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자율가격제’ 도입 협의중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5.3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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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시장환경 최악에 가맹점주들이 가격 직접 정하고 싶어해”
bhc는 가맹점주가 치킨 가격을 정하는 '자율가격제'를 6월부터 도입한다. 지난 28일 서울의 한 bhc 매장 앞 모습./사진=연합뉴스
bhc는 가맹점주가 치킨 가격을 정하는 '자율가격제'를 6월부터 도입한다. 지난 28일 서울의 한 bhc 매장 앞 모습./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자율가격제’ 도입을 공식화 한 bhc에 대해 동종 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법에 따라 기존 유지되던 프랜차이즈 업계의 자율적 가격 책정 정책을 무슨 이유로 공식화했냐는 것이다.

아울러 향후 자율가격제가 본격 시행되면 같은 브랜드 치킨이라도 어느 매장에서 구매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달라질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줄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30일 외식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6월부터 가맹사업자 중 처음으로 전국 매장에서 자율가격제를 도입하는 것을 공식화 했다.

이에 따라 bhc 가맹점주들은 내달부터 치킨 가격을 직접 정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본사가 권장소비자가를 제시하면 가맹점주들이 이를 따르는 형태였지만 앞으로는 지역별 상황, 가맹점주의 의지에 따라 가격 차가 발생할 여지가 많아진 셈이다.

bhc 관계자는 “최근 bhc가맹점주협의회와의 협상을 통해 6월 초부터 자율가격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맞다”며 “외식 시장 상황이 최악인 상황에서 매장에 맞게 유연하게 운영하고 싶어하는 가맹점주들의 요구가 계속 있어 왔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bhc 측은 자사가 자율가격제를 최초로 도입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자율가격제가 갑자기 툭 튀어나온 한 제도가 아니다. 기존에도 매장 입지 조건 등에 따라 점주들이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가맹사업법상 본사는 가맹점주에게 상품 가격을 강제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자율가격제의 경우 생소한 제도는 아니다. 특수 상권이나 임대료가 비싼 지역의 일부 매장의 경우 가맹본부 권장가보다 1000~2000원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한 곳도 있었기 때문이다.

 

◆ “자율가격제 가장 큰 수혜 받는 곳 가맹본사 될 것”

하지만 이같은 bhc의 해명과 달리 자율가격제 도입을 바라보는 뭇 외식 업계의 반응 사이에는 온도 차가 크다.

외식 업계 일각에서는 bhc가 가맹점주들과 자율가격제를 도입키로 합의를 마쳤고 이를 공식화 한 상황으로, 당연한 듯 지켜져 왔던 기존 자율가격제와 “결이 다르다”는 반응이다.

특히 치킨 경쟁 업체들은 현행법에 따라 원래부터 지속돼 오던 자율가격제를 마치 bhc만 하는 것처럼 공식화 한 것이 의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자율가격제를 공식화 한 이후 이를 통해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곳은 bhc 가맹본사가 될 것”이라며 “가격 결정 책임을 점주에게 넘겨 가맹본사는 가격에 대한 여론의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간 논란이 된 프랜차이즈 업계의 이중가격제 문제에서도 한 발 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중가격제는 점주들이 배달수수료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제도다.

이미 일부 외식 브랜드와 치킨 프랜차이즈에서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며 이러한 흐름은 최근 업계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한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자율가격제의 공식화는 이중가격제가 프랜차이즈 업계의 당연한 ‘기본값’으로 자리잡도록 부추기는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치킨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의 다양성을 배제한 자율가격제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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