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4족 보행 로봇 ‘라이보’가 세계 최초로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이 새롭게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 2’가 17일 오전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24 상주곶감마라톤대회에 참가해 4시간 19분 52초의 기록으로 풀코스(42.195㎞) 완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구팀은 1회 충전으로 43㎞ 연속 보행이 가능한 로봇을 개발하고 교내 대운동장에서 저장된 GPS 경로를 따라 보행하는 방식으로 4시간 40분에 걸쳐 완주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상주곶감마라톤은 14km 지점과 28km 지점에 고도 50m 수준의 언덕이 2회 반복되는 코스로,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도 완주하기에는 어려운 코스로 알려져 있다. 특히 보행 로봇에게는 예상치 못한 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고난도의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마라톤 코스는 몸통 앞과 꼬리에 달린 2대의 카메라가 주변 지형 지물을 감지했고, 주변에서 같이 달린 연구원이 무선 장치로 명령을 내려 방향 전환을 지시했다.
연구팀은 황보 교수가 자체 개발한 ‘라이심’ 가상 환경에서 경사, 계단, 빙판길 등 다양한 환경을 구축해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하도록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학습시켰다. 특히 힘 투명성이 높은 관절 메커니즘을 통해 내리막길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높은 효율로 충전할 수 있도록 해 급격한 언덕을 오르는 데 사용한 에너지를 일부 흡수할 수 있었다.
라이보2는 지난 9월 ‘금산 인삼축제 마라톤 대회’에서 첫 도전에 나섰지만 37km 지점에서 배터리 방전으로 완주에 실패했다. 실험실 예상보다 10km 일찍 배터리가 소진된 것이다. 이후 연구팀은 내부 구조를 개선해 배터리 용량을 33% 늘리는 등 기술적 보완에 주력했다. 개선된 라이보2는 평지에서 직선으로 달릴 경우 최장 67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라이보2 관련 논문의 공동 제1저자인 이충인 KAIST 박사는 “마라톤 프로젝트를 통해 도심 환경에서 라이보2가 안정적으로 배달, 순찰 등의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보행 성능을 갖추었음을 보였다”며 “후속 연구로는 라이보의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하면서 산악, 재난환경에서도 세계 최고 보행 성능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 육성센터와 라이온 로보틱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