구가 한창이다.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실증사업을 통해 얻은 연구 결과를 월간 <솔라투데이> 지면을 통해 3개월 간 배, 녹차, 포도 순으로 독자와 공유하고자 한다. 특히, 영농형 태양광 구조물을 활용 시 이상기후로부터 고부가가치 농작물을 보호하는 순기능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작물의 생산량 및 품질 향상이 일어난 연구 결과는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배·과수 영농형 태양광Ⅰ: 농가 피해 최소화 및 생산량·품질 향상
전 세계가 그렇듯 한반도도 근래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8년은 25년 만에 폭염으로 과수에 열과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고, 2019년은 잦은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가 극심했다. 또 올해 초에는 냉해로 인해 과수가 큰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이상 기후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매년 당하기만 할 것인가?
녹색에너지연구원은 2018년 10월부터 나주 금천에 있는 햇살품은 배 영농법인(대표 김준) 과수원에서 3년째 실증 실험 중에 있다. 2019년 9월 제13호 태풍 링링이 상륙해 배 과수 농가가 극심한 낙과 피해를 입었는데 영농형 태양광 하부의 낙과율은 약 38%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 구조물과 패널이 최대 풍속 21m의 강풍을 막아준 덕이다.
올해 4월에는 이상저온 및 서리로 인해 일찍 개화한 배꽃이 얼어 죽는 냉해 피해가 발생됐다. 나주의 경우 피해면적 배 농가 중 85%가 피해를 입었다. 테스트 베드에도 피해가 일어났는데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구조물 하부의 배꽃(사진1)은 생생하고 많이 남아 있는 반면, 대조군에서는 배꽃이 갈변하고 씨방이 고사돼 있는 것(사진2)을 확인할 수 있다. 구조물과 패널이 서리를 막아준 것으로 원인이 파악된다.
3년여 영농형 태양광을 경험한 과수원의 김준 대표는 “지난해까지는 영농형 태양광을 판단하는 것이 조심스러웠지만 올해처럼 극심한 냉해가 오고 폭염이나 태풍 같은 이상기후가 계속 된다고 하면 영농형 태양광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수확 결과는 동일한 시기에 채취한 배를 비교하면 영농형 태양광 하부에서 자란 배의 중량이 4.5% 작고 당도도 1.3브릭스 낮았으나 2주 정도 후숙시켜 수확한 결과 중량이나 당도가 비교군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영농형 하부구조물에서 냉해, 폭염, 태풍들 피해를 최소화해서 키우고 일조량의 감소로 인해서 수확시기가 지연될 수는 있으나 매년 반복되는 이상기후 현상을 피해 안전하게 배를 재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