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산업장관 첫 회동...美측에 관세 조치 '면제' 요청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5.02.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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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이슈와 조선 분야 협력 논의할 실무채널 운영키로 합의
1시간가량 우호적인 분위기 면담…장기 협력 틀 형성에 초점
안덕근 산업통상자워부 장관(왼쪽)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미국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美상무부 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산업통상자원부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관세 조치 면제를 요청하는 한편, 한미 조선 협력과 향후 관세 이슈를 논의할 실무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양국간 정상 외교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뤄진 트럼프 2기 행정부 최초 통상 분야 장관급 협의여서 주목된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미국 상무부 회의실에서 면담을 갖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조현동 주미대사 등도 참여한 가운데 전반적으로 우호적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 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대부분 상품이 무관세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예외를 모두 없애는 방식으로 세계에 25%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쿼터(할당량) 안에서 무관세 수출을 하던 우리나라도 3월부터 관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더해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목표로 4월 2일부터 상대국의 비관세 장벽 요소까지 고려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에 FTA 체결국인 한국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양대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상태다.

앞서 안덕근 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우리나라는 원론적으로 한미 FTA도 있고, FTA 재협상 과정에서 비관세 장벽이 대부분 정리된 상황"이라며 "미국과 구체적 협의를 진행하면 여러 오해를 불식하고 건설적 대안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 행정부는 4월 1일까지 자국 무역 정책을 전반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자국 무역적자 해소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와 관련한 한국의 협력을 희망 뜻을 피력하면서도 대(對)한국 관세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덕근 장관은 미국산 가스·원유 등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통해 한국이 대미 무역수지 균형을 추구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미국측의 무역적자 해소 관심사에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장관은 특히 조선 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협력 의제에서 상호 우호적인 분위기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표명한 한미 조선 협력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민관 차원의 체계적 협력 준비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러트닉 장관도 이에 호응하면서 양측이 조선 협력을 구체화할 실무 채널 구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미국 정부에 우리가 장기 산업 협력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고 후속 논의 플랫폼을 만드는 데 안 장관의 방미 초점이 맞춰졌다"면서 "이번 만남이 끝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덕근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28일까지 워싱턴 DC에 머무르면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백악관 통상·에너지 분야 고위 관계자, 주요 싱크탱크 인사 등을 만난 뒤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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