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트라우마’… 자동차는 달리는 흉기?
  • 한현실 기자
  • 승인 2024.07.0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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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역 참사 후유증 여전… 예측 불가 사고에 시민들 심리적-정신적 불안감 호소
- 간접적으로 참사 접하더라도 정신적 충격 적지 않으므로 심리적 안정감 중요해

[인더스트리뉴스 한현실 기자] 최근 잇따른 인명피해 사고로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가 빈발함에 누구나 언제든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일종의 사회적 트라우마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비에 젖은 텅 빈 횡단보도에는 쓸쓸함이 감돈다. [사진=gettyimage]
역주행 차량이 인도의 보행인을 덮여 무려 9명이 사망한 교통참사는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트라우마로 남을 전망이다. 사진은 비에 젖은 텅 빈 횡단보도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68세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며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대참사가 빚어졌다.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3일에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택시가 돌진해 3명의 부상자가 또 발생했다.

다양한 미디어로 인해 어떤 소식이든 빠르게 접할 수 있어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친척이나 지인 등 아는 사람이 교통사고 등에 희생되는 경우 그 충격은 엄청날 수 밖에 없다. 시청역 참사 뉴스를 접한 한 시민은 "매일 오가는 귀갓길이지만 요즈음 최대한 건물 쪽으로 몸을 붙여 걸어간다"며 불안한 심리를 전하기도 했다. 혹시나 갑자기 급발진 차량이 자신을 덮칠 수도 있고 심지어 킥보드 같은 위험요소와 맞닥뜨릴 수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몸을 사리고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지인은 횡단보도에서 청색 신호를 기다리면서도 갑자기 차량이 돌진하지 않을까 걱정돼 차도를 이리저리 사방으로 살펴보게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시청역 근처 교통사고는 직장인들이 매일 같이 오가는 장소인 만큼 ‘남의 일 같지 않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같은 사건은 평범한 삶에 지속적인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사회 전반에 상당한 부정적 타격을 가하기도 한다.  2022년 이태원 참사 관련 내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타고 전파됐을때 많은 의학계의 전문가들이 대중이 집단 트라우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도 이같은 분석과 궤를 같이 한다. 

트라우마는 극도로 충격적인 경험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정서적 반응이다. 이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인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현재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앞서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 발표를 통해서도 △우회전 사고다발구간에 우회전 신호등 설치 확대 △안전한 도로환경 조성 위한 사고잦은 곳(400개소), 위험도로(41개소) 개선 △AI(인공지능)기반 교통사고 예방시스템 구축 등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당국의 대책에 불구하고 실효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실정이다. '횡단보도 트라우마'같은 심리적 후유증은 교통사고 예방대책으로 치유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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