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초고효율 태양전지’ 등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이 확정됐다. 이로써 탄소를 줄이기 위해 강구한 모든 기술적인 대안이 범부처에 제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이하 과기부)는 “좁은 면적, 자원부족 등 지리적 여건과 고탄소 제조업 중심의 산업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지난 5월 19일 서울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대회의실에서 ‘탄소중립 기술특별위원회 제7회 회의’를 열고 4개 안건을 상정했다.
이날 회의에선 100대 핵심기술과 더불어 △탄소중립 기술혁신 전략 로드맵 △디지털 기반 탄소발자국 점검 △제3차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 등을 발표했다. 산·학·연 총 233명으로 구성된 탄소중립 100대 기술 선정작업반은 450여개의 후보기술 가운데 100개를 추렸다.
에너지 전환 부문에선 8개 분야(태양광, 풍력, 수소공급, 무탄소 전력공급, 전력저장, 전력망, 에너지통합시스템, 원자력) 35개 기술을 선정했다. 태양광의 경우 초고효율 태양전지 등 3개의 기술이, 풍력에선 초대형 풍력터빈 등 5개 기술이 포함됐다.
사용후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수소 전소 가스터빈, 수전해 기술 등도 주요 기술로 꼽혔다. 산업 및 건물용 히트펌프 등은 에너지통합시스템 기술군으로 들어갔다. 원자력 분야에선 폐기물 관리 등 3개를 선정했다.
산업 부문에선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등 5개 분야 44개 기술을 정했다. 수소환원제철, 자원순환, 비탄산염 원료, CCUS 등이 핵심이다.
석유화학은 국내 산업 가운데 2번째로 많은(2018년 기준 4,690만톤)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분야다. 정부는 석유화학 전주기(연료대체, 원료대체, 자원순환, 신공정)별 친환경 기술을 2030년을 전후해 상용기술로 안착시키는 목표를 잡았다.
먼저 수소혼소, 수소전소 등으로 고탄소 연료를 대체할 방안을 찾는다. 전기 가열로의 수율을 기존 석유기반 공정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원료 대체를 위해선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바이오나프타, 올레핀, 바이오 피이에프(PEF), 바이오 폴리올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2027년까지 원천기술 확보에 나선다.
자원순환 쪽에선 열분해, 가스화 등을 통해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고 고부가 화학원료를 생산해야 한다.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군인 철강은 ‘고로-전로’ 공정에 사용하는 코크스, 철광석 등 대체가 급하다. 고탄소 수입품에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유럽발 탄소국경제로 인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는 코크스 및 철광석 등 연료, 원료를 수소가 함유된 가스 등으로 대체할 기술을 찾는다. 전기로 공정 에너지 효율 제고와 폐합성수지 등 저탄소 연료 확보의 작업도 동시 진행한다.
시멘트 분야에선 ‘석회석’ 대체 기술개발에 속도를 낸다. 석회석을 저탄산 원료(비탄산염 원료)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한 뒤 공정에 적용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시멘트에 혼합재 함량을 증대시키는 기술도 요구된다.
정부 관계자는 “순환연료를 적극 사용하고 있는 유럽연합 등 주요국에 비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 수준이 뒤처져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발자국 모니터링 기술 육성을 통한 수출경쟁력 확보’ 구상에는 △탄소측정 센서 개발 △공급망 정보 공유 플랫폼 개발 △공정별 배출량 산정 특화 모듈 개발 △탄소발자국 모니터링 기술 전담기관 지정·운영 등 내용이 반영됐다.
과기부 측은 “이번 100대 핵심기술 사업에 우선 투자하기 위해 범부처 통합적으로 예산 배분·조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예비타당성조사 기간 단축 등 제도 조정을 통해 연구를 뒷받침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