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치킨프랜차이즈 본사, 가맹점 매출 최대 17.2% 가져가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4.11.2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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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근 의원실 조사서 유통 마진율 피자의 두 배 육박… “상생 동참해야”
치킨 /사진=연합뉴스
치킨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가맹 본사의 유통 마진을 분석한 결과, 가맹점 매출의 최대 17% 가량을 챙겨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 마진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원·부자재를 시장 도매가격 이상으로 납품하면서 취하는 이윤이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0~2022년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6개 가맹본사의 유통 마진을 조사한 결과, 이들 가맹본사가 한 가맹점에서 매년 평균 5468만원씩을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맹점 평균 연매출의 10.8% 수준이다.

이 중 한 가맹본사의 유통 마진은 가맹점 매출의 17.2%를 차지했다. 이 가맹본사가 가맹점 한 곳에서 떼어가는 유통 마진은 연평균 약 1억원으로, 2만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팔 때마다 가맹본사는 3440원씩을 가져가는 셈이다.

나머지 5개 가맹본사의 가맹점당 평균 유통 마진은 7317만원, 6542만원, 4674만원, 3355만원, 929만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치킨의 매출 대비 유통 마진 비율은 8.2%로, 커피(6.8%), 제과·제빵(5.5%), 피자(4.2%), 한식(2.7%) 등 다른 외식업종보다 높은 실정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유통 마진 비중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필수 품목’이 많기 때문이다. 가맹본사는 닭고기와 식용유, 쇼핑백 등 일부 품목을 필수 품목으로 정하고, 가맹점주가 이 물건을 가맹본부에서 구매하도록 계약을 맺는다.

공정위는 지난 9월 60계치킨 가맹본부인 장스푸드가 과도하게 많은 물품을 필수 품목으로 지정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비용도 늘며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고통 받고 있다.

통계청 서비스업 조사에 따르면 치킨 전문점의 원재료비와 공과금, 인건비, 임대료 등 영업 비용은 지난 2020년 6조8366억원에서 2022년 8조1803억원으로 19.7% 늘었다.

이 기간 BBQ·bhc·교촌 등 치킨 3사 가맹점주의 평균 매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각 사가 공개한 정보공개서를 보면 BBQ 가맹점주 평균 매출은 2022년 4억3200만원으로 2020년보다 27.3% 줄었다.

교촌치킨 가맹점주의 평균 매출도 2020년 7억4500만원에서 작년 6억9400만원으로 6.8% 감소했다. bhc치킨의 경우 2021년 6억3200만원에서 작년 5억4600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가맹본사의 실적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업계에선 배달앱 플랫폼에 중개수수료를 더 내려달라고 요구하면서도, 한편에선 가맹본부들도 점주들을 위해 유통 마진 축소 등의 상생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갑질’을 조사 중인 공정위는 법 위반이 확인되면 이를 엄중 제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외식 업종의 필수품목 관련 불공정행위 사건을 신속히 처리할 계획이고, 심의를 거쳐 위법 여부가 확인되면 엄중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맹사업은 약 35만 소상공인의 생계와 직결된 분야"라며 "앞으로도 제도 보완과 시장 감시 등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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