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에너지 전환 등 지속가능성을 위해 국내 기업들이 내는 협업의 목소리가 유독 작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에너지 프로젝트 개발 및 서비스 기업 바이와알이(BayWa r.e.)가 호주,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등의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태지역 기업들의 3분의 2(68%)는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을 위한 기업 간 연합에 동의했다.
조사 대상 중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은 에너지 전환을 우선 과제로 인식했다. 이들 기업 중 48%는 향후 10년간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40%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10곳 중 8곳(79%)은 5년 안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응답자의 51%는 신재생에너지 채택의 주요 장벽 중 하나로 ‘높은 비용’을 꼽았다. ‘신재생에너지 정책 이행 부진’과 ‘예측 불가능한 현지 시장’이 걸림돌이란 의견도 있었다.
바이와알이 관계자는 “정권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구성에 대한 목표치가 불안정하며 아직 인프라 부족하다는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 문제도 있지만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신재생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아니아 및 동아시아 기업의 47%는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에 대한 정부 지원이 향후 2~3년 동안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동남아시아 응답자의 59%는 화석연료 관련 예산이 확대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지역 정부가 친환경을 추진하는 대신 당분간 화석연료 부문 지원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주도하는 기업들 대부분은 동종 기업 및 경쟁사들과 협력을 통해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에 협력하는 아태지역 국가들에 대한 지원 의사도 내비쳤다.
한국 기업 관계자 중 업계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 비율은 다른 아태지역 국가보다 낮았다. ‘지속가능한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이 협력해야 하냐’는 질문에 38%가 동의하며 타국가 평균을 밑돌았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바이와알이가 최근 발간한 ‘위기에 처한 아시아의 기후 목표, 보다 큰 틀의 시급한 합의 필요(Asia’s Climate Goals at Risk, -the Urgent Need for Greater Accord)’란 제목의 보고서에 실렸다.
설문에는 호주,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한국,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 위치한 임직원 100명 이상의 기업 관계자 346명이 참여했다.
보고서는 “아태지역의 에너지 전환을 진전시키는 데 향후 10년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라며, “기후위기가 더욱 악화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문제와 국제 분쟁, 물가상승 및 인플레이션과 같은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기업의 의사 결정권자들은 신재생에너지 채택을 신속하게 진전시킬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하고 압력을 가하는 동시에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와알이는 글로벌 기업 바이와에이지(BayWa AG)와 에너지 인프라 투자기업 에너지 인프라 파트너스(Energy Infrastructure Partners)의 자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