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인영 기자] 고물가 현상이 지속된 최근 2년간 전국 편의점 1,500개 점포 매출을 조사한 결과 50~60대 시니어 소비층의 구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식사대용식이 큰 인기를 끌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최근 상품데이터분석기관 마켓링크가 편의점 4사의 전국 1,500개 점포를 대상으로 한 ‘2024 상반기 편의점 매출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2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0대에서 18.3%, 60대에서 21.4%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20대의 매출액은 11.5% 감소했다.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옥경영 교수는 “50대와 60대 1~2인 가구가 점차 많아지면서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 소량 구매하는 패턴이 확산되고 있다”며, “최근 편의점 업체들이 과일, 채소, 정육 등 신선식품 구색을 강화한 특화 매장을 선보이면서 편의성과 접근성을 중시하는 50~60대 1~2인 가구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식사대용식’ 매출 17.6% 증가

이번 조사 결과 고물가 외식비 부담으로 인해 저렴한 가격으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이 외식수요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식사대용식 매출액은 2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7.6% 성장한 반면 같은 기간 전체 편의점 매출은 3.6% 성장에 그쳤다.

대용식 중에서도 △라면(24.7%) △국·탕·찌개류(23.4%) △도시락·즉석밥류(21.6%)의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이에 따라 편의점 주요 업체들은 점보 도시락이나 대용량 컵라면 등을 저렴하게 선보이면서 가격에 민감한 외식 수요층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물가상승으로 밥값 부담이 커지면서 식당 대신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레스토랑 간편식 상품이 큰 인기를 끄는 등 편의점이 외식을 대체하는 하나의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주류 ‘위스키·전통주’가 대세

코로나19 이후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족이 늘면서 편의점 주류 판매 흐름도 달라졌다. 올해 상반기 주류 매출은 담배를 제외한 전체 매출 가운데 19.3%를 차지하면서 주력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22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편의점 주류 매출 변화를 보면 위스키를 포함한 양주가 18.4%, 전통주가 13.3% 증가했다. 반면 맥주와 소주 매출은 각각 3.9%, 1.8% 느는데 그쳤고, 와인은 33.0% 급감했다. 최근 주류 시장에 불고 있는 하이볼과 로컬 전통주 유행 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편의점 주류 매출의 90%를 차지하던 맥주와 소주 비중이 올 상반기 81.9%로 하락했으며, 대신 위스키와 전통주 매출 비중이 늘면서 주종 다양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소비자 잡는 ‘선봉장’ 역할

대한상의는 편의점 매출 성장률이 지난 2022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3.6% 수준을 기록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는 만큼 편의점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동시에 세대별 특화상품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에 이르면서 해외진출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몽골,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1,000여개가 넘는 편의점이 운영되는 등 편의점 업계는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 이은철 팀장은 “국내 편의점 업체들은 해외 점포망 확대를 통해 K푸드를 비롯해 K컬처, K리테일을 해외 시장에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내수 시장 포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편의점 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2022년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데이터와 올해 같은 기간을 비교한 것으로 편의점 주요 4개사인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의 전국 1,500개 점포에서 담배를 제외한 131개 품목을 대상으로 했다.

주요 품목에는 음료, 제과, 식사대용식, 유제품, 주류, 소스·조미료, 농수축산물, 기타 가공식품, 생활용품, 문구·완구, 화장품, 의류잡화, 반려동물용품, 가전 액세서리 등이 해당하며, 식사대용식에는 라면, 도시락·즉석밥, 국·탕·찌개. 면류, 죽·수프 등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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