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다양한 산업 분야와 연결되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 또한 농업과 재생에너지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과 병행해 전기를 생산하는 영농형 태양광은 농가 소득 향상과 고령화되고 있는 농업인구 문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부지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영농형 태양광의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지원과 정책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지난 6월 20일, 국회에서는 농민주도의 영농형 태양광 사업에 방향성을 둔 ‘영농형 태양광법’이 발의됐다.
본지는 ‘영농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영농형 태양광법)’을 대표발의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소속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을 만나 법안의 핵심과 기대점, 기후위기에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입법 활동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임미애 의원은 “농업인 가구 평균 농업소득은 1,000만원 안팎에 불과하고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보급률은 OECD 최하위”라며, “이번 제정안을 통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RE100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태양광발전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농가 수익 증대가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져 지역 경제 전반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대표발의한 ‘영농형 태양광법’의 핵심내용은?
이번 법안의 핵심은 체계적으로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을 구축하고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농가소득을 높이고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에 농업을 지속하면서 상부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해 농업과 발전을 병행하는 형태다. 주요 내용으로는 지역에 거주하며 농사를 짓는 농업인이 직접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려는 경우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으로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받으면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 허가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정부가 우선구매를 하도록 했고, 영농형 태양광을 통한 발전사업에 컨설팅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내용을 담았다.
영농형 태양광법을 대표발의하게 된 배경은?
영농형 태양광법 제정안은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의 제안으로 시작한 ‘입법 이어달리기’ 캠페인 차원에서 발의했다. 21대 국회의 김승남 의원님이 발의했지만 당시에 통과되지 못하고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그럼에도 사회적 의미와 가치가 있는 법안이라 22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영농형 태양광은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나는 농가소득을 높이는 효과, 다른 하나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는 효과다.
농업인 가구 평균 농업소득은 2003년 조사기준이 확립된 이후 현재까지 1,0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지난해 역시 1,114만원에 불과했다. 농업만으로는 정상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농업소득 이외의 농가소득, 즉 농외소득을 올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한편, 그간 농촌 지역에 들어와 있는 태양광 발전사업이 외부자본에 의한 발전사업 형태가 대부분이어서, 그로 인한 수익이 지역민들에게 공유되지도 않고 오히려 산지나 농지의 훼손을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한계를 극복할 수도 있다.
국가적으로는 재생에너지의 충분한 생산이 필요한 시대다. 기후위기의 절박함도 있지만 세계무역질서가 탄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 농촌이 가진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의 잠재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률은 OECD 최하위다. 이번 제정안을 통해 농가소득 향상과 RE100 기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를 통해 농업 경쟁력 강화 등 기대할 수 있는 바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농가소득 증대와 농업 경쟁력 강화다. 농지에서 농업을 지속하면서 태양광발전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영농형 태양광의 기본 콘셉트다. 농업 생산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농가소득도 높이는, 농가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다음으로는 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와 환경 보호 효과다. 농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은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국가의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태양광 에너지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 에너지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환경 보호에도 큰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다.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농가 수익 증대가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져 지역 경제 전반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태양광에 대한 농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를 보호하고 농업인들에게 발전수익을 되돌려 주는 것이지, 무분별하게 농촌을 파괴시키는 비농업인과 태양광업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 초기 설치 비용에 대한 보조금, 또는 저리 대출 지원을 통해 농민들이 태양광 설비를 부담 없이 설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 사회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필수다.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가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을 목적으로 주민참여조합을 결성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고 지역 사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농형 태양광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
우선 농업인들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 영농형 태양광은 기존의 농촌형 태양광과는 엄연히 다르다. 작물이 자라던 자리를 태양광발전 설비가 대신해 농지가 줄어들었던 문제를 개선하고 태양광 발전과 작물 재배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발의된 영농형 태양광법 제정안에는 비농업인과 태양광업자의 사업추진은 강력히 제한하고 임차농업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까지 들어있다. 영농형 태양광은 지역 거주 농민을 보호하는 산업이라고 보면 된다.
아울러 과도한 이격거리 설정으로 영농형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공간이 부족해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격거리에 대한 규정을 두면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외부자본으로 들어온 태양광발전사업자다. 그들은 이격거리를 계산해 대규모의 용지를 구입해서 들어올 수 있지만, 실제 거주민들이나 농민들은 주거지에서 이격거리를 제하고 나면 실제 설치할 수 있는 곳이 없다. 태양광 설비를 하려면 따로 부지를 구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이렇게 해서는 농민들에게 득이 되는 재생에너지 생산이 불가능하다.
현재 130개 지자체에서 이격거리를 규제하고 있는데 지역 특성에 따라 기준이 제각각이다. 도로와 주거지로부터 수백 미터에서 최대 1km까지 과도하게 설정돼 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입지에 대한 이격거리는 원칙적으로 설정을 허용하지 않되, 예외적으로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이격거리 제한을 통일적으로 규정하는 법률안을 준비하고 있다.
공익직불금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영농형 태양광 설치를 하려면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경우 농지법에 따라 직불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영농형 태양광은 실제 농지에 농사를 지으면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불금 지급 대상이 되는 것이 맞다. 이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글로벌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기후변화 대응, 경제적 이익 창출, 에너지 자립도 향상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고 본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태양광 에너지는 대표적인 청정에너지로 화석연료를 대체해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정의로운 전환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도 있다. 특히 설치와 유지보수 등의 분야에서 많은 일자리가 생기면 기존 산업에서 전환하는 노동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수입에 의존하는 화석연료 대신 자국에서 생산 가능한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길 기대한다.
기후행동의원모임 등 국회 내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이와 관련해 의원님의 활동 계획은?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 의원모임 ‘비상’ 15명의 참여 회원 중 유일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농어민의 비상 상황을 강조하고 농수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개발 등의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기후가 바뀌면 농작물 재배 지도가 바뀌어야 한다. 예전에는 사과의 주산지는 대구라고 했다. 지금은 사과재배가 강원도로 올라가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적정 농작물 재배 지도가 새롭게 그려져야 하고 상습적인 자연재해 지역은 작목의 전환이나 농지 용도의 변경 등을 고려해야 한다.
기후의 변화에 대응해 정책에서도 적극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농어민은 기후위기를 가장 가까이서 겪는다. 농민은 기온 상승으로 인해 발생한 병해충과 풍수해로 농작물 피해를 입고 있고, 어민은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증가한 적조, 해파리 등 유해생물로 어업 손실이 극심한 실정이다. 이상기후에 취약한 농어민을 지원할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이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향후 의정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농사짓는 사람이 농사지어 먹고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살고 있는 곳에서 여생을 마칠 수 있길 바란다. 다시 말해 농촌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길 바라는 것이 꿈이자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