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산업 분야에서 1등을 노리는 중국 수소업계
[인더스트리뉴스 최홍식 기자]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 차량의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내연기관 차량의 자리를 전기차와 수소차가 채워나가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이미 보급 확대가 많이 이뤄진 상태로 현재는 주행거리 증가를 위한 배터리 기술 개발, 새로운 디자인의 전기차 모델 등 3세대 전기차 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의 확산 보급은 아직은 더딘 상황이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기에 까다로운 것도 이유지만 차량 가격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 수송 등에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소요되기 때문에 전기차에 비해 보급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주행거리가 짧고, 긴 충전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수소차이다. 전기차 대비 긴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시간, 배기가스 무배출, 대기중 미세먼지 제거 효과 등의 장점이 있는 수소차는 현재까지 보급이 더딘 상황이지만 차세대 친환경 이동수단이 될 것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트라 중국 난징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차 시장은 대부분 국가주도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지난 2017년 전 세계 수소차 총 판매량은 약 5,900대를 기록했으며, 그 중 일본의 도요타 미라이(Mirai)가 9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도요타 미라이의 판매량은 5,300대로 미국 시장에서 54.7%, 일본시장에서 39.6%, 유럽지역에서 3.7%가 판매됐다. 세계에서 수소차 상용화에 제일 먼저 성공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해 2세대 수소차량인 넥쏘(Nexo)를 출시해 독보적 입지를 갖춘 도요타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그 밖에 벤츠와 혼다도 새로운 수소차 모델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경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수소차 확대가 이뤄지면서 나라별로 수소차 보급 정책 마련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2020년까지 수소차 10만대 보급을 목표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수소충전소 65개를 운영하고 있다. 수소차 제조 선두 나라인 일본은 2030년까지 수소차 80만대 보급, 수소충전소 900개소 구축을 목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까지 60만대 이상을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상용차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국 수소차 산업
그렇다면 중국은 어떨까? 중국은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 보급과 수소충전소 1,000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국가로 현재까지는 순수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국 내에서도 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 주도의 육성정책에 힘입어 상용차 중심으로 빠른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소차 시장이 승용차 중심으로 발전하는 것과 달리 중국 수소차 산업은 택배업 성장 등에 따라 상용차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상용 수소차는 1,226대이며, 이 가운데 물류차 비중이 94%나 차지했다. 현재 랴오닝성, 상하이시, 장쑤성 루가오시, 광둥성 포산시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약 200대의 수소차가 시범운행 되고 있으며, 누적 운행거리는 10만km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공정학회는 2030년 중국의 수소차 생산액이 약 1조 위안(161조5,8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수소차 핵심기술 및 부품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며, 수소차 시범운행 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2025년까지 점차 보급을 확대하고 2030년에 상용화 실현을 목표하고 있다.
수소차의 3대 핵심부품으로는 수소공급과 공기공급‧열관리를 할 수 있는 운전장치와 저장된 수소와 공기중의 산소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차량의 동력원인 전기를 발전하는 장치인 연료전지스택, 수소저장장치가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은 연료전지 스택 및 핵심 소재 분야에서 산업 밸류체인을 형성했다. 하지만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이 아주 미진한 상황이다.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지원 아래 성장하는 중국 수소차 산업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차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최근에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의 수소차 로드맵에 따르면 2020년까지 5,000대, 2025년까지 5만대, 2030년 100만대의 수소차 보급을 목표하고 있다. 실제 중국정부는 올해 5만대 보급 목표 달성과 2030년 200만대 보급도 실현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는 정책적으로 수소차를 중점 육성해왔으며, 수소차 구매자에게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13.5 국가전략성 산업발전계획’, ‘에너지 기술혁명 신 행동계획’, ‘중국제조202’ 등 국가 최고위급 정책에서 수소차를 중점 육성산업으로 지정했다.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수소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은 2020년까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될 방침이다.
중앙정부의 수소차 산업 지원정책 외에도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정책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광둥성과 상하이, 쑤저우, 포산, 우한 등 지방정부에서 수소차 산업 지원정책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 외에도 다퉁, 광저우, 칭다오, 양저우 등에서도 지원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베이징, 광저우 및 선전 지역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1:1로 보조금 지원이 가능해 승용차의 경우 최대 40만 위안(약 6,500만원), 중대형버스 및 화물차의 경우 최대 100만 위안(약 1억6,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한편, 중국 내 수소 제조기업은 동부 연안도시에 60% 이상이 집중돼 있으며, 현재까지 41곳의 완성차 기업에서 56종의 수소차를 개발한 상태다. 이들 대부분은 시내 운행용 수소버스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내 연료전지 시스템 기업은 총 25곳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자체 기술 개발에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글로벌 기업에 비해 기술력이 뒤쳐지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수소연료전지산업에 1,000억 위안 이상을 투자했으며, 이에 따라 2021년 중국 내 연료전지 출고는 20.29M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차 보급과 함께 수소충전소 역시 증가 추세다. 올해 9월을 기준으로 중국에서 운영중인 수소충전소는 17곳이며, 47곳의 충전소가 추가로 건설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까지 100곳, 2030년까지 1,000곳의 수소충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수소충전소 4,500개소 이상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수소차 산업은 핵심기술 부재, 높은 생산원가,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난제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주도의 강력한 지원정책 및 광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기반으로 중국 내 수소업계는 ‘중국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산업 혁신전략연맹’을 출범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독일, 일본, 한국 등 선도국가와 적극적 협력을 통해 세계 최대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