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의 ‘팀킬’ 광고에 한우업계 반발... 한우자조금 "왜곡된 정보로 소비자 오해, 축산업 상생 해쳐"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5.05.2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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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단백질 1위 주장 광고에 한우업계 반발
한우자조금 “왜곡된 정보 전달...소비자 오해 우려”
한돈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돼지고기가 3대 육류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다고 홍보하면서 한우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한돈자조금 홍보 광고 및 게시물과 각 위원회 CI . / 사진 = 한우자조금, 한돈자조금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국산 돼지고기 소비 촉진을 위해 제작된 광고가 오히려 국내 축산업계의 갈등을 야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이하 한돈자조금)가 최근 선보인 TV 광고에서 돼지고기가 3대 육류(소·닭·돼지)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다고 홍보하면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이하 한우자조금)를 비롯한 한우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우자조금 측은 "해당 광고가 잘못된 데이터를 근거로 소비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며 "축산업계의 상생관계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한돈자조금측에 광고 정정 요청 공문도 보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돈자조금 '한계 없는 능력 국돼 한돈' 캡처 화면
한돈자조금 TV광고 '한계 없는 능력 국돼 한돈' 캡처 화면

◆ 광고 근거 논란... 비교 기준 · 출처 불분명

문제의 광고는 ‘한계 없는 능력, 국돼 한돈’이라는 제목으로 송출된 2025년 TV 광고로 “돼지고기의 단백질 함량이 100g당 21.2%로 닭고기(19.5%)나 쇠고기(16.6%)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한돈자조금은 이 수치를 축산물이력제 축산홍보관 홈페이지에서 발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우자조금은 해당 데이터의 출처 확인을 위해 축산물품질평가원에 수차례 문의한 결과, 평가원 측 역시 비교 기준과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해당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식량과학원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해당 수치는 실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위별 차이는 있지만, 한우 1등급 생살코기(100g당 20.22g)의 단백질 함량은 돼지고기(100g당 19.45g)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2등급 역시 100g당 19.99g으로, 돼지고기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쇠고기와 돼지고기 간 단백질 함량은 부위별로 우열이 갈린다. 등심과 안심 등 일부 부위는 돼지고기가 높지만 목심이나 사태 등 저지방 부위는 한우가 앞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우(1등급)과 돼지고기의 성분 분석표/ 사진 =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한우(1등급)와 돼지고기의 성분 분석표/ 사진 =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단백질만 강조한 비교…영양학적 균형 무시

한우자조금 측은 한돈자조금이 영양학적 균형을 무시하고 오직 단백질 함량만을 강조함으로써 한우의 영양 가치를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우는 철분, 아연, 아미노산 등 다양한 영양 성분에서 돼지고기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식량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한우 1등급 생살코기(100g 기준)의 철분 함량은 2.42㎎으로, 돼지고기(0.6㎎)보다 4배 이상 많고 아연도 한우가 2배 이상 높다. 총 아미노산 함량 역시 한우가 돼지고기 보다 높았다.

한우 등심(단백질 15.61g)은 대표 돼지고기 부위인 삼겹살(13.27g)보다도 단백질 함량이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백질 수치만 단편적으로 비교해 한우의 영양학적 가치를 왜곡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오해를 줄 수 있으며, 공정한 축산물 홍보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 “정확한 정보로 상생해야...축산물 신뢰도 저하 우려”

한우자조금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한돈자조금 측에 광고 정정 요청을 공식적으로 전달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우 관계자는 “상생을 무시한 일방적인 홍보는 국내 축산업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지속가능한 축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축종 간 비교 보다는 상생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우자조금측은 앞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한우의 영양학적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출처가 명확한 자료를 통해 한우 고기의 영양적 차별성과 기능적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에 적극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 축산업계, “상생 위한 광고 윤리 기준 필요”

이번 논란은 국산 축산업계의 내부 경쟁이 자칫 소비자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나친 비교 중심의 홍보는 전체 국산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광고에 활용되는 데이터의 기준과 업계 간 협의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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