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덕수 탄핵발의안 2시간도 안돼 '번복' 속사정
  • 성기노 기자
  • 승인 2024.12.24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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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대행, 특검법·헌법재판관 문제에 '여야 타협안' 요구
野의원들, 韓대행 발언에 의총서 격앙…이후 지도부가 '번복'
잇단 탄핵에 대한 역풍 우려 일단 숨고르기로 선회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왼쪽부터)와 박찬대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오후 국회 의안과 앞에서 '국무총리 한덕수 탄핵소추안' 제출 보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왼쪽부터)와 박찬대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오후 국회 의안과 앞에서 '국무총리 한덕수 탄핵소추안' 제출 보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에 대해 26일 본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혀 27일 표결이 예상됐으나 2시간도 안 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와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를 두고 여야 협상을 통해 타협안을 만들어달라고 밝힌 데 격분해 의총에서 한 권한대행 탄핵을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탄핵안 국회 제출 예정 시간이 10여분 지난 오후 5시 40분께 기자들과 만나 발의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탄핵안 발의 보류와 관련해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동의가 이뤄졌을 때 즉시 임명하는 절차까지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애초 지도부가 고려한 대로 헌법재판관 임명을 최대한 빨리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춰서 지도부가 전략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최대한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당의 급선무"라며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의사를 밝히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 권한대행 탄핵안 국회 통과로 직무가 정지됐을 때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등 국정 혼란의 책임을 둘러싼 역풍 가능성을 고려해 숨고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23일 “(한 권한대행을 제외하고) 현재 15명인 국무위원 중 5명을 (한 권한대행에 이어) 추가로 탄핵하면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권) 의결을 못 한다”며 “비상 상황인 만큼 최후의 수단까지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노 대변인의 발언이 알려지자 보수층뿐 아니라 일부 중도층에서도 "민주당이 국무회의 기능까지 정지시키는 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잇단 탄핵 발의에 대한 역풍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도 당 지도부에게는 부담이었다. 이에 일단 한 권한대행을 더 압박하는 수순으로 가서 명분을 더 쌓은 뒤 재차 탄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총리실이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한 긍정적 신호를 보내온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총리실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겠다는 시그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아니다. 국민의 명령에 따라, 간절한 기대를 가지고 인내하면서 내린 결정"이라고 부인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여야의 합의를 우선적으로 요구했다는 점은 합의 불발을 명분으로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공간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을 탄핵할 경우 그에 따른 역풍이 우려되고, 탄핵하지 않을 경우에는 한 권한대행의 의도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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