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최윤범 회장을 포함한 고려아연 이사진을 상대로 약 7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주 공개매수와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MBK·영풍 연합은 고려아연 이사진이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회사에 6733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며, 해당 금액만큼의 배상금을 회사에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주대표소송 소장을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측은 소장에서 고려아연 이사회가 1주당 56만원 정도인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89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자사주를 총 204만30주 취득한 과정에서 회사는 그 차액에 주식 수를 곱한 만큼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액수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기업어음(CP)·회사채와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돈에 대한 이자 비용은 제외한 규모다. 전날 고려아연이 차입금 상환을 위한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철회했기 때문에, 향후 이자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을 게을리할 경우 상법에 따라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가 회사를 위해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고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이다. 주주가 승소하면 배상금은 회사에 돌아간다.

고려아연 이사진 13명 가운데 최윤범 회장을 비롯해 총 10명이 피소됐다. 공개매수와 유상증자에 반대한 장형진 영풍 고문(기타비상무이사)과 이사회에 연속 불참한 김우주 현대자동차 기획조정1실 본부장(기타비상무이사), 성용락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사외이사) 등 세 사람은 제외됐다.

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전날(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하며 사과했다. 최 회장은 “유상증자 결정도 증자를 통한 유통량 증가를 통해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일환이었다”면서 “좀 더 주주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했던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최회장은 이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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