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조창현 기자] 우리나라는 계통 선로 길이가 비교적 짧고, 서로 연계돼 있어 고장전류가 발생하면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결을 위해 보호신뢰성을 고도화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돕는 장치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LS일렉트릭(ELECTRIC)은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초전도체를 활용해 전력계통에 발생하는 고장전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초전도전류제한기(SFCL) 실증시험장’ 구축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위한 실증시험을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양사는 지난 14일 전라북도 고창군 소재 한전 서고창 변전소에서 한전 김태균 기술혁신본부장과 LS일렉트릭 오재석 부사장 등 양사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2.9kV/2000A 초전도전류제한기 시험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SFCL은 초전도체를 활용해 평소에는 전력계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다가 단락(합선)이나 낙뢰 등 계통에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1~2ms 이내에 고장전류를 빠르게 감소시키고 몇 ms이내에 고장전류 크기를 정상전류 수준으로 전환해 사고전류로 인한 전력설비 손상을 최소화하는 설비다.
LS일렉트릭과 한전은 시장 요구와 트렌드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와 분산전원을 포함하는 계통연계용 MV(Medium Voltage)급 대용량 SFCL을 개발, 한전 서고창 변전소에 설치해 다음 달부터 시운전을 거쳐 실계통 접속 및 실증운영에 돌입한다. 양사가 개발한 SFCL은 배전급 세계 최대 용량이면서도 외형은 기존 제품 대비 30% 수준으로 크기가 작다.
핵심 부품은 단위 모듈화돼 있어 정격에 맞게 설계하지 않고도 어떤 계통에나 맞춤형으로 설치할 수 있다. 특히 기존 계통에 신재생에너지를 연계 운행할시에는 추가 발생되는 고장전류를 대비해 차단기 용량 자체를 높일 필요 없이, 모듈화된 전류제한기를 원하는 용량만큼만 추가하면 된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면서도 교체 비용은 낮춰 경제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LS일렉트릭에 따르면 그간 기반기술 부족으로 상업용 활용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새롭게 개발한 SFCL은 파일럿 수준을 넘어 실계통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및 분산전원 연계로 인한 고장전류 관리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어 상용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국내시장 상용화는 물론 해외 초전도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은 현재 양수발전과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연계 전력계통이 확대되고 있는 동남아시아 및 유럽시장에 대한 진출도 구체화되고 있으며, 베트남·아일랜드 등과 SFCL 도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초전도전류제한기는 전력사용 증가와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점차 대형화, 복잡화되는 전력계통에서 필수 설비가 될 것”이라며, “실계통 운영을 통해 상업용 전력 시스템으로서 갖는 완성도를 높여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S일렉트릭은 2001년부터 관련 분야 연구개발을 본격화한 이후, 2010년 한전 전력연구원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 SFCL(22.9kV/630A)를 개발한 것에 이어 2016년에는 154kV 2000A급 제품 개발에도 성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