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올해 태양광 보급목표는 1.63GW. 지난 7월말까지 신규 설치된 태양광 설비는 1.64GW로 5개월을 남겨둔 시점에서 그 목표가 달성돼 태양광발전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가속화되고 있는 태양광 보급과 더불어 REC 가격하락, 시장 안정화 등 현장에서 나오는 숙제들도 드러났다.
산업부는 지난 7월말까지 1.64GW(잠정치)의 태양광 설비가 신규로 설치돼 올해 태양광 보급목표 1.63GW를 넘어섰으며, 이는 지난해 태양광 보급목표 1.42GW의 달성 시기인 10월초와 비교해도 약 2개월 빠르다고 밝혔다.
먼저, 규모별로 보면 1MW 이하 중·소형 태양광 설비가 전체 설치량의 92.1%인 1.5GW를 차지함에 따라 2018년 83%에 비해서도 그 비중이 높아졌으며, 특히 100kW 초과 1MW 이하 태양광 설비의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7월 기준 46.2%를 기록했으며 2019년 7월 54.7%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지난해와 유사하게 전남이 0.3GW로 18.3%, 전북이 0.28GW로 17.0%, 충남이 0.23GW로 14.0%, 경북이 0.21GW로 12.7%, 경남이 0.13GW로 8.0% 등의 수치를 나타내며 태양광 보급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입지별로는 산지의 비중이 전년 대비 0.9%p 낮아진 29.5%를 차지하는 반면 농지는 6.4%p 높아진 33.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임야 REC 가중치 축소, 12월부터 시행된 허가가능 경사도 강화 및 일시사용허가제도 도입 등 정부의 산지 태양광 설치요건 강화대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태양광 시장 질적 개선 병행돼
국내 태양광 시장은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 개선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에는 효율이 18% 이상인 태양광 모듈의 시장(사업용) 점유율이 약 35%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그 비중이 80% 이상으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우리업계가 빠르게 태양광 모듈의 기술혁신을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우리업계가 KS인증을 받은 태양광 모듈 중 효율이 19% 이상인 제품의 비중은 212개 제품 중 41개로 약 19%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그 비중이 116개 제품 중 80개로 약 69%로 급상승 했다.
이어 이러한 양적확대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부작용 대응방안’ 등을 중심으로 향후 태양광이 보다 질서 있고 체계적으로 보급·확산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산업부는 밝혔다.
우선, 9월부터 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지자체, 한국에너지공단이 합동으로 동·식물관련시설에 대해 태양광 편법 운영 적발을 위한 현장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며, 점검과정에서 태양광 편법이용 사례가 적발될 경우, REC 발급을 중단하고 원상복구 명령 등 엄정한 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에너지공단 콜센터에서 그동안 접수된 약 80건의 피해관련 문의·상담결과를 중심으로 태양광 사기 여부를 판별하고, 사기의심 사례에 대해서는 추가자료 수집을 거쳐 1차로 8월내에 경찰청에 수사의뢰를 할 예정이다. 환경훼손, 안전소홀, 계통연계 지연 등 태양광과 관련한 다양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대응방안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협회 관계자는 “올해 태양광 보급목표의 조기달성은 국내 태양광 시장 규모의 확대와 관련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업계 전반에 걸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히고, “태양광 모듈의 고효율화 등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우리 업계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계속 지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REC 가격 및 소규모 태양광 사업 안정화 갖춰야
태양광 보급목표 조기달성 등 국내 태양광 보급 가속화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설비의 이용률 감소에 대한 의문 제기에 정부는 설비효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설비의 이용률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이용률은 설비의 규모와 발전 가능시간을 함께 고려해 산정한 ‘최대 발전 가능량’ 대비 ‘실제 발전량’의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각 설비별로 준공 및 가동 시점 등이 달라 발전 가능시간이 상이함을 감안할 때, 개별 설비별 발전 가능시간을 고려해 이용률을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각 설비의 준공시점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설비가 1년 내내 가동 가능한 것으로 가정할 경우, 실제보다 이용률이 낮게 계산되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부는 가동시점 등을 고려해 이용률을 산정한 RPS사업 실적 기준으로 보면, 실제 설비 이용률은 매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른 태양광 이용률은 2016년 14.9%, 2017년 16.0%, 2018년 15.3%이며, 풍력 이용률은 2016년 19.4%, 2017년 22.1%, 2018년 22.3%로 나타났다.
REC 가격하락, 계통 안정화, 100kW급 소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성 등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본지 취재에 응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 보급 수치가 잘 나오고 있지만 곤두박질치고 있는 REC 가격 하락으로 태양광발전 사업이 매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100kW 소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은 수익성 계산 시 3%도 안나오는, 사업 시도 자체가 어려운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로써 단가를 절감할 수 있는 대규모 사업에 편중돼 대형 프로젝트 및 대기업만 살아남고 소규모 태양광 및 중소기업은 앞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보급 목표가 조기에 달성되는 부분은 반가운 일이지만 자칫 오버페이스라는 색안경으로 하반기 사업 및 내년도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숫자에만 과하게 집중하기보다는 에너지전환과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신산업 선도 등의 큰 줄기에 부합하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