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뒤늦은 알뜰폰 시장 진출…규제 강화·시장 둔화 속 '승부수'
  • 이주엽 기자
  • 승인 2025.02.1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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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 모델을 과기부에 제안
선발주자인 국민은행 알뜰폰 사업 적자, 시장상황 녹록지 않아

 

서울 중구 회현동의 우리은행 본사 전경 / 사진=우리은행<br>
서울 중구 회현동의 우리은행 본사 전경 / 사진=우리은행<br>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우리은행이 알뜰폰(MVNO) 시장에 뛰어든다. 하지만 시장 성장세 둔화와 대기업 계열사의 점유율 확대,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 사업 성공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알뜰폰 사업은 등록제여서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별도의 인허가 절차없이 진입할 수 있다. 과기부의 서류 심사는 약 한 달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이 내놓을 알뜰폰 브랜드는 ‘우리WON모바일’이다. 우리은행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 모델을 과기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선발 주자인 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은 2019년 진출 이후 5년간 총 60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가입자 수는 목표치였던 100만 명을 크게 밑도는 42만 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

더 큰 문제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계열사가 알뜰폰 시장을 장악해가는 흐름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기준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47.6%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중소 사업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세종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을 매각 추진 중이며 여유모바일도 최근 사업을 정리했다.

여기에 대기업과 은행 계열 알뜰폰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법안도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야권 주도로 추진 중인 해당 법안은 대기업 계열사의 시장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위원장은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맡고 있다.

국민은행을 포함한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51.8%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우리은행은 남은 8% 시장을 두고 통신 3사 계열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의 알뜰폰 사업이 비이자수익 확대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전국적인 점포망을 활용했음에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한계를 보였다”며 “우리은행 역시 비슷한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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