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 전면적 체질 개선과 포트폴리오 내실 다지기 나서
- LG에너지솔루션, 양적 성장 넘어 질적 성장의 ‘엔솔 2.0’ 시대로
- 포스코퓨처엠, ‘품질·생산성·원료’ 제조 경쟁력… 연구개발 통해 시장 선도
- 에코프로, 하이니켈 고도화와 새로운 시장 창출로 ‘기술 쿠테타’ 일으키자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2023년은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의 큰 성장과 함께 K-배터리 3사로 불리는 셀 메이커들의 사업 확대와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소재 기업들의 성장이 눈에 띄는 한해였다.
올해 K-배터리의 이차전지 산업 핵심 키워드는 ‘기술 경쟁력 확보’로 해석된다. 이는 K-배터리 수장들의 신년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따로 신년사를 내지 않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초 신임 사장 취임사에서 그 방향성을 읽어낼 수 있다. K-배터리 기업들은 시장 확대에 따라 글로벌 무대에서의 시장점유율 지키기도 중요하지만, 향후 경쟁을 위해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공통된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본격 추진을 알렸으며,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카본 투 그린’이라는 사업 비전 아래 내실 다지기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또한 신임 사장 취임사를 통해 ‘엔솔 2.0’의 질적 성장을 예고했다. 아울러 포스코퓨처엠은 기술 품질력 강화와 ‘원팀 포스코퓨처엠’을 강조했으며, 에코프로 또한 하이니켈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미드니켈, LFP 등으로 확대한다는 기술력 강화를 강조했다.
◆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통해 시장 변화 이끌 것
삼성SDI 최윤호 사장은 지난 2일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신년사에서 “2024년은 전기차 캐즘(Chasm) 영역 진입과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으로 일시적 성장세 둔화가 전망되는 만큼, 사업 전 부문에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 사장은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사업화를 강조했다. 최 사장은 “최근 신설한 ASB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인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며, “전기차 보급률이 증가함에 따라 고객의 가격경쟁력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ESG 경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둔 최 사장은 “기존 고객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더욱 확대함과 동시에 신규 고객을 지속 발굴하고 그동안 부진했던 전자재료 소재 등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전하며, “우수 인재 확보와 글로벌 R&D 센터 확대 등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도록 힘써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준법경영과 ESG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SK이노베이션, 전면적 체질 개선과 포트폴리오 내실 다지기 나서
SK이노베이션 박상규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 계열 회사들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속가능 성장을 계속해 추구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신년사에서 박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그린에너지 & 소재기업(Green Energy & Materials Company)’으로 도약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며, “그린기술(Green Tech) 기반의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으로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의 토대를 만들어 냈다”며 그간의 사업성과를 평가하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박 총괄사장은 이른바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SK이노베이션 계열 모두가 본원적 사업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박 총괄사장은 “생존이 위협받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이라는 효율성 관점에서 전체적인 전략 방향을 재점검하고 경쟁력 강화방안을 도출하자”고 말했다. 이어 “구성원 모두가 비효율적이고 낭비되는 것들을 찾아내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 사업회사 간 시너지 강화 및 전체 관점의 자원 효율화, SK 고유의 ‘또 같이’ 경영 장점 극대화 등도 강조했다.
◆ LG에너지솔루션, 양적 성장 넘어 질적 성장의 ‘엔솔 2.0’ 시대로
LG에너지솔루션은 따로 신년사는 없었지만 지난해 12월 초 새로 취임한 김동명 사장의 취임사에서 향후 사업 추진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엄청난 양적 성장의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며, “품질 문제부터 경쟁사의 위협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인 이슈 대응에 전력하면서 나름의 값진 경험을 축적했지만, 깊이 있는 몰입과 성취를 이루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년이 양적 성장과 사업의 기반을 다진 ‘엔솔 1.0’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해 진정한 질적 성장을 이루는 ‘엔솔 2.0’의 시대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질적 성장을 이끌 이기는 전략과 성취 지향 프로페셔널 조직문화 조성에 주목했다. 그는 “제품 및 품질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며, “구조적인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외부적인 리스크에 노출되더라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리튬황, 전고체 등 다양한 미래 기술 개발을 지속 추진하고, 동시에 외부 업체와의 기술 협력도 확대해 차세대 전지에서도 리더십을 유지하고 신규 수익 모델도 적극 발굴해 나가자”고 사업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 포스코퓨처엠, ‘품질·생산성·원료’ 제조 경쟁력… 연구개발 통해 시장 선도
포스코퓨처엠 김준형 사장은 2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신년사를 공유했다. 시장의 어떤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이겨나갈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진정한 글로벌 톱티어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품질, 생산성, 원료 등에서의 수익성과 독보적인 제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극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고객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연구개발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며, “회사의 빠른 성장을 이끄는 다양한 배경의 우수 인재들이 ‘원팀 포스코퓨처엠’이 돼 적극 도전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겠다. 우리가 만드는 최고의 소재로 인류와 국가에 기여하겠다는 소재보국 정신을 바탕으로 최고의 회사로 발돋움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2024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및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인 성장 둔화와 함께 친환경·저탄소 메가트렌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 에코프로, 하이니켈 고도화와 새로운 시장 창출로 ‘기술 쿠테타’ 일으키자
에코프로 송호준 대표는 신년사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시장을 리딩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에코프로의 차별화된 기술인 하이니켈뿐만 아니라 미드 니켈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소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나가자고 말했다.
송 대표는 “에코프로는 차별화된 하이니켈 기술과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 구축을 통한 제조경쟁력의 뒷받침으로 시장을 선도해왔다”며, “하이니켈 기술을 보다 고도화시키고 미드니켈, LFP 기술은 더욱 발전시켜 ‘기술 쿠데타’를 일으키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 대표가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한 건 최근 전방산업 부진과 광물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위축된 이차전지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탄탄한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은 배터리 재활용부터 양극재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한 사업장에서 처리하는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씨엔지, 에코프로에이피등 가족사들이 생산 캐파 극대화 등을 통해 그룹 전체의 이익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