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인영 기자] AI 시대를 맞아 우리 산업의 전망과 향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교류의 장이 열렸다. 현장에서는 산업 AI 선도를 위해 투자환경 개선과 제도 마련히 하루 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정부는 출범을 앞둔 대통령 직속 국가AI위원회를 중심으로 국가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안덕근 장관과 12명의 산·학·연 출신 AI 전문가 위원을 비롯한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대한상의에서 제2차 ‘AI산업정책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AI 시대의 신(新) 산업정책’ 수립 총괄을 위해 산업부 장관과 공학한림원 회장(김기남)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민관합동 위원회로 지난 5월 8일 공식 출범했다. 산하에는 18명의 본위원회 아래 180여명의 산·학·연 민간위원들로 구성된 분과별 작업반을 운영하고 있다.
분야별 AI 전략에 따라 △AI 자율제조 전략 1.0(5월 8일) △AI 디자인 확산 전략(7월 9일)을 발표한데 이어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 출범(7월 22일) 등의 성과를 거뒀다. 오는 10월에는 ‘제1기 자율제조 선도프로젝트’를 선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민간 정책 제언과 6대 분야별 전략에서 발굴된 법·제도상 과제 등을 반영해 전문가 보완을 거쳐 ‘인공지능 산업활용 촉진법’을 마련하고, 국회 협의 등을 거쳐 입법화할 예정이다.
‘투자·입지·인력’ 패키지 지원··· 산업 내재화 추진
이날 회의는 지난 5월 8일 위원회 출범 이후 200여명의 민간위원이 약 4개월간 작업한 결과를 점검하고, 작업 결과에 대해 AI 산업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국내 AI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렸다.
위원회에서는 그간 △기술전망 △미래산업 전망 △표준 △정책제언 등 4개 분과위 논의사항에 대해 중간보고 했다. 4개 분과위는 지난 4개월간 총 45차례의 회의와 통합워크샵(8월 8일)을 통해 AI 시대 우리 산업의 전망과 향후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기술전망·미래산업 분과는 AI가 적용될 수 있는 산업의 핵심 과업(task)을 정의하고, 자동차·조선·철강·가전 등 주요 제조업이 AI 적용에 따라 어떻게 변화할지를 전망했다. 핵심 과업에는 △시장예측 △공급망·구매 △R&D △디자인 △공정최적화 △자율제조 △예지보전·품질관리 △물류·유통 △고객케어 △안전 △인력교육 및 훈련 △보안 등이 있다.
이와 별도로 산업부와 산업연구원, 대한상의는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공동으로 ‘AI 활용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 기업의 AI 활용률은 30.6%로 지난 2021년 조사된 14.7%(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비해 2배 이상 상승했으나 제조업(23.8%)과 중소기업(28.7%)은 상대적으로 활용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에서는 산업데이터의 활용 촉진, 민간 초기 투자 지원, 대표 프로젝트(Flagship Project) 지정을 통한 우수사례(best practice) 확산 등을 향후 집중해야 할 정책방향으로 꼽았다. 특히 AI를 활용한 혁신 속도가 중요한 만큼 산업 AI 선도를 위한 투자환경과 제도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유망 산업 중심으로 신속한 AI 활용을 이끌어가기 위해 지난 5월 8일 발표한 ‘AI 자율제조 전략 1.0’과 7월 9일 발표한 ‘AI 디자인 확산 전략’에 이어 연구개발(R&D), 유통, 에너지 분야 활용 촉진 전략을 하반기 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AI 시대 핵심 하드웨어인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별도 육성 전략도 빠른 시일 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 안덕근 장관은 “AI는 반도체와 같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새로운 산업의 쌀이 될 것”이라며, “AI를 활용하는 산업과 기업에 투자, 입지, 인력 등을 패키지 지원해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AI를 활용해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의 제도 설계와 AI 시대 더욱 중요해진 데이터·전력인프라 등의 확충도 중요한 과제”라면서, “곧 출범할 대통령 직속 국가AI위원회를 중심으로 산업의 AI 활용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공학한림원 김기남 회장은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혁신을 넘어 국가간 경제안보의 중추로 자리잡고 있다”며, “새로운 기술의 신속한 활용과 전환은 우리의 강점인 만큼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AI 시대를 선도하면서 세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표준 17종 개발··· AI 표준강국 도약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날 위원회에서 글로벌 AI 표준강국 도약을 위한 ‘인공지능(AI) 표준화 전략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지난 5월 발표된 ‘첨단산업 국가표준화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인공지능 표준화포럼, 산·학·연 간담회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수립됐다.
로드맵에 따라 세계 시장 선도를 위한 국제표준 17종의 적기 개발을 추진한다. 초거대 생성형 AI의 신뢰성 문제 등이 최근 이슈가 되는 가운데 ‘AI 생성 모델의 안전성 평가 표준’ 등을 개발하고, 휴대폰과 같은 온디바이스에 AI를 적용하는데 꼭 필요한 ‘AI경량화 모델링’, AI 시스템 개발 조직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AI 성숙도 모델’ 등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 표준을 선제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 내재화를 지원하는데 필요한 국가표준 30종을 보급한다. 국내 기업의 AI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전기전자제품 AI윤리 가이드라인’ 등 7종의 고유 표준과 함께 국내 기업이 참고해야 할 ‘AI경영시스템(ISO/IEC 42001)’ 등 국제표준 13종에 대한 국가표준을 빠르게 보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산업정책 2.0’ 등 정책과 연계해 자동차, 조선, 철강, 제조로봇 등 주력 산업의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는 업종별 맞춤형 표준 10종을 개발·보급한다.
또한 인공지능 표준화 기반 조성을 위해 산업인공지능 표준화포럼을 확대 운영해 산업계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표준화 종합지원센터’를 구축해 기업과 전문가의 표준개발을 전주기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표준강국과의 양자협력을 작업반 수준까지 구체화하고, 동북아(한중일) 표준협력포럼과 더불어 인도, 호주 등 우호 국가와 공통이슈를 발굴하는 등 표준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안 장관은 “인공지능 시대에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핵심이 되는 국제표준을 적기에 개발하는 속도, 기업 등 민간이 필요로 하는 국가표준 보급, 지속적인 표준활동을 지원하는 기반 조성이 중요하다”면서, “인공지능 표준화전략을 차질 없이 수행해 인공지능 강국으로 우뚝서는 데 이바지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