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아닌 ‘구독 서비스’ 들고 나온 가전 공룡들…기존 렌털 업체들 ‘촉각’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4.11.1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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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연내 대형가전 위주의 구독 서비스 출시하기로 함
LG전자는 2022년부터 참전…3분기까지 매출 1.3조원 순항
소형 렌털사 “렌털사업, 사후 서비스 병행돼야…진입 쉽지 않을 것”
/연합뉴스
LG가전업체를 표현한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대형 가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구독 서비스에 본격 나선 가운데 기존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소형 가전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 온 렌탈 업체들이 이들 가전 공룡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부터 서울 대치·강서점, 경기 부천중동점 등 주요 12개 삼성스토어 지점에서 ‘가전 구독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비스포크 AI 대형가전 위주로 구독 서비스를 진행 중이고 연내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들의 욕구와 희망사항을 파악한 뒤 올해 안에 본격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다만 아직 시범 운영 중인 관계로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말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내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의 구독관리 서비스 경력 직원을 채용하고, 8월에는 구독 비즈니스 한국 총괄 경력직을 채용하는 등 관련 인력을 채용하며 구독 서비스 사업을 준비해 왔다.

LG전자의 경우는 2009년 정수기 렌탈 사업을 시작한 이후 에어컨, 세탁기, TV 등으로 품목을 확대하고 관리 및 제휴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가며 구독 사업을 강화해 왔다.

LG전자는 지난 2022년 대형가전 구독사업을 시작해 올해 3분기 가전 구독사업에서만 이미 1조 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구독사업을 통해 거둔 연간 매출액 1조 1341억원을 3분기만에 이미 뛰어넘은 셈이다.

이처럼 가전 업계의 거대 공룡들이 가전 구독 서비스에 뛰어들자 기존 렌털 사업을 영위해 왔던 SK매직, 코웨이, 교원, 쿠쿠홈시스 등 업체들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구독 서비스가 실질적으로 렌털 서비스와 같은 개념인 만큼 삼성‧LG가 추후 이들 업체들의 주력 상품인 공기청정기, 정수기 분야로의 진출을 본격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 범위를 굳이 안 넓힐 이유는 없다”며 향후 소형 가전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렌털 업계에서는 예의 주시하겠지만 구독 서비스가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등 소형 가전으로 넘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렌털 업체의 한 관계자는 “건강과 관련된 가전인 공기청정기나 정수기 산업 자체가 앞으로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장기적으로 보면 삼성과 LG의 소형 가전 진입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특히 군소 업체들에겐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다만 “가전 렌털이라는게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며 “정수기 같은 제품은 제대로 만들기가 쉽지도 않을뿐더러 렌털 사업은 사후 서비스가 같이 병행돼야 하는 영역이라 인프라 구축이 단시일 내에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LG전자도 현재 정수기, 청정기 렌털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 렌털 사업이라기 보다 할부 판매라고 볼 수 있다”며 “LG전자가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렌털 사업을 벌여왔지만 시장에서 계정수 3위에 들어오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렌털 업계 관계자는 대형 가전업체가 소형 가전시장으로 들어오는 것 자체는 소비자 선택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거대 가전 업체가 소형 가전에도 들어오면 시장 규모가 성장하는 데에는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며 “또 기존 렌털 기업들도 제품이나 서비스 측면을 경쟁력 있게 강화하려고 하고 고객 입맛에 더 맞추려고도 노력할 테니 전체적으로 선순환이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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