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신규 판매량이 650만대를 넘어섰다. 전년대비 100% 이상 성장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초기시장과 달리 전기차의 본격적인 보급 확대가 이뤄지면서 업계에서는 ‘폐배터리’에 대한 활용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폐배터리 시장은 2030년 20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연평균 39%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은 5~15년으로 사용 후에도 초기용량의 70% 이상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명이 다한 이차전지에 대한 재사용 및 재활용 산업이 주목되고 있으며, 특히 사용후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 검사를 통해 ESS 등으로 새롭게 활용하는 시장이 열리고 있다.
본지는 배터리 상태 진단 기술개발을 통해 배터리 및 배터리 재사용 산업의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민테크의 홍영진 대표를 만나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민테크 홍영진 대표는 “2015년 6월 설립한 벤처회사 민테크는 ‘배터리 및 전기화학 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위한 도전과 공헌’이라는 비전을 갖고 출발해 배터리 상태 진단 솔루션과 ESS 등 배터리 재사용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튬이온배터리 설계·개발·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전기화학 기반의 배터리 분석 기법과 진단 알고리즘 개발 능력을 보유한 인력들이 배터리 검사 진단 솔루션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이러한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고전압 교류 임피던스 분석, 전기차·ESS 배터리 검사시스템, 전기차 배터리 진단 솔루션 등 기술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시장이 갖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초기용량 70% 이상 잔존가치
민테크는 EIS(Electrochemical Impedance Spectroscopy) 기반의 배터리 분석기법과 진단 알고리즘 개발에 매진해 2019년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2019년 매출 13억원, 2020년 매출 31억원, 2021년 매출 91억원을 달성하는 등 매년 3배에 가까운 경영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주요 고객으로는 제주테크노파크, 경북테크노파크, 울산테크노파크 등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재활용 센터를 구축하는 공공기관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기아차, 한국전력,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에너지 및 배터리 분야 전문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홍 대표는 “세계 전기차 시장이 2020년 380만대 판매에서 2025년 1,200만대까지 팔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세계 배터리 시장 또한 182조원대 수준으로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도 동반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전기차 배터리는 수명 완료 후에도 재사용을 통해, 초기 용량의 70~80% 수준의 용량을 신품 대비 30~50%의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중금속 발생을 줄이고 유가금속을 추출해 자원 선순환을 통한 환경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가 집중해 설명한 부분은 이러한 배터리 재사용 산업에 있어 핵심은 탈거한 배터리의 안전성과 잔존 성능에 대한 정확한 진단 정보의 필요성이다.
홍 대표는 “재사용 및 재활용을 위해서는 배터리 검사 및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배터리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배터리 검사 방법으로는 수 억원에 달하는 시설투자와 회당 백만원 이상의 검사비용, 15~20시간 이상의 검사 소요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비용을 10만원 이하, 검사 시간을 10분 이내로 줄이기 위한 배터리 검사·진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EIS 측정, 분석기술 개발 및 진단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이를 실현해냈다”고 설명했다.
고전압 교류 임피던스 분석... 검사 비용과 시간 절감
민테크는 정확하고 안정적인 고전압 교류 임피던스 분석기를 개발하고,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배터리 검사 인터페이스와 프로세스를 수립해 EIS를 이용한 전기화학 기반의 정밀 분석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배터리 검사방법에는 △완전방전용량법 △부분방전용량법 △직류출력법 △교류임피던스법이 있다. 완전방전용량법의 경우 높은 정확도가 장점이지만 시간이 1~2일 소요되며, 고가의 충방전 장비가 필요하다.
부분방전용량법과 직류출력법의 경우 검사 시간이 수 시간에서 30분 이내로 가능하지만 역시 고가의 충방전 장비가 필요하다. 이에 반해 교류 임피던스법은 적절한 고전압 임피던스 측정기를 적용할 경우, 검사시간은 10분 이내로 고가의 충방전 장비가 없이도 가능한 기술이다.
홍 대표는 “교류 임피던스법을 고전압 전기차 배터리와 ESS 배터리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적절한 고전압 임피던스 분석기가 없고, 측정 환경과 방법에 따라 결과값이 상이해 데이터의 재현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고, 데이터 해석과 분석의 난이도가 높아 전공자들도 다루는데 쉽지 않다는 것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민테크는 정확하고 안정적인 고전압 교류 임피던스 분석기를 개발하고,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검사 인터페이스와 프로세스를 정립해 측정 신뢰도와 재현성을 확보했다”며, “다년간의 측정 노하우와 경험을 통해 EIS를 이용한 전기화학 기반의 정밀 분석 기술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의 추가 설명에 따르면, 일본, 독일 등 해외업체 제품의 경우 유사한 배터리 시험결과를 제공하지만, 배터리의 잔존 수명 및 등급화를 위한 진단방법, 진단기준, 판정 알고리즘까지 제공하는 업체는 전무하다.
민테크는 EIS 기반의 배터리 분석기법을 △배터리 충방전기 △절연저항기 DAQ △배터리 인터페이스 등의 측정장비와 결합해 배터리 복합진단시스템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 복합진단시스템은 정밀검사, 표준검사, 빠른검사 기능을 제공해 20시간에 이르는 배터리 정밀검사뿐만 아니라 15분 이내에 배터리의 성능을 진단할 수 있는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또한 KC62619, 62620, UL1974, KBIA 표준 공인시험 등 다양한 표준의 검사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배터리 셀 제도단계에서도 ‘EIS 분석’ 관심
임피던스 분석은 사용후 배터리 진단뿐만 아니라 배터리 셀 제조단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생산 단계에서부터 배터리의 안전성 및 품질관리에 임피던스 분석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및 전기차 제조회사에서 EIS 분석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홍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민테크 EIS 분석기법과 고전압 임피던스 분석기에 관심을 갖고 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배터리 셀 생산, 배터리팩 제조, 전기차 운행, 사용후 배터리 검사, 사용후 배터리 응용제품 운용 및 최종 폐기까지 배터리 수명 전주기에서 나오는 배터리 데이터 확보 및 활용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빅데이터 확보, AI 활용을 통한 배터리 실시간 상태진단, 중고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잔존가치 판단, 사용후 배터리 활용 용도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새로운 제품 및 솔루션 개발에 대한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민테크가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올인원 타입의 ABT(All-in-one Battery Tester)다. 통합 소프트웨어가 내장된 배터리 검사 시스템으로 전기차/ESS 배터리의 모든 전기적 성능 시험이 가능한 장비다.
홍 대표는 “기존 방식은 EIS 분석, 충방전 시험, DCIR, 공정편집, 절연안전성 및 전해액 누액 검출 등을 모두 각각 테스트하고 데이터를 취합했다면, 민테크의 ABT는 통합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원스텝으로 모든 테스트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민테크에서 추가로 제시한 ‘B-On Scope’ 솔루션은 데이터 기반의 배터리 분석 진단 기술 DA&D(Data Driven Analysis & Diagnosis)를 기반으로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하고 분석 진단해 배터리 상태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전기차 사용자들이 배터리 걱정 없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한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안전 방전 프로세스를 개발해 폐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을 위한 방전기가 출시됐다. 폐기방전시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스웰링이나 온도 상승은 발화 및 폭발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민테크의 배터리 검사/진단 시스템을 기반으로 배터리 종류와 활물질 소재에 따른 최적 방전 프로세스를 구현해 안전하고 빠른 방전이 가능하다.
이러한 솔루션을 앞세워 성장의 밑그림을 그린 홍 대표는 “배터리 진단 솔루션을 중심으로 전기차와 ESS 배터리·연료전지 스택 등 다양한 전기화학 장치를 검사 진단하는 시장으로 확장해 향후 5년 이내 배터리 검사 진단 시장의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한다”는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