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태양광 굴기’를 앞세워 저가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오던 중국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며, 이제 가격뿐만 아니라 성능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약진에 국내 태양광 제조기업들은 자칫 산업망 붕괴까지 고민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최근 우리 정부는 국내 기업들과 함께 차세대 태양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 ‘탠덤 태양광 모듈’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태양광 가치사슬 전반에서 중국의 지배력이 확대되고,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미래 유망기술 선점을 통해 산업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때 글로벌 태양광 모듈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던 일본 역시 차세대 태양광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에 나섰다. 2004년 전세계 태양광 모듈 제조 비중의 50% 이사을 차지했던 일본은 2022년 0.2%에 불과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미미해졌다. 이에 차세대 태양전지를 통해 다시 한번 태양광 패권 도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경제산업성은 태양광발전 도입 확대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민관협의회를 설치해 논의를 거쳐 ‘차세대 태양전지 전략’을 수립했으며, 제7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페로브스카이트 양산 기술 확립, 생산 시스템 정비, 수요 창출 등 추진
2040년에 일본 내 도입량 약 20GW(비용이 대폭 하락한 경우 40GW 이상), 해외 도입량 500GW 이상을 목표로 2025년부터 일본 차세대 태양전지 시장 조성을 추진한다.
경제산업성은 페로브스카이트의 발전비용을 2030년에 14~20엔/kWh, 2040년에 10~14엔/kWh 이하를 목표로 제시했으며, 일본 정부는 해당 전략에 의거해 페로브스카이트를 중심으로 양산 기술 확립, 생산 시스템 정비, 수요 창출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그린 이노베이션(Green Innovation) 기금을 활용해 NEDO를 통한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 프로젝트’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 개발을 지원해 발전비용을 2025년까지 20엔/kWh, 2030년까지 14엔/kWh 실현을 목표로 한다.
또한, 탠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실현을 위한 연구 개발 지원에도 나선다. 2030년까지 대규모 페로브스카이트 생산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를 지원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관계 사업자를 대상으로 투자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초기수요 창출을 위해 정부 시설 등 공공부문에서 적극적인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정부는 2030년에 설치 가능한 건축물 등 약 50%, 2040년에 설치 가능한 건축물 등 100%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중 페로브스카이트 도입 목표를 검토할 예정이며, 조달가격산정위원회는 FIT/FIP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대상으로 한 신설 구분 창설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하중이 약한 지붕 및 벽면에 설치될 것으로 고려되고 있다. 향후 국토교통성 등과 연계해 시공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안전성 및 내구성을 강화한 제품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2012년 FIT제도 개시 이후 일본 내 태양광발전 도입량은 대폭 확대돼 태양광 발전량은 2012년 66억kWh에서 2023년 965억kWh까지 확대됐다.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0.6%에서 2023년 9.8%로 확대됐다.
그러나 최근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에 적합한 지역이 감소하고 있으며, 자연환경에 대한 영향을 우려해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한 설치를 규제하는 조례를 마련하는 지자체가 확대돼 신규 도입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벽면 및 창문 등에 설치가 가능한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세계 태양전지 생산량은 617GW(2023년 기준)이며, 실리콘계가 약 95%, 화합물계가 약 5%이다. 페로브스카이트가 포함된 유기계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는 페로브스카이트 상용화를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이 출발선을 지나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현재 주류를 형성 중인 실리콘 결정질 태양전지 시대를 종식하고, 보다 앞선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패권을 누가 쥐게 될지 치열한 각축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