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리튬 전기차 화재에 안전성 높은 '나트륨배터리' 주목...애경케미칼도 관심주?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08.1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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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케미칼, 올해 고성능 나트륨배터리 음극재 '하드카본 개발'
나트륨배터리, 안정성과 불연성 전해질로 화재에 안전성 높아
"현재라도 양산 가능한 상태...해외 배터리 업체들이 관심 더 커
나트륨이온배터리 음극재 '하드카본' 생산라인을 갖춘 애경케미칼 전주공장/사진 = 애경케미칼
나트륨이온배터리 음극재 '하드카본' 생산라인을 갖춘 애경케미칼 전주공장/사진 = 애경케미칼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최근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이어지면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로 번지는 등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에 공동주택과 지하주차장이 도처에 널려 있는 국내 상황이 맞물리면서 이같은 우려는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트륨이온배터리(Sodium Ion Battery ·SIB)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나트륨이라는 말 그대로 소금으로 만드는 배터리인데 현재 자동차배터리로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 보다 가연성이 낮아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값비싼 리튬보다 소금이 원료여서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애경케미칼은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음극재로 사용되는 고성능 '하드카본'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하지만 나트륨이온배터리가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밀리면서 그동안 빛을 못본 '숨겨진 진주'였다.  

에경케미칼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외업체들은 이미 큰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이제야 나트륨배터리의 가치에 눈을 뜨는 수준인듯 싶다"고 귀띔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케미칼은 이미 지난 4월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음극재 주소재인 고성능 하드카본 개발에 성공했다.  애경케미칼의 한 관계자는 “전주공장을 중심으로 전기차용으로도 쓰이는 나트륨이온배터리의 고성능 하드카본 양산 준비도 일찌감치 마친 상태”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기차배터리시장은 여전히 리튬이온배터리가 대세로 통한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에만 치중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150-220Wh(와트시)/kg로, 나트륨이온배터리(140~160Wh/kg)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최근 화재 사건에서 보듯 리튬이온배터리는 양음극재가 분리막 결함으로 서로 직접 접촉하면 화재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양·음극재를 둘러싼 전해질도 휘발성이라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게 된다. 이른바 ‘열폭주’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최근들어 가연성이 낮은 나트륨이온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높고 전해질이 불연성이어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화재로부터 훨씬 안전하기 때문이다. 값비싼 리튬 대신 저렴한 나트륨을 사용한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올해 1월 중국 자동차기업 JAC는 세계 최초로 나트륨이온배터리를 탑재한 '이웨이 3'를 시장에 선보이는 등 나트륨배터리 전기차 분야에서 한국을 한참 앞서가고 있다.

문제는 국내 배터리업계에서 여전히 나트륨이온배터리와 하드카본의 잠재가치에 대해 제대로 눈뜨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배터리화재 공포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체재를 찾는 노력도 현재로서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해외업체들로부터의 나트륨이온배터리에 관해 문의는 적잖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숨은 가치에 더욱 눈뜨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애경케미칼의 하드카본 양산 역사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당시의 하드카본은 주로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대형 시스템을 위한 것이어서 자동차 배터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만 해도 하드카본이 음극재로 사용되는 나트륨이온배터리가 크기 대비 효율이 떨어져 전기차용으로는 성능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바뀐만큼 업계에서도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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