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생성형AI요? RPA라는 팔, 다리에 머리를 달아준 격이죠.”
오토메이션애니웨어 이문형 신임 한국 지사장이 최근 생성형AI의 등장과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의 상관관계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문형 지사장은 최근 전 산업군에 AI 열풍을 불게 한 ‘생성형AI’의 등장을 반겼다. 사실 생성형AI의 등장이 RPA를 포함한 모든 자동화 분야를 대체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도 존재한다.
이문형 지사장은 “생성형AI를 통해 기업내 데이터를 불러오고 매니징하기를 시도한다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면서, “또한 그러한 업무를 ChatGPT를 통해 쓰는 경우 GPU 사용을 통한 클라우드 비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생성형AI만으로는 기업내 활용 가능성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는 취지다.
이문형 지사장은 생성형AI와 RPA를 사람의 머리와 팔·다리에 비유하며 결합을 이야기했다. 이 지사장은 “기업내 다양하게 존재하는 자동화라는 것을 하나의 유기체로 비유한다면, 생성형AI와 RPA의 결합은 쓸모있는 팔, 다리에 머리를 달아준 것”이라며, “그간 RPA는 IT개발자가 정해준 제한적 업무만을 처리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LLM을 통해 생성형AI를 조작해 기업내에서 자동화를 적용하고자 하는 많은 수요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RPA가 궁극적으로 추구했던 End-to-End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마치 유비가 공명을 얻은 셈”이라고 강조했다.
일찌감치 RPA를 ‘내 집의 집사’라고 부르며 국내 최초 RPA 입문서인 ‘디지털혁명, RPA의 습격’을 출간하기도 했던, 국내 RPA 시장의 선구자가 글로벌 RPA 리딩기업 오토메이션애니웨어 한국 지사장으로 돌아왔다. 4년전 영국의 RPA 기업 소프토모티브(Softomotive) 한국 초대 지사장으로 일했던 이문형 지사장은 소프토모티브가 Microsoft에 인수되면서 잠시 RPA 업계를 떠나 있었다.
다만 이 기간동안에도 AWS(아마존웹서비스)에서 파트너매니지먼트 리더로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 구현을 위한 파트너 네트워크 관리, 협력 커뮤니티를 확장하는 업무를 총괄했다. AI, 클라우드 등 기술 속 기업의 디지털 전환 트렌드 일선에 있었던 셈이다. 29년여를 Oracle, BEA Systems, VMware, AWS 등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해온 이 지사장은 특히 Vormetric, Entrust 등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선보인 바 있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 이문형 신임 한국 지사장을 만나봤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 한국 지사장 취임을 축하합니다. 소감과 각오가 있다면?
무엇보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를 여전히 사랑해 주시는 국내 200여 고객분들과 파트너분께 감사드리고 싶다. 그분들이 계시기에 다시 RPA 시장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를 응원해 주시는 고객분들의 기대에 부응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업무효율을 증대하고 AI 시대에 최적의 솔루션을 공급하는 회사로 만들고자 한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를 직접 소개한다면?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2003년 창업된 미국 San Jose에 본사를 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글로벌 리딩기업이다. 전세계 2,2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약 3,000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RPA는 ‘규칙적인 사람흉내(Robotic), 과정을(Process), 기계가 스스로 움직여 처리(Automation)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RPA는 디지털 로봇 또는 봇이라고도 알려진 가상 소프트웨어 로봇이 시간이 많이 드는 수작업을 수행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이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회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디서나(Anywhere) 자동화(Automation)’란 기치 아래 기업 내에서 매일 이루어지는 데이터 추출, 양식 작성, 파일 이동 등과 같은 사람들이 하는 백오피스 작업을 대신하는 자동화 기술을 공급해 왔다. 더불어 API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상호작용을 결합해 사람의 개입없이 기업 내 애플리케이션간 반복적인 작업을 통합하고 수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지능형 자동화(Intelligence Automation)로 솔루션을 확장해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컴퓨팅 비전 등과 같은 인공지능의 하위 분야를 통합해 RPA 기능을 확대했다. 더불어 AWS, Microsoft, Google, Salesforce 등과 협력해 기간 사무자동화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로서 RPA 관련 국내 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한다면?
RPA는 한국에 소개된 2018년 이후 엔터프라이즈 고객 중심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적용돼 왔다. 업무의 디지털화가 대세를 이루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로봇이라는 개념이 호기심을 자극한 결과다. CEO에겐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 실무자에겐 반복된 사무업무를 대체해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실제 많은 기업에서 만족도를 높여왔고, 이미 하나의 기반 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의 RPA 시장 확대는 정체돼 있다고 본다. 3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개발툴의 어려움으로 실제 업무를 적용할 현업자들의 참여에 한계가 생겼다. 둘째, 유지비용이 예상보다 높아 투자에 소극적이 됐다. 마지막으로 IT팀 주도로 개발이 이루어져 적용업무에 한계가 왔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 전략을 RPA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으로 나눠 고민하고 있다. RPA가 IT 개발자 중심으로 도입되면 현업과의 업무 이해도에서 차이가 있게 되고 역시 기존의 개발환경과 다를 것이 없게 된다. 이것이 현재의 현실이다. 또한 RPA 개발툴이 IT 개발자 사상으로 만들어져 있다면, IT 개발자는 더 쉽다고 느끼겠지만 역시 현업 전문가는 어렵게 느껴 결국 RPA로의 전환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전문개발자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시티즌디벨로퍼, 시민개발자란 용어가 있다. RPA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있는 현업의 전문가가 시민개발자가 될 때 비로소 RPA에 날개가 달리게 된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한국내 시민개발자의 수는 전세계 최고수준으로 7,500명에 달하며, 90%의 자동화가 시민개발자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다. 동종 어떤 기업도 가지지 못한 자산이다. 이렇게 확산될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은 시민개발자에게 가장 친숙한 개발툴이라는 것과 시민개발자 양성에 고객 스스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ChatGPT로 시작된 생성형AI의 확대가 RPA 확산에 가속을 붙일 것으로 본다.
‘생성형AI’가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대응은?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이미 생성형AI와 함께 기업의 자동화 구현에 많은 준비를 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OpenAI, Google Bard 등 다양한 LLM 모델들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이미 구현돼 있다. 즉, 오토매이션애니웨어의 Automation360내에서 자연어로 자동화 스크립트를 구현하고, 다음 해야 할 액션에 대한 추천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비정형 문서에서 데이터를 쉽게 추출할 수 있다. 최근 오토메이션 코-파일럿(Automation Co-Pilot)을 출시했고, 이 기능은 사용자 및 개발자가 RPA 및 생성형AI와 함께 업무를 협업해 전체적인 업무프로세스를 쉽고 빠르게 개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주력 솔루션 소개와 경쟁사 대비 최대 강점을 꼽는다면?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Automation360은 모든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 기반의 디지털 워크포스 플랫폼이다. Automation360은 RPA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 솔루션을 비롯해 업무 발굴을 위한 Process Discovery, 자동화 기회 및 ROI 관리를 위한 CoE Mananger, 문서를 쉽게 처리하기 위한 IDP(지능형 문서처리) 솔루션 Document Automation, 사용자와 자동화가 협업해 End-to-End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utomation Co-Pilot으로 구성돼 있다. 뿐만 아니라 Automation360은 다양한 방면에서 Generative AI와 결합해 새로운 자동화의 흐름을 이끌고 있다.
최대 강점은 역시 비IT출신에게 가장 쉬운 시민개발자용 개발툴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타 RPA와 달리 2019년부터 온프라미스 보다 클라우드 사업에 중점을 둬 2022년 글로벌 마켓쉐어 기준 46%로 클라우드 RPA,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Amazon Bedrock과 긴밀히 협력해 통합기술을 구축했으며, 수천여개의 업종별 사용 사례를 기반으로 자동화 솔루션과 AWS 서비스 통합을 지원하고 있다. 세 번째는 국내시장에 맞는 유연한 정책이다. 고객의 상황에 따라 최적의 정책을 제안해 고객이 단기적 성과가 아닌 장기적으로 RPA를 통한 효용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24년 목표와 한국시장에서 향후 중장기적 비전은?
지난 6년간 꾸준히 대형 기업고객과 중소규모 고객사 200여곳을 확보해 지금도 RPA 업무 확대를 하고 있다. 다만 성과에 비해 고객에서 소개되고 다가가는 활동이 적었던 것 같다. 충분히 공유할 만한 고객경험과 경쟁력있는 솔루션을 더욱 많이 소개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특히 고객의 시민개발자 확대 사례, 클라우드 환경 성공사례 등을 정기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웨비나 혹은 자료, 세미나 기회를 만들 예정이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탁월한 제품 성능을 직접 접하실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
특히 2024년에는 더욱 견고한 파트너와의 협업에 집중할 예정이며, 구체적으로 △주요 파트너사의 자사 솔루션과 연계한 고객 비지니스 가치 확대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한국 총판사인 메가존과의 협업을 통한 시장 확대 등이 되겠다. 또한 2024년에는 불경기의 지속으로 많은 기업이 업무 자동화 영역의 지속적인 확산과 동시에 내부 운영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 및 최적화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전세계 유수기업들의 Automation Center of Excellence(CoE) 운영 모델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우리 고객들의 단기-중기-장기 관점의 로드맵 수립부터 성과 측정 매트릭스 정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도 제공하고자 한다. 결국 기존 오토메이션애니웨어 사용자에겐 안정적인 확대 방안을 제안하고, 신규 시장 및 고객사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기존 타 솔루션을 적용한 고객사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의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의 전향을 계획하는 고객사에 우선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이외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오래전 ‘문맹’이 있었다. 소수의 사람들이 글자를 읽고 쓸 수 있음으로 해서 혜택을 누렸다. 그렇지만 글자를 몰라도 불편은 했겠지만, 먹고 사는 것에 큰 지장은 없었다. ‘컴맹’도 있었다.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닌 사람들보다 몇배의 효율과 인터넷이라는 신세계를 먼저 접하면서 많은 이점을 누릴 수 있었다. 지금 시대에는 ‘에맹’이 있다. ‘AI맹’이라고 제가 명명한 것이다. AI를 몰라도 사는 것에 큰 지장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AI를 다룰 수 있는 생성형AI가 나온 이후 우리에겐 또 다른 신세계를 열 기회가 생긴 것이다. 산업지형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며, 이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시길 바란다.
더불어 기업에서는 생성형AI가 어려워 하는 부분을 RPA가 보완해 줄 수 있다. 우리를 바쁘게 만드는 것들로부터 자동화는 우릴 자유롭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원래 인간이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있었던 일로 회귀해 인간 본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준다고 본다. 공장자동화, 사무자동화해 가고 있는 모든 프로세스들은 모두 인간이 필요에 의해 하나씩 만들어간 인위적인 과정들이다. 즉 원래 태초에 없었던 것들을 자동화란 도구로 되돌려 보내고, 우리 인간은 해야 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다시 집중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RPA의 철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