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미국 조선산업을 재건하고 중국 해군과의 함정수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맹인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미국 싱크탱크에서 제시됐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퍼시픽포럼은 14일(현지시간) 발간된 기관지 ‘팩네트(PacNet)’에 박진호 한국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이 쓴 ‘한국의 도움으로 미국 조선업이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With South Korea's help, can US shipbuilding catch up with China?)’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이 칼럼에서 박 위원은 “미 행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미국 조선 산업의 붕괴인데, 이는 미국 단독으로 되돌릴 수 없을 것 같다”면서 “현재 가장 생산적인 옵션은 한국과 같은 동맹국과의 조선 분야에서 파트너십”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 해군의 성장과 미국 조선 능력의 쇠퇴를 이러한 제안의 이유로 들었다. 박 위원은 “중국 해군은 2030년까지 약 435척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미 해군(약 290척)을 훨씬 능가하는 수치”라며 “이 격차를 5년 안에 해소하려면, 중국이 전 세계 해양에서 독보적인 초강대국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하고 창의적이며 파격적인 해결책(urgent, creative, and unconventional solutions)’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980년대 초만 해도 미국 내 조선소는 300개가 넘었지만 아직 운영 중인 조선소는 20개 미만”이라며 “이제 100년 된 존스 법(Jones Act)과 같은 미국 해양 산업과 법률에 대한 종합적인 개편 없이는 한때 세계를 선도했던 미국의 조선 역량을 되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를 포함해 미국이 초당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미국 내에서 더 많은 선박을 건조하려고 하지만,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며 “인도에 시간이 걸리는 값비싼 미국산 선박에 대한 시장은 충분치 않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은 대안으로 한국을 제시하면서 “(한국은) 세계 조선 시장에서 중국의 주요 경쟁자이며 미국의 유휴 조선 능력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세계 1위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지난 10년 동안 약 3000척의 상선 및 해군 함정을 건조했으며, 그 중 50%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수출했다”며 한국 대표 조선업체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적합한 파트너로 제시했다.

먼저 한화오션의 경우 필리조선소 인수 후 현재 필라델피아에서 미 해군을 위해 선박 유지보수·수리·정비(MRO)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30년까지 미국 테라파워와 협력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추진 선박을 개발하는 데 최대 2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박 위원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이지스 전투 시스템 등 자체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 최초의 완전 전기 추진 구축함 건조를 위한 협력을 논의 중”이라며 “전례없는 이번 협력은 미국 조선사들이 할 수 없는 미국의 전략적 요구를 보다 비용 효율적이고 시의적절하게 충족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간 조선업 협력은 중국의 적극적인 해상 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연합 해군 작전 능력을 조정하는 데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는 일본도 포함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동북아에서 한미일 3국 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위원은 특히 “70년 동안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인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붕괴하는 미국 조선 산업을 시급히 되살리는 최선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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