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코리아] ‘화재’와 ‘재사용’에 집중하는 배터리 산업, “배터리 초격차 본격화”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4.10.1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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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배터리코리아’ 컨퍼런스, 10월 11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
- 배터리 기술력 확보 및 투자 전략 등 배터리 전문가들의 강연 이어져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한 배터리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일명 ‘배터리 삼국지’라 불리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던 한·중·일 기업들은 수많은 도전에 직면했다.

10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1층 그랜드볼룸에서 ‘2024 배터리코리아(BATTERY KOREA 2024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리사이클링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북유럽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북미 대륙의 기업들도 ‘배터리 탈아시아’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차세대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그동안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선도해 온 우리나라 역시 더욱 가열한 정진을 다짐하고 있다.

10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1층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4 배터리코리아(BATTERY KOREA 2024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리사이클링 컨퍼런스)’는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민관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배터리 생산 관련 소재, 부품, 검사 및 생산장비 제조산업에서 활약 중인 기관 및 기업 30여개사가 참여한 ‘2024 배터리코리아’에서는 관련 기술력 확보 및 이를 위한 투자 방안 등 배터리 전문가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날 기조강연에서는 △블럭나인 손영환 대표 ‘배터리 순환 생태계 기술 방향성 : 저온건식 분리기술 및 광섬류 배터리 BSS 기술’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김미성 이차전지에너지연구소장 ‘전기자동차 화재 분석 및 화재진압기술’ △전북테크노파크 이광헌 이차전지사업단장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생태계 구축전략’ △경북테크노파크 이영주 이차전지산업육성본부장 ‘전기차 사용후 핵심부품 순환이용 산업 생태계 활성화 전략’ △비에이에너지 신상준 상무이사 ‘LFP 배터리 산업의 시장 동향 : BESS 산업을 중심으로’ △울산테크노파크 김일환 정밀화학소재지원단장 ‘초연결시대의 핵심! 배터리로 통하는 신산업과 트렌드’ △부명 김철훈 대표 ‘EV 배터리의 안정성 향상을 위한 셀 단위 모니터링 기술의 중요성’ △바운드포 황인호 대표 ‘돈 버는 인공지능, 돈 버리는 인공지능’ 등의 강연이 펼쳐졌다.

(사진 왼쪽부터) 부명 김철훈 대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김미성 이차전지에너지연구소장, 비에이에너지 신상준 상무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사전 예방부터 사후 진압까지’ 배터리 안전성 강화 초점

현재 국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안전’이다. 인천시 소재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배터리의 안전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명 김철훈 대표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임의의 한 개 셀로부터 발화돼 셀 간 열폭주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화재가 발생한다”며, “전기차 운영 중 실시간 셀 단위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하는 셀 이상 증상을 사전에 검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배터리 운영 중 스트레스를 받아 이상 발열 증상이 발생하는 셀을 빠른 시간에 찾는 것이 관건”이라며, “화재로부터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화재 후 소화 기술, 화재 확산 방지 기술 등과 제조 측면에서도 모듈 단위 룸 내에서 소화되거나 화재가 확장되지 않도록 다양한 방식의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김미성 이차전지에너지연구소장 역시 배터리 화재 발생의 매커니즘을 파악하고, 배터리 소재 및 형태에 따른 화재특성을 분석해 조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R 이차전지에너지연구소는 이동형 리튬이온 ESS 화재조기감지용 화재 감지시스템을 개발, 위험요소 분석 및 화재 안전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화재 발생시 진압 대응 매뉴얼을 적용하고, 최적 화재진압시스템을 통해 화재를 진압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ESS 실 규모 시험을 통해 개발돼 신뢰성을 확보했다.

화재에 취약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안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급속도로 시장 규모를 키워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도 마찬가지다.

비에이에너지 신상준 상무는 “LFP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수명이 최대 4배 길고, 열 안정성이 높아 열폭주 위험이 낮다”며,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데 더해, 중국 LFP 기업들의 배터리 생산 과잉으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저렴한 가격에 배터리 수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 상무에 따르면,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한 LFP 배터리는 최근에는 테슬라(Tesla) 등 완성차 제조사의 LFP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이어 그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1.2%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BESS의 2023년 글로벌 신규 설치 용량은 44GW/96GWh로,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라며, “태양광 패널 가격 하락,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전력인프라 확대 이유로 북미 시장을 중심 글로벌 BESS 공급 기업의 실적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진 왼쪽부터) 전북테크노파크 이광헌 이차전지사업단장, 경북테크노파크 이영주 이차전지산업육성본부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배터리 순환 생태계 조성하는 로드맵 구축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민관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방 정부의 노력이 눈에 띈다. 새만금에 이차전지 특화단지 생태계를 구축 중인 전북도는 국가첨단전략산업 및 소재부품장비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전북테크노파크 이광헌 이차전지사업단장은 “새만금특화단지 내 이차전지 분야 투자 유치 목표는 9조원 수준으로, 전구체 등 광물가공 및 배터리 재활용까지 가치사슬(밸류체인) 핵심 기업들이 입주해 지속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 중”이라며, “2034년까지 100개 기업 유치, 고용창출 1만명, 누적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이차전지 핵심소재 공급기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경상북도는 전기차 핵심부품 순환이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2035년이면 약 1800만대의 사용이 종료된 전기차가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이에 경북도는 민선8기 경상북도 발전구상에서 전기차 핵심부품 제조-재제조-재사용-재활용 혁신클러스터 조성으로 ‘미래차 소재부품 산업벨트 구축’을 추진한다.

경북테크노파크 이영주 이차전지산업육성본부장은 “순환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2035년 매출 50조원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며, “신기술 개발 및 재제조·재사용 기준 등 제도를 마련하고, 핵심부품 시험평가 기반 구축 등의 기업 지원을 통해 미래차 소재부품 산업벨트를 구축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왼쪽부터) 블록나인 손영환 대표, 울산테크노파크 김일환 단장, 바운드포 황인호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배터리 기반 신산업 및 기술 트렌드

배터리가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산업도 주목받고 있다. ‘2024 배터리코리아’에서는 배터리 산업에서 주목해야 할 신기술을 파악하는 시간도 가졌다.

블록나인 손영환 대표는 사용 후 배터리의 저온건식 분리기술 및 광섬유 배터리 BSS 기술을 소개했다. 손 대표는 “현재 전기차 산업의 시급한 이슈는 배터리 열화방지 및 배터리 재사용 문제”라며, “당사는 실시간으로 배터리 내·외부 상태 변화를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광섬유 기반 기술을 통해 기존 BMS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용 후 배터리 건식응용 분리기술(BlackMass)은 공정 간편화로 운영비용이 낮고, 슬래그 없이 소량의 화학 폐기물만 발생한다”며, “높은 회수율(>92%)과 낮은 흑연 함유량(~3%)은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울산테크노파크 김일환 단장은 배터리로 인한 신산업과 트렌드를 조망했다. 특히, 획기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기술에 주목했다. 김 단장은 “화석에너지 사용 비율이 높은 산업구조상 획기적인 이산화탄소 감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주목받는 CCUS의 현실적 대안으로 화력발전소, 유전,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후 저장하거나 새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바운드포 황인호 대표가 ‘돈 버는 AI’를 주제로 발표했다. 최근 제조기업들의 AI 도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황 대표는 기업별 목적성에 맞는 AI 도입 전략을 소개했다.

황 대표는 “생산 단계에서 기업별 목적성에 알맞게 학습한 맞춤형 인공지능으로 규칙적 업무 무인화를 구현할 수 있다”며, “하지만 AI 도입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에 당사는 현실 데이터, 가상 데이터, 개방형 데이터를 통해 수직계열화된 데이터 공급 파이프라인, 고객 비즈니스 성공을 이끄는 인공지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전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포문을 연 ‘2024 배터리코리아’는 오후에는 3개의 트랙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학계, 연구계와 현장 일선에 있는 배터리 관련 기관 및 기업 강연자들이 자리해 전문적이고 알찬 강연들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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