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데이터 기반 경제 구축 전략, 데이터 산유국으로 가는 길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5.02.2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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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표준과 협업 기반 데이터 공유 플랫폼 구축해야...

[글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지난 칼럼에서는 ‘데이터가 원유’라는 정신 혁명을 다루며, 데이터가 미래 제조업의 핵심 자원이자 기업 경쟁력의 근본 요소가 됨을 강조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데이터를 원유로 만드는 전략’, 즉 데이터를 가치 있게 활용하고 산업간 협업을 통해 데이터 기반 경제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은 “기업이 개별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으며, 기업 간 데이터 공유와 협업을 통한 가치 창출이 필수적인 시대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사진=gettyimage] 

데이터 강국, 될 수 있다

한국이 데이터 산유국이 될 수 있는가? 비록 물리적 원유는 없지만,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산업군을 보유한 국가다. 독일이 한국을 부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이 전자, 자동차, 철강, 반도체, 조선, 화학, 바이오, 정유, 에너지, 물류 등 다양한 산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다양한 제품 생산과 관련된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데이터를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데이터 수집을 넘어 데이터 간 연결성과 협업이 필수적이다. 기업이 개별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으며, 기업 간 데이터 공유와 협업을 통한 가치 창출이 필수적인 시대가 도래했다.

기업에서 원유인 데이터의 진정한 의미

제조업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은 제조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함에 따라, 데이터는 제조 프로세스의 핵심 자산이자 원유로 인식되고 있다.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생산성 향상, 품질 개선, 비용 절감, 안전 확보, 친환경 경영 등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제조업에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분석하기 위해 4M 2E(Man, Machine, Material, Method, Energy, Environment & Safety) 관점에서 데이터의 의미를 정의하고, 이를 실질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① Man(사람) 관점의 데이터 정의

제조업에서 사람과 관련된 데이터는 근로자의 생산성, 작업 환경, 교육 수준, 건강 및 안전 정보를 포함한다. 인공지능 및 자동화가 발전하더라도 인적 자원의 효율적 운영이 제조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다. 주요 데이터 항목으로 작업자의 출퇴근 기록, 생산성 데이터, 작업 환경(온도, 습도, 소음 등), 근로자의 피로도 및 건강 상태 데이터, 안전 장비 착용 여부, 위험 행동 감지 데이터 등 다양하다.

주요 사례로 폭스콘(Foxconn)은 공장에서 AI 기반 카메라 및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해 작업자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피로도가 높은 직원에게 휴식을 권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업자의 피로 누적을 예방하고, 생산성 저하를 방지한다. 포스코는 스마트 헬멧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여 작업자의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사고 위험을 사전에 감지한다.

② Machine(설비, 기계) 관점의 정의

제조업에서 기계와 관련된 데이터는 설비의 가동률, 유지보수 이력, 고장 예측, AI 기반 자동 제어 시스템 등을 포함한다. 설비 데이터를 활용하면 설비 최적화 및 예지보전(Predictive Maintenance)이 가능하다. 주요 데이터 항목으로 설비 가동률 및 가동 시간, 센서 데이터(온도, 진동, 자기장, 압력 등), AI 기반 예측 유지보수 데이터(설비 이상 감지, 고장 예측), 생산 라인 속도, 부하 상태 데이터 등이다.

주요 사례로 Tesla 기가팩토리에서 기계 데이터(온도, 진동, 자기장, 부하)를 IoT 센서와 AI를 활용해 실시간 모니터링해 예측 유지보수(Predictive Maintenance)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기계 고장으로 인한 생산 중단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향상했다.

③ Material(원자재) 관점의 정의

원자재의 품질과 공급망 데이터를 관리해 생산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낭비를 줄이며 비용 절감을 실현한다. 특히 DPP(Digital Product Passport, 디지털 제품 여권)와 같은 국제 규제 대응을 위해, 원자재의 출처 및 탄소 배출량 추적이 필수적이다. 주요 데이터 항목으로 원자재 품질 데이터(순도, 강도, 내구성), 원자재 재고 관리 데이터(입출고 기록, 유통기한), 공급망 데이터(운송, 비용, 탄소 배출량) 등이다.

주요 사례로 Volkswagen은 탄소 배출 저감 및 원자재 추적을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원자재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DPP 규제 대응을 위해 배터리 원료(리튬, 니켈, 코발트)의 출처를 추적하고, 친환경 원자재 사용을 확대했다.

박한구 명예회장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 제조업에서는 기업 간 데이터 공유가 혁신을 촉진하고, 전체적인 가치사슬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요소가 된다”고 밝혔다. [사진=gettyimage]

④ Method(공정 방법) 관점 정의

제조 공정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생산 최적화, 품질 개선, 불량률 최소화를 실현하고, 기존의 수작업 중심 공정을 AI 및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자동화한다. 주요 데이터 항목으로 생산 공정 데이터(속도, 공정 간 변동성, 불량률), AI 기반 생산 최적화 데이터, 디지털트윈(공정 시뮬레이션 및 최적화) 데이터다. 주요 사례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에서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불량률이 20% 감소했다.

⑤ Energy(에너지) 관점의 정의

제조업에서 에너지 효율 최적화를 위한 데이터 활용은 탄소 배출 감축 및 지속 가능한 생산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에너지 소비 패턴을 분석해 스마트 그리드 및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 주요 데이터 항목으로 에너지 소비량(전력, 가스, 수소 등), 탄소 배출량 및 탄소 배출권 거래 데이터,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에 사용되는 데이터다. 주요 사례로 포스코는 제철소에서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을 도입해 전력 사용량을 10% 절감했고, 수소환원제철 기술 도입으로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려고 한다. Tesla 기가팩토리는 태양광 및 배터리 저장 시스템을 통해 100% 재생에너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⑥ Environment & Safety(환경 및 안전) 관점의 정의

제조업에서 환경 보호 및 안전 데이터는 지속 가능성 확보와 ESG 경영에 필수적이다. 친환경 공정을 구축하고, AI 기반 안전 관리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주요 데이터 항목으로 환경 영향 데이터(배출가스, 폐기물, 수질오염), 작업장 안전 데이터(사고 발생 이력, 위험 요소 감지), DPP(디지털 제품 여권) 기반 환경 규제 데이터 등이다.

주요 사례로 BP(영국 석유기업)는 AI 기반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으로 탄소 배출량이 15% 감소했다. 포스코는 AI 기반 스마트 안전 헬멧 도입으로 작업장 사고율이 30% 감소했다. 데이터는 제조 혁신의 필수 요소로 4M 2E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선정해 활용하면, 생산 효율 향상, 품질 개선, 유지보수 최적화, 탄소 배출 저감, 안전 관리 향상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제조업의 미래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AI,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기술의 적용을 통해 완전히 변화할 것이다.

데이터 공유의 가치, ‘가치사슬 데이터’로 진화

기존 제조업 패러다임에서는 기업이 자체 데이터를 보호하고 이를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았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 제조업에서는 기업 간 데이터 공유가 혁신을 촉진하고, 전체적인 가치사슬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요소가 된다. 자동차 산업을 예시로 들어 보면 과거에는 완성차 업체(예 : 현대차)가 자체적인 생산 데이터를 활용해 품질을 개선했다. 하지만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는 부품 공급업체(배터리, 반도체, 센서 등)와의 데이터 공유, 나아가 소재 공급업체(철강, 화학)와의 데이터 연계를 통해 전 주기적 최적화와 품질 향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기업 간 데이터 협업이 이루어질 때만 가능한 변화다. 즉, ‘나의 기업만의 데이터’가 아니라 ‘나의 공급업체, 고객과 연결된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시대다. 데이터를 가치사슬 전체에서 활용하는 기업이 미래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데이터 원유화 전략, 가치사슬 기반 데이터 활용 방안

데이터를 단순히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원유처럼 정제하고 가공해 고부가가치 정보로 만드는 단계별 전략이 필요하다.

1단계 : 데이터 표준화 및 정제(Raw Data → Structured Data)

기업별로 각기 다른 형식의 데이터를 사용하면 연계성이 부족해 협업이 어렵다. 따라서 AAS(Asset Administration Shell, IEC 63278)와 같은 국제 표준을 활용해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업종별 데이터 참조 모델을 정의해야 한다. 데이터 표준화가 이루어지면 기업 간 데이터 연계 및 AI 기반 분석이 용이하다. 적용 사례로 BMW, Volkswagen 등은 AAS 기반의 데이터 표준화를 추진해 공급망의 부품 데이터를 통합하고, AI 기반 품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단계 : 기업 간 데이터 연계 및 협업(Ecosystem Data Exchange)

데이터의 가치는 연결될 때 배가된다. 기업이 단독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내 협력업체 및 고객과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더욱 정교한 예측 및 최적화가 가능하다. 적용 사례로 POSCO는 철강 제품의 생산 데이터를 자동차 제조업체와 공유해 자동차용 강판의 품질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Tesla는 자동차 부품 데이터와 주행 데이터를 통합해 AI 기반의 실시간 유지보수 및 자율주행 최적화를 수행하고 있다.

박한구 명예회장은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EU의 27개국이 하나의 국가처럼 데이터 공유 원칙과 표준을 정하고 협업하는 Gaia-X 모델과 유사한 전략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gettyimage]

3단계 : AI 및 디지털트윈을 활용한 가치 창출(Data-Driven Decision Making)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활용해 AI 기반의 최적화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디지털트윈(Digital Twin)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생산을 최적화하고 유지보수를 자동화할 수 있다. 적용 사례로 Shell(셸)은 정유 공장에서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유지보수 비용을 20% 절감했으며, BASF(독일 화학기업)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15% 향상 시켰다.

데이터 공유 위한 플랫폼 구축 전략

데이터를 가치사슬 내에서 공유하고 활용하려면 기업 간 협업이 가능한 데이터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기존의 폐쇄적인 데이터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국제 표준 기반의 데이터 공유 모델을 도입해 산업 간 연결성과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먼저 데이터 공유를 활성화하고, 기업 간 협업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AAS(IEC 63278), OPC UA(IEC 62541), MQTT(ISO 20922) 등의 개방형 프로토콜을 활용한 국제 표준 기반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데이터 공유 및 운영 방식은 공급망 내 실시간 데이터 교환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허브(Data Hub)를 도입한다. 이기종(heterogeneous) 시스템 간 데이터 표준화 및 상호운용성을 위한 국제 표준을 준수한다. 기업 간 데이터 교류를 위한 보안 및 데이터 주권 보호 원칙을 적용한다.

다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자체적인 데이터스페이스 구축이 필수적이다.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데이터 공유 및 협업을 위한 글로벌 데이터스페이스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EU는 Gaia-X 및 Catena-X 모델로 협업한다.

EU는 Gaia-X를 통해 국가 간, 기업 간 데이터 공유 원칙을 수립해 각국의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면서도, 탄소중립(2050 Net Zero) 목표 달성을 위해 가치사슬 내 기업 간 협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EU 내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은 디지털 제품 여권(DPP, Digital Product Passport)을 제출해야 하며, 기준을 초과하는 탄소 배출량에 대해 탄소세가 부과되는 새로운 무역 장벽이 형성되고 있다.

독일은 자동차 산업을 위한 데이터스페이스 플랫폼 ‘Catena-X’를 운영 중이며, 이를 전 산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International Manufacturing-X’를 조직화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데이터 경제 플랫폼 ‘우라노스(Uranos)’를 구축했다. 일본은 독자적인 경제 플랫폼을 구축해 국가 차원의 데이터 교류 및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전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

이에 한국의 데이터스페이스 플랫폼 구축 방향을 제시한다. 현재 한국 정부는 데이터 공유 및 협업을 위한 데이터스페이스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단순히 기업별, 기관별로 독자적인 데이터스페이스를 구축하면 망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EU의 27개국이 하나의 국가처럼 데이터 공유 원칙과 표준을 정하고 협업하는 Gaia-X 모델과 유사한 전략을 따라야 한다.

한국도 국제 표준(IEC 63278, OPC UA, ISO 20922 등)을 기반으로 한 단일 소스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제조업 가치사슬별 데이터스페이스를 구축해 기업 간 실시간 데이터 협업 체계 마련하고, 탄소배출량, 제품 수명 주기 관리 등의 데이터를 DPP(Digital Product Passport)와 연계해 글로벌 무역 규제에 대응해야 한다. EU, 독일 Catena-X, International Manufacturing-X와 데이터 협업 체계를 구축해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데이터 공유를 위한 한국 중심의 산업 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철강, 자동차, 배터리 산업의 데이터스페이스 네트워크가 예가 될 수 있다. POSCO, 현대제철 등 철강 제조업체가 자동차 및 가전 업체와 데이터를 공유하는 협력 모델을 도입한다. 배터리 제조업체(LG, SK, CATL 등)가 완성차 업체와 데이터를 연결해 배터리 수명을 최적화하는 모델 구축한다. 탄소중립과 글로벌 무역 규제 대응을 위한 한국형 데이터스페이스 플랫폼을 마련한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 및 예측 시스템 도입도 필수적이다. AI를 활용해 생산 예측, 유지보수 최적화, 품질 관리 자동화를 실행한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공장 운영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데이터를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한다. 개별 기업이 독자적으로 데이터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표준을 준수하며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산업별 데이터스페이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운영해야 한다. 한국이 ‘데이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제 표준과 글로벌 협력을 기반으로 산업 간 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대한민국, 데이터 강국 될 수 있다

데이터를 원유처럼 가치 있게 활용하면, 대한민국은 물리적인 산유국(Petroleum Producer)이 될 수 없더라도 데이터 강국(Data Powerhouse)이 될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가공하고 정제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데이터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즉 기업 간 데이터 협업을 활성화하고 AI 및 디지털트윈을 통해 데이터를 고부가가치 정보로 만드는 기업만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다. 이제, 데이터를 원유로 만드는 전략을 실행해 대한민국이 ‘데이터 강국’으로 도약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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