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우리 주요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배터리 산업에서 주요 소재인 음극재의 중국 의존율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여파로 포스코퓨처엠의 공장 가동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음극재 생산 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공장 가동률이 4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상반기 음극재 부문 매출은 99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가량 감소했다.
이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음극재 수요가 줄어든 데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 음극재의 재료인 중국산 흑연을 배제하는 ‘외국우려기업(FEOC) 규정’이 2026년까지 유예되면서 중국산 흑연계 음극재를 사용하는 전기차도 향후 2년 동안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되면서다.
양극재와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음극재는 배터리의 충전 속도와 수명을 좌우한다. 양극과 음극이 만나는 단락 현상이 발생하면 전기차 화재로 이어지는 만큼 음극재 제조 기술은 전기차의 안전과 직결된다.
문제는 현재 전 세계 음극재 생산의 90% 이상을 중국이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점유율도 중국 업체들이 1~9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유일의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 생산 업체지만, 중국 업체 등살에 점유율은 간신히 10위에 머물렀다.
음극재 핵심소재인 흑연도 중국산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실정이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천연흑연의 97.2%, 인조흑연의 95.3%를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는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IRA가 포스코퓨처엠에게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FEOC 규정 적용이 2년 유예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를 포함한 글로벌 배터리사들이 2026년 말까지는 값싼 중국산을 쓸 수 있게 됐다.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하반기 음극재 매출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전기차에 국내 소재를 사용한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보조금을 더 주는 ‘한국판 IRA’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2024년 경제분석 및 산업통상자원 정책 방향 연구’ 보고서에서 “중국의 전기차 생산 보조금, 미국의 셀 생산 보조금과 같이 국내 음극재 공장에 대한 생산 보조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