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1년 새 주식평가액 2조9574억원 줄며 감소액 규모에서도 1위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주식 부자 1위’ 자리를 지켰으나, 동시에 '지난해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감소한 총수'라는 다소 실망스러운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6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대비 2025년 연초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주식재산 11조9099억원(1월 2일 기준)으로 조사 대상 44개 그룹 총수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이 회장은 주식재산 1위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으나, 한편으로 지난해에만 2조9574억원 이상 주식가치가 줄어들며 총수들 가운데 가장 감소액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해 초 14조8673억원에서 출발해 같은 해 3월 말에는 16조5864억원까지 높아지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다 6월말에는 15조7541억 원으로 감소하더니 9월말에는 13조7956원으로 점차 하락했다.
한국CXO연구소는 “이 회장의 주식재산 감소는 국내 상장사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작년 초 주가가 7만9600원이던 것이 올해 초에는 5만3400원으로 32.9%나 하락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 회장과 주식재산 2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의 재산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서 회장은 지난해 9조9475억원으로 10조원을 밑돌았는데, 올해 초에는 10조4308억원으로 주식재산 '10조 클럽'에 합류했다. 서 회장의 경우 작년 9월 말에는 11조3044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이재용 회장과 서정진 회장의 주식재산은 100대 66.9 수준으로 30% 넘는 격차를 보였지만, 올해 초에는 100대 87.6까지 좁혀졌다.
국내 그룹 총수 가운데 올해 초 기준 주식평가액 3위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초 3조7377억원으로 그룹 총수 중 4위였는데, 올해 초에는 4조2912억원으로 3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지난해 초 그룹 총수 주식재산 3위였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올해 초 4위로 한 계단 주저앉았다. 김범수 창업자의 올해 초 주식평가액은 3조9527억원이다.
5~10위권에는 ▲5위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2조5816억원) ▲6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4917억원) ▲7위 구광모 LG 회장(1조8119억원) ▲8위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1조7985억원) ▲9위 최태원 SK 회장(1조7163억원) ▲10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 5642억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주식재산이 1년 새 9502억원 늘며, 44개 그룹 총수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한편 국내 주요 44개 그룹 총수의 작년 대비 올해 연초 기준 전체 주식평가액은 6조60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 60%가 주식가치가 하락했다.
반면 주식재산 1조 클럽 총수는 올해초 16명으로 지난해 15명에서 1명 더 늘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24년 국내 주식시장은 1분기 시점까지는 맑음을 보였지만, 2~4분기에 연속 흐린 날씨를 보였다”며 “특히 작년 4분기에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도 상승보다 하락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44개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은 140곳 정도 되는데, 이중 70% 정도가 최근 1년 새 주식가치가 하락하면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도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