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재생에너지 확산을 통한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이다. 눈앞의 이익만을 좇다가 이를 등한시하다가는 추후 세계 경제의 흐름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미 세계 여러 선진국들이 이러한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으며, 후발주자들 역시 흐름에 올라타고자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의 경제 상황이나 환경 요건 등을 고려했을 때, 신속한 재생에너지 전환이 다소 부담스러운 국가들에서도 재생에너지 확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활발한 움직임을 전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동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태양광발전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유럽 태양광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싱크탱크 Ember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1월~7월 동안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헝가리, 루마니아, 폴란드 등 중·동부 유럽 5개 국가의 태양광 발전량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이는 유럽 전체 태양광 발전량 성장률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며, 같은 기간 서유럽 태양광 5개국(벨기에,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남유럽 태양광 5개국(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터키), 북유럽 태양광 5개국(덴마크, 핀란드, 리투아니아, 스웨덴, 영국) 국가들이 기록한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다.
특히, 폴란드와 헝가리가 중·동부 유럽에서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증가를 주도했다. 폴란드는 2023년 4.6GW의 태양광 신규설비를 설치해 태양광 누적 설비용량이 15GW를 상회했다.
또한 2024년 1월~7월 동안 11.3TWh의 태양광 발전량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한 수치이다. 헝가리는 폴란드에 이어 중·동부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태양광 시장이며, 2023년 1.6GW의 태양광 신규설비를 설치해 누적 설비용량이 6GW 이상을 기록했다. 헝가리의 2024년 1월~7월 간 태양광 발전량은 5.8TWh로, 전년 동기 대비 47.7% 증가해 유럽에서 가장 빠른 증가율을 보였다.
유럽 내에서 석탄화력 발전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었던 폴란드와 헝가리의 급속한 태양광 발전 성장세는 이들 국가가 정책적으로 청정에너지 개발·보급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이다.
두 국가 모두 2050년까지 넷제로를 목표하고 있으며, 청정에너지 발전설비를 급속히 확대할 계획이다. 불가리아의 태양광 시장은 지난 3년간 약 3배 성장했는데, 태양광 누적 설비용량은 2021년 초 1GW를 상회하던 수준에서 2023년 말 약 3GW로 증가했다. 2023년 태양광 신규 설비용량은 약 1GW에 달할 전망이다.
폴란드와 헝가리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루마니아에서도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하고 있다. 연평균 일조 시간이 2,000~2,600 시간인 불가리아는 태양광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2023년 여름에는 몇 시간 동안 태양광 발전비중이 40%를 초과하기도 했다.
2023년 루마니아에는 태양광 신규설비 약 1GW가 증설됐으며, 약 2.9GW의 태양광 누적 설비용량을 기록해 총 설비용량이 전년 대비 약 30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루마니아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 설비를 8.3GW로 늘릴 계획이며, 이 중 2.5GW를 지붕형 태양광, 5.8GW를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solar parks)로 계획하고 있다.
중·동부 유럽 국가들의 태양광 발전량, 지난 3년간 연간 약 49% 증가
중·동부 유럽 내 대규모 태양광 발전기업들은 북유럽의 동종 기업들보다 76% 더 많은 태양광 발전량을 기록하고 있다. 불가리아 아프릴치(Apriltsi) 지역의 태양광 프로젝트는 중·동부 유럽에서 가장 큰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로 80만개 이상의 태양광 패널로 구성돼 있으며, 동유럽 전역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헝가리 서부에 위치한 60MW 규모 타폴차(Tapolca) 태양광 발전단지는 7월 말부터 가동을 시작해 연간 약 3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폴란드에서도 라이트소스 비피(Lightsource BP)가 개발한 40MW 규모 태양광발전 프로젝트가 가동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24년 1월~7월간 서유럽 태양광 5대 국가들의 태양광 발전량은 83.53TWh, 남유럽 태양광 5대 국가들은 76.12TWh, 중·동부 유럽 태양광 5대 국가들은 25.2TWh를 각각 기록했다.
중·동부 유럽 국가들의 발전량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이나, 이들 국가의 태양광 발전량은 지난 3년 동안 연간 약 49% 증가했다. 동기간 유럽 전체(19%), 서유럽(16%), 남유럽(21%)의 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증가세가 향후 10년간 지속된다면, 중·동부 유럽 5대 국가의 총 태양광 발전량이 2029년에는 서유럽을, 2030년에는 남유럽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