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카 등 해외업체 지분인수로 세계 시장 주도
[인더스트리뉴스 박규찬 기자] 제조산업의 스마트화가 확대됨에 따라 산업용 로봇 시장 역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국제로보틱스협회(IFR)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총 350만개의 산업용 로봇이 현장에서 가동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로보틱스 산업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국내도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최대 산업용 로봇 시장이나 로컬업체의 경쟁력 부족으로 인해 외국계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글로벌 업체들의 중국진출 가속화에 대응해 한국, 일본 등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로컬업체들이 증가하고 있어 현지 틈새시장 공략기회로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의 산업용 로봇 판매량은 13만8,000대로 전 세계 산업용 로봇 판매량의 36.3%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산업용 로봇밀도는 근로자 1만명당 68대로 한국 631대, 일본 303대, 글로벌 평균은 74대로 제일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로봇의 핵심부품과 첨단부품을 국산화해 로봇산업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2020년까지 산업용 로봇 판매량을 15만대로 늘릴 예정이며 로봇밀도 역시 150대까지 상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산업용 로봇의 생산대수 기준 1위는 일본으로 2016년 기준 15만3,000대를 생산했으며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반면 산업용 로봇 시장 1위는 중국으로 매년 8만4,000대를 구매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구매의 28%를 차지한다. 지난해 중국의 외국계 로봇업체 시장점유율은 조립, 도장 라인의 인력대체 가속화에 따른 다관절로봇 수요 증가로 전년대비 6.1%p 급등한 73.2% 기록했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로봇 밀도가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는 곧 향후 시장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최근 중국의 메이디그룹은 독일의 로봇제조업체인 쿠카와 이스라엘의 로봇 솔루션 업체인 서보트로닉스의 지분을 잇따라 인수하며 로봇 산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산업용 로봇 기술력은 일본의 76% 수준으로 대부분 업체들이 본체 제조 및 조립 단계에 집중해 있으며 핵심부품의 경우 주로 일본 등 글로벌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17년 산업기술수준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기술수준을 100으로 가정했을 시 미국, 한국, 중국의 기술력은 각각 98.9, 85, 76.3으로 중·일간 기술 격차는 2년으로 추정된다.
산업용 로봇에 이어 산업용 로봇 부품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KDB리포트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 핵심부품인 RV감속기와 서보모터 자급률은 25% 미만이나 최근 RV감속기 분야의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로컬 부품 업체들의 수주 또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핵심 기술과 소프트웨어 분야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역시 로봇밀도는 높으나 정작 로봇 산업 발전은 주요국들에 비해 뒤쳐진 상태다. 로봇 핵심 부품 역시 70~80%를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자체 기술력 향상이 시급하다. 현재 국내 로봇 기업 수는 약 2,100곳에 달하지만 이 중 97%가 중소기업으로 기술의 발전 속도는 세계 추세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 최근 LG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이 국내 산업용 로봇 회사와 인수 및 제휴를 통해 제품 개발을 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산업 발전 속도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우리나라는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시장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여러 정책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내수시장의 활성화로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로봇 시장에서 이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 모델 구축 및 M&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국내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기술 발전 및 생태계를 조성해 IT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로봇 융합 산업을 발전시켜 우리나라만의 특화된 로봇 시장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