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ESS리더스클럽 19] 엔라이튼 이영호 대표, “새로운 시대 맞이하는 재생에너지… 태양광 구독으로 연다”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5.07.01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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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유지관리와 전력거래까지 통합해 태양광 구독 모델 고도화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태양광은 전 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전략’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과 RE100,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가장 필수적인 에너지원으로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서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엔라이튼은 하드웨어 중심의 전통적인 발전사업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플랫폼으로 에너지 산업을 재구성하고 있는 기업이다.

엔라이튼은 2016년 창업 이후, 에너지를 연결하는 디지털 신뢰망을 만드는 데 집중해왔다. 대표 플랫폼 ‘발전왕’은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정보를 실시간으로 집약하고 분석하며,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전력중개시장’의 허브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RE100 구독형 모델’을 통해 기업들이 초기 투자 없이도 태양광 전기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AI 기반 예측 기술까지 접목하며 전력망 유연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본지는 올해 태양광, ESS 업계 CEO 릴레이 인터뷰 기획을 통해 관련 산업 대표 리더들의 목소리를 조명하고,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과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호의 주인공은 엔라이튼 이영호 대표다. 

이 대표는 “우리가 구축한 기술 기반은 에너지 시장의 정보 격차를 줄이는 출발점”이라며,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신뢰 기반의 시스템이 필요하고, 안정성을 갖춘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엔라이튼 이영호 대표 “우리가 구축한 기술 기반은 에너지 시장의 정보 격차를 줄이는 출발점”이라며,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신뢰 기반의 시스템이 필요하고, 안정성을 갖춘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올해 태양광 산업의 최대 화두는 무엇인가?

올해 태양광 산업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경제성’이다. 과거에는 ESG 경영이나 RE100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재생에너지가 가장 실용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106원대에서 180원 이상으로 약 70% 가까이 상승했다. 엔라이튼의 구독형 태양광 모델을 활용할 경우, 20년간 고정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전기요금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장기적인 에너지 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과거에는 RE100을 선언한 일부 대기업 중심의 수요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중소·중견 제조기업들도 자발적으로 태양광 도입을 검토하는 추세다. 이제 태양광은 선택이 아닌 필수 자원이며, 산업 구조 자체가 변화하는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엔라이튼은 국내 재생에너지, 전력산업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거듭해왔다. 그 배경과 성과는?

엔라이튼은 2016년 창업 이후, 재생에너지 시장을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재해석해왔다.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 사업과 달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너지를 연결하는 플랫폼 구조를 지향해온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그 대표적인 성과물이 바로 ‘발전왕’ 플랫폼이다. 현재 발전왕에는 2만8,800개의 태양광발전소가 등록돼 있으며 총 발전용량은 6.5GW에 이른다. 이는 국내 전체 발전소 13만개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단일 플랫폼 기준으로는 국내 최대이자 시장점유율 1위이다.

발전왕은 발전량, 설비 상태, 이상 유무 등의 데이터를 자동 분석·시각화해 소규모 발전소도 대기업 수준의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네이버, 현대차 등의 고객사와 함께 RE100 이행을 위한 PPA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기술과 데이터를 통해 에너지 시장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새로운 신뢰 기반의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해온 것이 엔라이튼의 핵심 성과라고 생각한다.

엔라이튼이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업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RE100 구독형 모델, 다른 하나는 PPA(전력구매계약) 기반 전력중개 사업이다.

RE100 구독형 모델은 고객사의 공장이나 물류센터 등 유휴 공간에 태양광 설비를 무상으로 설치하고, 고객은 초기 투자비용 없이 매월 발전량에 따라 구독료만 납부하는 구조이다. 이 모델은 전기요금 절감, RE100 이행, 탄소배출 저감, 설비 유지보수 부담 제거 등 다양한 실익을 동시에 제공한다. 특히 설비 구축부터 금융 연결, 발전량 예측, 거래 구조 설계까지 전 과정을 엔라이튼이 일괄 지원함으로써, 고객사 입장에서는 간편하고 신뢰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다.

PPA 사업은 발전왕 플랫폼에 등록된 수많은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모아 RE100을 이행하려는 기업에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계약 기간은 20년이며, 고정가격 계약이 가능하다 보니 전기요금 리스크를 줄이려는 고객사들의 반응이 좋다. 최근에는 현대차 및 KT&G와 20MW 규모의 장기 PPA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엔라이튼 이영호 대표는 “현재의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AI 기반 예측 기술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RE100, 전력시장, 분산에너지 등 에너지 산업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한 의견은?

에너지 산업은 현재 기술 혁신, 제도 변화, 글로벌 공급망 압력이라는 세 가지 변화가 동시에 작동하는 전례 없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RE100은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았으며, 애플처럼 공급망 전반에 이행을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국내 제조기업에도 생존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접 PPA 도입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기업들에게 보다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에너지 전략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엔라이튼은 이러한 변화에 가장 적합한 구조를 갖춘 기업이다. 

기술 기반의 전력 예측 시스템, 고객 맞춤형 금융 솔루션 설계 역량, 그리고 수요자와 발전소를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 구조 등은 시장이 요구하는 복합적 조건들을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한다. 변화는 리스크가 아닌 기회이며, 엔라이튼은 이를 현실로 만들 준비가 돼 있다.

이와 관련해 어떤 새로운 전략이나 준비를 하고 있나?

엔라이튼은 현재의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AI 기반 예측 기술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출력의 간헐성 문제를 정교하게 다루는 기술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엔라이튼은 발전왕 플랫폼을 통해 전국 수만개 발전소에서 들어오는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발전량과 수요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이러한 예측 기술은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전력망 안정성 확보,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효율적인 전력 매칭, 그리고 유연한 수급 조절까지 가능하게 한다. 결국 이러한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재생에너지가 주력 전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며, 그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엔라이튼이 추구하는 핵심 전략이다.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의견은?

전기요금 체계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격거리나 인허가와 같은 요소들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기저는 결국 ‘요금 구조’라고 생각한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은 경부하, 중간부하, 최대부하로 나뉘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 체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태양광 전기의 활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최대부하 시간대에 전기요금이 200원 수준일 때, 태양광 전기를 150원에 사용할 수 있다면 명확한 경제적 유인이 발생한다.

다만, 배터리(ESS)는 아직 경제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전기요금 구조의 변화, 보조금 정책 도입, 혹은 배터리 가격 하락이 필요하다. 다행히 올해는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으며, 이는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엔라이튼의 2025년 주요 사업 계획과 장기적 목표는?

올해 엔라이튼의 핵심 사업 계획은 ‘구독 모델의 고도화’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전략으로,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이 큰 기업이나 RE100 이행이 필요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유입되며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현재 엔라이튼은 구독형 모델을 O&M, IoT 장비, PPA까지 통합한 서비스 상품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에너지 솔루션을 지향하고 있다.

또 하나의 핵심 방향은 플랫폼화다. 구독 모델뿐만 아니라 발전소 관리, 장비 공급, 전력 거래와 판매까지 포괄하는 통합 구조로의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는 기존의 입찰 중심, 제도 중심의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자체 수익 구조를 갖춘 자립형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장기 전략에 해당한다. 

엔라이튼은 시장 변화에 휘둘리지 않는 구조적 자립성과 기술 기반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선도하고자 한다.  

시장 변화에 휘둘리지 않는 구조적 자립성과 기술 기반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선도하고자 한다.

엔라이튼 이영호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태양광 산업에 참여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7년, 전라남도 정읍의 과수원 부지를 매입해 개발한 첫 태양광발전소가 기억난다. 땅 매입부터 인허가, 건설까지 모두 직접 수행해 4.5MW의 발전소를 자체 개발했다. 당시 땅 주인분과 마지막 사과 수확도 함께하고, 100kW는 감사의 의미로 연금처럼 남겨드렸다. 그 때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소중한 낭만으로 기억할 수 있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 혹은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 

페어(fair)하고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채용이든 보상이든, 특정 상황에 휘둘리지 않게 공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또 하나는 ‘위임’이다. 직원들에 기회를 많이 주는 편인데, 이를 가능케 하려면 대표가 예측 가능한 리더여야 한다. ‘대표는 이러한 상황이면 이렇게 판단할 거야’라는 소통과 신뢰가 필요하다. 그래야 자율성과 책임이 함께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서 개인적으로는 ‘내가 100을 할 수 있는데 50만 한다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회사도 그렇고 개인도 그렇고, 가진 역량을 충분히 쓸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본다.

 최근 감명 깊게 본 문화콘텐츠가 있다면? 

테니스 다큐멘터리 <브레이크 포인트>가 있다. 테니스 경기에서 굉장히 중요한 승부 요소가 되는 ‘브레이크 포인트’를 제목으로 썼는데, 멘탈리티와 루틴, 집중력에 대한 이야기들을 잘 담아냈다. 테니스는 멘탈 게임이다. 회사 운영에서도 멘탈 관리가 중요한데, 그러한 부분에서도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또 하나는 <머니볼>이라는 책이다. 스타트업 운영에 있어 와닿는 내용이 많았다. 자원이 제한된 팀이 통계와 전략으로 메이저리그 강팀들을 이겨내는 이야기다.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 특성상 각 사람의 강점을 조합해 조직 전체의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는 것과 닮아 재미있게 읽었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운동을 꽤 많이 하는 편이다. 메인은 테니스다. 순간 집중을 해야 해서 머리가 비워지는 느낌이 좋다. 허리 건강을 위해 수영, 헬스를 병행하며 코어 강화 위주로 운동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심박수가 170까지 오를 정도로 운동 효과가 크고 집중도가 높은 테니스에 가장 심취해 있다.

 개인적으로 2025년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테니스를 더 잘 치고 싶다. 사회인 테니스 대회 정도라면 나가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치고 있는데, 테니스가 가족 간의 연결고리 역할도 하고 있다. 더 잘 하고 싶다.

 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개인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이다. 이게 잘 유지돼야 회사 생활도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회사가 도움이 되는 존재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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