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연 플라스틱 기판에도 적용할 수 있어 상용화 기대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그중에서도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가 한 발 앞당겨졌다. 국내 연구진이 저온 공정에서도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확보한 차세대 태양전지 제조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차세대에너지연구소 강홍규 책임연구원·장수영 연구교수·이광희 교수 연구팀이 저온 공정에도 17.48%의 효율과 광 안정성이 현저히 개선(360분 동안 출력감소율 기존 45%→ 5%)된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전자수송층(electron transport layer)으로 주로 사용되는 주석산화물(SnO2)은 일반적으로 150도 이상의 고온에서 열처리되지만, 이는 유연 투명전극으로 주로 사용되는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합성수지)에 열적 수축과 같은 악영향을 준다.
이에 연구팀은 고온 열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프탈렌 디이미드(naphthalene diimide) 물질을 도입해 저온 공정에서도 균일한 전자수송층 박막을 형성했다.
개질된 전자수송층을 기반으로 한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17.48%의 효율을 나타냈으며,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인듐주석산화물(ITO)이 포함되지 않은 유연 투명전극 필름 가운데 저온 공정으로 제작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중 가장 높은 효율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개질된 SnO2 사용해 광 안정성 개선… 초기 출력 대비 5% 감소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 전자산업에 폭넓게 이용되는 투명전극인 ‘인듐주석산화물’은 높은 희소성으로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물질의 고유한 취성으로 인해 반복적 굽힘, 열응력에 의한 균열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인듐주석산화물이 포함되지 않는 유연 투명전극의 개발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연구팀은 개질된 주석산화물(SnO2)는 전자수송층과 페로브스카이트층 사이의 결함을 줄이고, 비발광재결합을 억제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향상시켰다.
그 결과, 최대 출력 상태 기준으로 측정한 출력이 기존의 SnO2를 사용한 경우에는 주변 공기 환경에서 360분 동안 초기 출력 대비 45% 감소한 반면, 개질된 SnO2를 사용한 경우에는 초기 출력 대비 5%만 감소해 광 안정성이 현저히 개선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 안정성은 태양광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태양광 환경에 노출시켰을 때, 초기 출력 대비 감소율을 통해 태양전지의 수명을 확인할 수 있어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GIST가 국내 최초로 원천기술을 개발해 ‘원스’에 기술이전하고, 원스에서 ‘엠에스웨이’로 전용실시권을 부여해 양산화에 성공한 ‘유연 투명전극 제조 기술’을 적용한 산학협력의 성과여서 그 의미가 크다.
엠에스웨이는 GIST가 원스에 기술이전한 국내 생산이 불가능해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인듐 기반 투명전극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전용실시권으로 받아 업계 최초로 유연 투명전극 필름을 국산화하고 양산화해 국내·외 여러 기관들에 납품하고 있다.
GIST 강홍규 책임연구원은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에 큰 걸림돌인 고온 공정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저온 공정을 통해 높은 에너지 변환 효율을 갖는 ITO-free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유연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사업, 광주과학기술원 차세대에너지연구소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물리학 및 응용분야 JCR 상위 7.26% 논문인 ‘스몰(Small)’에 2024년 7월 15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