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버가의 석유수지를 국내로 수출해 이득을 취해오던 중국과 대만 업체들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반덤핑 조사'라는 칼을 빼들었다. 

중국산 석유수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조항에 힘입어 그동안 값싼 가격을 무기로 국내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불려왔다. 덤핑으로 인한 피해가 인정돼 FTA관세조항 보다 우선순위인 반덤핑관세 부과되면 이는 그대로 국내 업계 보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정부와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는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목한 중국 기업 4곳과 대만 기업 3곳을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5월31일 관련 조사 신청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며 반덤핑 조사의 필요성을 호소한 바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5월 말 중국·대만산 석유수지의 덤핑 수입으로 국내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받고 있어 무역위원회에 덤핑방지관세 부과에 필요한 조사를 요청했다"며 "국내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위해 향후 위원회 심판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중국과 대만 기업들의 덤핑률이 15.52%, 18.52%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당국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위원회는 "국내 산업 내수 부문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감소되는 추세를 살펴볼 때 국내 산업의 실질적 피해 등이 경미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덤핑 사실 및 국내 산업 피해에 대한 본건 조사를 개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석유수지는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가공해 페인트, 접착제 등의 제품에 점착성, 접착성을 부여하는 물질로, 산업 중간재 및 일반 소비재의 기초 원료로 사용된다.

한국은 석유수지에 기본 관세율 8%를 적용하고 있으나 중국산 석유수지 제품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가 적용돼 저가에 수입되는 사실상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

무관세에 덤핑까지 더해진 저가 중국산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우리나라의 대중 석유수지 수입량은 2020년 1만1028톤에서 2023년 1만7528톤으로 3년만에 58%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석유수지 판매를 담당하는 화학부문의 올해 1분기 영업익은 155억5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169억1191억원 대비 9.03% 감소했다. 화학부문의 다른 제품판매량 등 변수로,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중국산 저가 석유수지 유입이 영업익 감소에 일정부분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회사측은 추정되고 있다.  

무역위원회는 최장 5개월 이내에 덤핑여부에 대한 예비 판정을 내리고, 예비 판정 후 최장 7개월 안에 최종 판정을 내려야 한다.

덤핑 판정이 내려지면 기존 무관세가 적용되던 중국산 석유수지에 새롭게 산출된 관세가 부과하게 되고 이는 그대로 국내 업계에 대한 보호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덤핑 판정 피해 규모에 따라 관세가 재산정될 것”이라며 “반덤핑 관세는 WTO체제하에서 무역구제 조치 중 하나로 FTA 협정 관세율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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