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영풍·MBK가 전쟁 원하면 전쟁도 피하지 않을것"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임시주주총회에서 완패한 영풍·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관계자들을 형사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반면,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에 이사회 개방, 경영 참여 등을 제시하면서 대타협을 제안하고 나섰다. 경영권을 방어한 고려아연측이 MBK의 금융자본을 염두에 두고 자사의 산업자본과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내자는 긍정적 제안을 했으나 적대적 M&A에 실패한 MBK파트너스측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고려아연은 다만 영풍·MBK가 ‘전쟁’을 지속하길 굳이 원한다면 결코 피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태도도 동시에 밝혔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이제중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 신봉철 노동조합 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이같은 내용의 제안을 내놓았다.
박기던 고려아연 대표는 이날 “억지로 만들어낸 주장과 비방이 난무하는 소모적인 갈등을 멈춰야 할 때”라며 “(고려아연, 영풍·MBK 등) 분쟁의 당사자가 함께 소통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특히 MBK파트너스에 대해 적이 아닌 새로운 협력자로서의 대타협을 제안했다.
그는 “상호 소통을 위해 이사회를 MBK에게 전향적으로 개방할 수 있다”면서 “MBK가 원한다면 경영참여의 길도 열어 놓겠다”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는 이어 "MBK는 사모펀드로서 굉장히 성공한 회사"라고 언급하면서 “MBK의 금융자본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려아연의 산업자본에 대한 깊은 이해를 섞을 수 있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표는 “다만 영풍·MBK가 전쟁을 지속하겠다고 한다면 고려아연 전 임직원, 기술진, 노조는 그 전쟁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태도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MBK가 고려아연 경영진에 대한 형사고발 조치를 예고한데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이날 오전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박기덕 대표 등 신규 순환출자 형성에 가담한 관계자들을 공정거래법 위반·배임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기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협력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MBK는 자금력이 우수한 사모펀드로, 앞으로 우리가 (고려아연 신사업)트로이카 사업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하면서 “다만 아직 접촉은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영풍·MBK 등이 위법이라 주장하는 고려아연 손자회사 SMC의 영풍 지분 취득과 그로인한 신규 순환출자 형성과 관련, “(공정거래법) 위반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