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과자도 재출시 열풍…배스킨라빈스 ‘초코나무 숲’ 세 번째 출시도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식품기업들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심화되며 소비심리가 얼어붙자 과거 히트 상품을 속속 재출시하며 ‘레트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낯선 신제품 출시보다 과거 팬덤을 확보했던 인기 제품을 재출시함으로써 안정적 매출을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 카피로 1970~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농심라면을 13일 재출시한다.
1975년 출시됐던 농심라면은 1978년 기업 사명을 바꾸는 계기가 될 만큼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기존 농심 사명은 롯데공업이었지만 이 제품의 인기로 사명을 아예 농심으로 바꿨다.
이처럼 기업명을 바꿀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농심라면은 1980년대 중반 신라면이 출시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식품업계의 레트로 열풍을 타고 농심라면은 약 40년만에 재출시를 앞두게 됐다.
농심라면은 농심이 보유한 1975년 출시 당시의 레시피를 기반으로 최근 소비자 입맛에 맞게 일부 업그레이드됐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농부의 마음’이라는 농심 사명의 의미를 되새기고, 맛있는 음식으로 주변과 따뜻한 정을 나누자는 의미를 담아 농심라면을 다시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레트로 마케팅을 노린 농심의 히트 상품 재출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농심은 약 두 달전 1998년 출시했던 콩라면을 무려 26년만에 재출시했다. 레트로 열풍 및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많았다는 게 농심 측 설명이다.
농심은 1982년 출시했던 해피라면도 단종 20여년만인 2019년에 다시 선보인 바 있다. 다만 소비자들의 입맛을 끌지 못하며 또다시 조용히 사라졌다.
식품업계의 재출시 타깃은 오래된 제품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SPC배스킨라빈스도 1년전 한정 판매됐던 '스트로베리 요거트 블라스트’를 시중에 다시 내놓기로 했다.
SPC 관계자는 “과일과 요거트의 조합 트렌드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다, 스트로베리 요거트 블라스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이어져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스킨라빈스는 최근엔 ‘초코나무 숲’ 맛을 재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아이스크림 콘테스트 우승작으로 그해 10월 출시된 후 2021년 8월 단종된 제품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꾸준한 재출시 요구에 시중에 다시 나왔지만 재차 단종됐고, 이번이 세 번째 재출시다.
오리온 역시 인기 제품군 포카칩 시리즈 중 스윗치즈 맛을 단종 8년만인 지난해 5월 다시 내놨다. 스윗치즈 맛은 지난 2014년 출시했다가 2016년에 단종된 바 있다.
이후 오리온 홈페이지와 SNS, 고객 센터 등에 재출시를 해달라는 소비자 요청이 잇따랐고 이에 오리온은 해당 제품을 다시 선보이게 됐다.
스윗치즈맛은 재출시 제품 중에서도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이 제품은 재출시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포카칩 매출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양산되고 있다.
◆ 경제적 불황‧사회적 불안에는 ‘레트로 마케팅’이 인기
이처럼 식품업계에 레트로 마케팅이 또다시 부는 원인으로 최근 우리 사회를 둘러싼 정치적 불안정성이 큰 몫을 차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레트로 마케팅 전략은 불황과 사회적 불안 심리가 큰 시기에 많이 이용된다”며 “사회적 불안 심리가 높아질 때 소비자들은 향수에서 안정감을 얻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레트로 마케팅이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제품 재출시 역시 투자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만큼 단순 이벤트성으로 재출시를 결정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재출시라고 해도 설비 투자가 없을 수 없다”며 “재출시가 결정되면 대량 생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니면 말고’ 식은 불가능해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에도 현실화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